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가안전처가 무더위 때 일사병 주의 문자를 보내고, 외교부가 외국 출국 시 영사업무 안내 문자를 보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동안 일본에서는 지진이나 해일 때 피해우려 지역 주민들에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 건물 밖에 있을 경우 : 가능한 한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상점가 등으로 피난합니다.
● 건물이 없을 경우 : 그늘진 곳으로 몸을 숨기고, 지면에 엎드려 머리 부분을 보호합니다.
● 건물 안에 있을 경우 : 창문에서 떨어져서 창문이 없는 방으로 이동합니다.
미사일이 '가까운' 지역에 떨어졌을 때도 있습니다.
● 건물 밖에 있을 경우 : 입과 코를 손수건으로 막고, 낙하지점에서 즉시 떨어져 밀폐성이 높은 건물 안 또는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피난합니다.
● 건물 안에 있을 경우 : 창문에서 떨어져서 창문이 없는 방으로 이동합니다. 종이 등으로 창틈을 막아 실내를 밀폐합니다.
안내문 내용은 일본 정부가 지난달 21일 작성한 겁니다. 2008년 국민안전법(무력공격사태 등에 있어 국민보호를 위한 조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될 당시 만든 미사일 대응 메뉴얼을 보충했습니다.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일본 내 진보매체들은 '한국이 조용한데, 일본 정부가 너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베 총리가 한반도 위기설을 자위대의 임무 확대, 헌법 개정 등에 이용하려고 한다는 비난도 한국 언론만이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유튜브 영상 사진들을 보시죠.
이런 위협은 일반 시민들에게 먹혀 들어갑니다. 국내 기사에도 나온 것처럼 일본 건설사 '어스 쉬프트'의 지하 방공시설 '소토지카'가 인기라고 합니다.(약간의 홍보성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만…) 소토지카는 우리 말로 '꽤 지하에….' 정도가 되겠네요. 설치비는 중형 기준 우리돈 3천만 원 정도입니다.
우리 정부와 언론들은 북한의 핵실험 경과를 표로 소개하고, 북한 미사일의 시험 방법과 성능들을 설명합니다. 한미일의 대북 압박 등 국제정치 이야기도 빼놓지 않죠. 그런데, 일반 시민들의 안전 이야기는 없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우리나라에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장사정포가 서울을 타격할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예전부터 있던 위협에 우리까지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정부의 대응은 호들갑과 준비대응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 성격이 다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우리 언론들은 그동안 일본의 호들갑을 비난해왔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들을 수 있는 타당한 지적입니다.
그런데, 일본 초등학교 안내문을 읽다 보니 '우리가 또 다른 측면은 너무 무시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호들갑도 (일어날 가능성이 낮았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인들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닙니다. 늘 만일의 재해 사태에 대비해온 일본인들이니까요.
그렇다고 갑자기 민방위 훈련을 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제정치 이야기만 하지 말고, 우리 국민들 안전 이야기를 해보자는 겁니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과 국민안전을 담당하는 분들이라면 국민 한 명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런 움직임이 오히려 한반도 위기설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냉철한 대응 속에서도 더욱 깊이 생각하고, 준비할 부분이 많지 않을까요? 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