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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고령 노동사회 ② - 노는 청년 늙은 일꾼

[취재파일] 고령 노동사회 ② - 노는 청년 늙은 일꾼
나이 든 사람은 일하고 젊은이들은 논다. 지금의 한국 노동시장을 한마디로 분석하면 그렇다.

현대 경제연구원이 최근 보고서 한편을 내놓았다. <산업일꾼들이 늙어간다.>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가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먼저 취업자 평균연령의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2013년에 취업자 평균 연령이 처음 40세를 넘어 2015년에는 41.1세까지 올라갔다.
고령 노동사회 ② - 노는 청년 늙은 일꾼 표1
특히 전체 고용자 중에서 60세 이상의 취업자 비중 증가 속도가 2000년 3.0%에서 2015년 6.5%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반해 29세 이하의 취업자는 2000년 31.6%에서 2015년 18.0%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30대의 취업자 수의 비중도 2015년에는 처음으로 30% 이하로 줄어들었다.
고령 노동사회 ② - 노는 청년 늙은 일꾼 표2
특히 고령 노동자들 가운데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가 눈에 띈다. 여성 취업자들의 평균연령이 2010년 36.1세에서 39.5세로 3.5세나 늘어났다. 남자의 취업자 평균 연령 41.9세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50대와 60대 이상 여성들이 취업전선에 뛰어 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남편들의 퇴직과 실직 등으로 인한 소득부진으로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이다. 이들이 주로 진입한 업종은 간병인등 요양보호, 마트직원 등 주로 생산성이 낮은 저임금 일자리들이다. 먹고 살기 어려운 대한민국 고령층의 현실은 이제 남자 여자를 가리지 않고 일로 내몬다.
고령 노동사회 ② - 노는 청년 늙은 일꾼 표3
이런 추세를 반영하며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가 20대 취업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통계청은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가 전년 대비 22만 3천 명이 증가한 388만 4천 명인 반면에 20대 취업자는 5만 3천 명이 늘어 374만 6천 명이라고 밝혔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20대를 넘어선 것은 1963년 일자리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고령층은 퇴직 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질 낮은 일자리를 전전하며 낮은 임금을 감수하고서라도 계속 일하려 한다. 

최근 경제가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며 일자리 사정이 좋아져 취업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이나 금융, 통신 분야의 고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들의 취업 사정은 최악이다. 29세 이하 청년층 실업률은 무려 11.2%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라간 것으로 2000년 들어와서 역대 최고다.

청년층들에게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시급한 문제다.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도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이 청년 살리기에 있다면 차제에 청년과 고령층을 모두 한자리에 놓고 일자리를 어떻게 국가적으로 재구성하고 분배할 것인가를 총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대 김태유 교수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이제 일자리는 세대 간 분업이 필수적이다. 젊은 층은 창의성과 유동지능과 관련된 과학 첨단기술 등의 분야에, 고령층은 경험과 결정지능이 필요한 행정, 관리 그리고 서비스 계통 분야 등으로 일자리를 나누자." 고 밝혔다.

청년 노인 가릴 것 없이 일하면서 동시에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큰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이것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사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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