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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새로운 '승부차기 규칙' 첫 적용…흥미롭네!

주영민 기자 naga@sbs.co.kr

작성 2017.05.12 14:55 수정 2017.05.12 18:32 조회 재생수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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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새로운 승부차기 규칙 첫 적용…흥미롭네!
축구의 규정을 결정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지난 3월 '승부차기 규칙' 변경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동전 던지기로 정하는 '승부차기 순서'가 승패에 영향을 준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겁니다. 조사에 따르면 "먼저 차는 팀의 승률은 60%에 달하고, 나중에 차는 팀의 심리적 압박이 더 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승부차기의 불공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승부차기 순서'를 바꿨습니다. 종전에는 A, B 두 팀이 번갈아 차는 ABAB 방식이었다면, 바뀐 규칙에서는 ABBA 방식입니다. 동전던지기로 순서를 정한 뒤 먼저 A팀 키커 한 명이 찬 뒤 B팀 키커 2명, 그리고 다시 A팀 2명이 찹니다. 이런 식으로 두 팀 키커 5명씩 차고 난 뒤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그 이후에는 종전대로 한 명씩 나와 서든 데스로 승부차기를 하는 겁니다.
[취재파일] 새로운 승부차기 규칙 첫 적용…흥미롭네!이 방식이 '17세 이하 UEFA 여자축구 선수권'에서 처음으로 실전에 적용됐습니다.  지난 11일 펼쳐진 독일과 노르웨이의 준결승에서 두 팀은 1대 1로 무승부를 기록한 뒤 새로운 규칙에 따라 승부차기에 돌입했는데, 드라마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동전던지기로 선축의 기회를 잡은 팀은 독일이었는데, 결과부터 얘기하면 독일이 1,2,3번 키커가 연이어 실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승부차기에서는 먼저 차는 팀이 유리하다는 종전의 통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까요? 하지만 내용을 보면 조금 해석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취재파일] 새로운 승부차기 규칙 첫 적용…흥미롭네!ABBA규칙에 따라 독일은 A, 노르웨이는 B가 됩니다. 독일의 1번 키커가 실패한 뒤 노르웨이는 두 명의 키커가 나와 한 골을 넣으며 앞서 갔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2, 3번 키커가 연이어 실축한 뒤 노르웨이의 3번 키커가 또 골을 성공했습니다. 나란히 두 명의 키커를 남긴 상황에서 2대 0으로 앞선 노르웨이는 한 골만 더 넣으면 승리를 거둘 수 있었고, ABBAAB까지 왔으니 4번째 키커는 독일보다 먼저 찰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 4번 키커는 실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연이어 나선 독일의 4, 5번 키커가 연속으로 골망을 흔들며 2대2 동점을 만든 뒤 엄청난 부담감 속에 등장한 노르웨이 5번 키커가 결국 실패하면서 이후 한 명씩 번갈아 차는 '서든데스'에 돌입하게 됩니다. ABBAABBAAB까지 왔으니 '서든데스'는 B팀인 노르웨이의 6번 키커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 6번 키커는 또 실축을 했고, 그 다음에 나선 독일의 6번째 키커가 골망을 흔들면서 결국 독일이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취재파일] 새로운 승부차기 규칙 첫 적용…흥미롭네!이번에 적용된 새로운 승부차기 규정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1번(AB) 2번(BA) 3번(AB) 선축이 계속 바뀌면서 부담을 나눠 갖게 되면서 반전이 이어지는 데다 5번 키커까지 무승부가 된 뒤 서든데스로 돌입하면 처음 코인던지기의 역순으로 B팀 키커부터 나서게 돼 묘미를 더했습니다. 선축으로 시작한 독일이 결국 이기기는 했지만, 이는 60% 승률을 보였던 종전의 통계로는 설명할 수 없는 흥미로운 과정을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