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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가성비' 말고 '가용비'?…먹거리 선택의 새로운 기준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함께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같은 값이면 조금 더 싼 걸로 최대한 싼 걸로 사보자고 해서 '가성비'라는 말은 굉장히 많이 쓰는데, 요새 '가용비'라는 말을 또 쓴다면서요?

<기자>

네, 이 말도 이제 들어보신 분들 많을 것 같아요. 가격 대비 용량의 줄임말인데요, 한마디로 가격에 비해서 용량이 많은 제품의 줄임말입니다.

요새 특히 취준생 같은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 사이에서 먹거리 트렌드의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이거 꽤 유명한 과자인데요, 그 과자의 대용량 포장입니다. 1.5kg에 9천500원, 10g에 63원꼴이고요. 이거 2.5kg짜리도 있는데 1만 2천 원 정도에 팝니다. 이렇게 되면 10g에 49원까지 내려갑니다.

그야말로 양으로 떼다 파는 느낌이랄까, 자루 안에 뭉텅이로 들어 있죠. 보통 우리가 흔히 보는 봉지 과자가 5, 60g짜리가 많거든요.

이런 과자들은 온라인이나 할인점에서 산다 해도 1천 원 초반대가 많은데, 계산해 보면 정말 중량으로만 따졌을 때는 이런 과자들의 3분의 1, 4분의 1 수준 가격인 겁니다.

그리고 군대 다녀오신 분들한테도 익숙한 과자인데요, 이건 원래 좀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이것도 요새 4kg짜리 대용량에 9천900원, 이런 수준의 가격과 양으로 요즘 온라인몰 같은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앵커>

4kg을 사서 언제 다 먹나 싶은데, 이런 제품들을 부르는 인터넷에서 민망한 표현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게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양으로 승부한다 그래서 이런 대용량 간식을 약간 자조적인 표현으로 젊은 소비자들이 이른바 '인간 사료'라고 별명을 붙여서 소비하고 있기도 합니다.

좀 어마어마한 양을 먼저 많이 보여드렸고요. 아무튼, 요즘 식품업계에서는 양을 늘리면 확실히 소비자가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 라면 제조업체에서 지난해에 기존 주력제품이랑 가격은 똑같은데 중량만 20% 늘린 제품을 1천만 개 한정으로 내놨었습니다.

이게 50일 만에 다 팔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추가용량제품을 올해 정식으로 다시 내놨습니다. 또 재밌는 게, 과자를 사는 건지 질소를 사는 건지 모르겠다고 해서 지탄을 받았던, 봉지 과자류 몇 제품 몇 개 있잖아요.

원래 이런 제품들은 봉지 안의 빈 공간이 35%를 넘으면 안 되는 게 정부가 정한 기준인데, 이걸 간당간당하게 지키거나 살짝 안 지키거나 해서 비난을 받았었죠.

그런 제품 중에 한 제품이 질소 공간을 25%까지 낮췄더니 바로 매출이 20%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경기가 계속 뚜렷하게 좋아지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소비심리도 지지부진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아무래도 가용비가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에 말씀하신 질소는 더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얘기 하나 해보죠. 혼밥, 혼술 이런 얘기 많이 들으셨을 텐데, 혼행, 여행을 혼자 가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한 온라인몰이 올해 초에 혼자 여행을 가는 사람들의 성향을 알아봤거든요. 해외로 가는 자유여행 항공권을 구입한 분들을 분석해 봤더니, 절반이 혼행족이었습니다.

여행 기간도 길어요. 평균 한 번 나가면 6일을 있습니다. 반면에 2명 이상 가는 여행객들은 평균 4.2일, 그러니까 혼자 가면 이틀 정도를 더 오래 머문다는 거죠.

또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휴양지 같은 곳을 좋아하는 반면에, 혼행족들은 주로 대도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1인 여행객은) 상대적으로 더 자기 만족적인 소비, 엔터테인먼트적인 소비에 강한 욕망을 갖는 것으로 조사돼 있습니다. 여행은 기간이 객단가(1인당 소비액)이기 때문에 한 번의 여행에 더 지출하는 비용이 많은 건 확실하죠.]

아무래도 자녀가 있어서 고정비용을 지출한다든지 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보다 현재를 즐기는 소비에 아무래도 조금은 덜 아껴도 되고, 자기 일정만 조정하면 되니까 조금 더 긴 여행도 감행할 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국내 한 증권사에서 연구해 보니, 외국의 경우에도 1인 가구가 증가할수록 혼행족이 늘어나는 건 물론이고, 가구 지출에서 여행에 쓰는 지출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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