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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리듬체조 유망주 김채운 '포스트 손연재'를 꿈꾼다!

당차고 담대한 16세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의 은퇴로 관심이 많이 줄었지만, 리듬체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 시즌 리듬체조 월드컵도 한창 진행 중입니다. 지난달 7일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을 시작으로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바쿠(아제르바이잔), 소피아(불가리아)까지 지금까지 4차례 월드컵이 열렸습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리듬체조의 세대교체가 전면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리우 올림픽에서 1위부터 5위까지 '톱5'를 형성했던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 손연재,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가 모두 현역 은퇴를 선언했거나 은퇴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이들이 떠난 올 시즌 월드컵 시상대를 새로운 얼굴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문과 쿠드랍체바의 그늘에 가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솔다토바와 디나 아베리나-아리나 아베리나 쌍둥이 자매가 올 시즌 현재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손연재가 떠난 우리나라는 오는 8월 민스크(벨라루스), 카잔(러시아) 월드컵에 대표 선수를 파견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오는 6월 3일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지난 3월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이미 4명의 대표 선수들을 선발한 상태인데, 6월에 다시 선발전을 치러 월드컵과 오는 9월 세계선수권에 나설 얼굴들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리듬체조 유망주 김채운 선수
'제2의 손연재'로 주목받는 김채운 선수
현재 손연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는 김채운(세종고 2학년)입니다. 김채운은 시니어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 3월 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포스트 손연재'로 주목받았습니다. 김채운은 중학생이던 주니어 시절부터 국내 대회를 석권했던 유망주였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8월부터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손연재를 지도했던 옐레나 니표도바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급성장했습니다.

월드컵보다 급이 낮은 대회이기는 하지만 지난달 22~23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렸던 '리탐컵 국제 대회'에 출전해 개인종합 2위, 곤봉 1위, 볼-리본 2위를 차지하며 국제무대에서도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 훈련 중인 김채운은 6월 3일 국가대표 선발전에 맞춰 귀국할 예정입니다.

김채운은 현재 후프-볼-곤봉-리본에서 14~15점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세계 톱클래스의 기준인 18점대와는 아직 격차가 큽니다. 하지만 국내 리듬체조계는 2001년생 16살로 이제 막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채운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리듬체조인들은 김채운의 장점으로 심판들에게 어필하는 풍부한 표현력과 표정 연기, 그리고 여간해서는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과 강한 멘탈, 다부진 성격을 꼽고 있습니다. 평발이라는 운동선수로서의 약점을 딛고 그만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력형인 데다 성실한 훈련 태도와 즐기면서 운동하는 자세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김지희 세종고 코치는 "김채운이 정신력이 대단하고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했습니다. 리듬체조 선수들은 체중과 끊임없는 싸움을 펼쳐야 하는데 김채운 같은 경우 몸무게를 43~44kg으로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훈련 일지를 매일 꼬박꼬박 작성하면서 훈련의 매 순간을 허투루 넘기지 않는 자세를 기특해했습니다. 니표도바 코치도 "김채운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훈련을 멈추지 않는 등 매우 끈기 있는 선수"라고 평했다고 김지희 코치는 전했습니다. 

리듬체조인들은 신체 난도와 기술 면에서는 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많은데 무엇보다 턴 동작을보다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은 발바닥을 이용해서 도는데, 발끝으로 꼿꼿이 서서 돌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3월 선발전이 끝난 뒤 김채운을 인터뷰했는데, 선수 본인도 턴을 할 때 발을 더 깨끗하게 올리고 난도를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지희 코치는 러시아에서 발레 훈련을 집중적으로 해서 이 부분을 많이 보완했고, 지난달 세르비아 리탐컵 대회에서 한층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대표선발전 직후 인터뷰하는 김채운 선수
지난 3월 김채운을 인터뷰하면서 받은 첫 인상은 매우 다부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가 방송과 첫 인터뷰였다는 데도 전혀 떨지 않고 자신 있게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각오를 밝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러시아 전지훈련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니까 배울 점이 많아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선수로서 목표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손)연재 언니보다도 더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습니다.

김채운은 선발전이 끝나고 열린 손연재의 은퇴식에서 선수 대표로 송사를 낭독했습니다. 우리나라 리듬체조를 아름답게 빛냈던 손연재 선배님의 활약에 감사하며 그 뒤를 자랑스럽게 이을 수 있도록 후배들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손연재 선배님을 기억하며 각자의 향기와 각기의 색깔로 피어나는 한국 리듬체조의 희망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손연재 은퇴식 때 송사 낭독한 김채운 (사진=연합뉴스)
이 송사 내용처럼 김채운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활짝 피어나는 꽃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김채운은 다음 달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과 7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월드게임에 출전해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고 치열한 경쟁에 돌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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