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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DJ 인사원칙 입현무방, 두고두고 기억해야"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5월 11일(목)
■ 대담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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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인사 우선 참신,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
-조국 민정수석 상당히 정치적이지만 큰 변화 예상돼
-朴정부 실패, 권력 지향적 사람들로 인사했기 때문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정치인 장관은 공적 경향 커
-DJ의 인사원칙은 '입현무방'.. 친소 귀천 지방 가리지 말아야
 
 
▷ 박진호/사회자:
 
화합인사, 또 탕평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청와대의 인선, 또 내각 운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미 화제가 된 인선들이 꽤 나왔는데요. 사실 국내 정치학자 분들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구하는 이른바 탕평인사가 가장 잘 구현됐던 시절로 김대중 정부 초기를 꼽고 있습니다. 당시 중앙인사위원장을 하셨던 분이죠.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가 연결돼 있습니다. 김광웅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네.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새 정부 출범하고 나서 인사 관련 뉴스를 계속 접하실 텐데. 대체적으로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 인사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지금 더 자세하게 나와야 되겠지만. 우선 참신합니다. 이미지 메이킹에서 성공한 것 같은데요. 미국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고요. 대통령이 직접 총리를 소개하는 이런 식이 미국에서 하는 관행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미지가 새롭다는 것은 아니고요. 하여튼 행동하는 양식들, 이런 것이 권위주의적이 아니어서 정부에 대한 인상은 나쁘지 않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지금은 인사혁신처라는 게 있는데. 당시에 김 교수께서 계셨던 곳이 중앙인사위원회였어요. 조직이 좀 어떻게 달라진 겁니까?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그 때는 청와대에 인사수석실이 없었어요. 그리고 민정에 공직기강비서관이 있었고요. 그래서 정무직을 빼놓고는 일반직 고위공무원들이 중앙인사위원회에서 모든 것을 거르고 그랬는데. 간혹 개인적인 자격으로, 개인이라기보다는 위원장 자격으로 장관과 차관 인사 회의에는 제가 참석하곤 했습니다. 그랬는데 이게 이명박 정부 때는 완전히 없어졌고요. 그리고 다시 인사혁신처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했는데. 이게 청와대 인사수석이 있고 인사혁신처 부서가 있으면. 지금 이 정부에서 강조하는 정책 아젠다라는 틀에서는 좀 벗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인사수석이 있고 밑에 혁신처가 그대로 있으면. 부처끼리 중복되는 인사를 하게 되거든요. 인사 행정을. 그래서 저는 청와대 인사수석은 인사정책을 관장할 수 있어야 되는데. 정책 아젠다 중심으로 정부가 가겠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아마 그렇게 인사정책을 수립할 능력이랄까. 그런 바탕은 안 돼 있을 거예요. 잘 조정이 되어야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교수님 말씀은 인사 정책을 손보고 세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인사수석이 할 일이라고 보시는 거죠?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그렇습니다. 그런데 아시듯이 이게 정무 소속이거든요. 청와대를 크게 정무와 정책으로 나누었는데. 인적자원을 활용한다는 것은 물론 상당히 정무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정책적인 것도 무시하면 안 되거든요. 그런 뜻으로 말씀드립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좀 돌아보면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설 때는 사실 오랜 권위주의 정부를 겪고 나서 우리 정부 관료 조직이 상당히 경직화된 시점에서 맞는 정부 개편이었습니다. 지금도 보면 보수 정권 10년 만에 또 정권의 성격이 바뀌는 셈이어서. 지금의 청와대도 김대중 정부 출범 당시와 비슷한 고민을 할 것 같은데요.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노무현 정부 때도 중앙인사위원회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명박 정부 때 없애더니 그래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혁신처를 만들었는데요. 김대중 정부 때 주변환경은 무엇인가 하면 IMF 때문에 정부의 많은 모든 것을 줄여야 할 상황에서 정부 개혁을 하고 인사 개혁을 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그리고 그 때부터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만이 아니라 경험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모아서 분석하고 제시하고 하면서 인사의 공정성을 강조해서 어느 정도 그것을 국민들에게 수용되는 상황이었는데. 인사라는 것이 누구나 다 인정을 하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잘해도 불 만하는 게 생기기 마련이고요. 평이 또 다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능력 있는 사람도 나쁜 평을 받는 게 예사고요. 인사를 잘했다는 말을 듣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그래도 이번 정부 보니까 몇몇을 앞으로 걱정이 되는 게 아무래도 있습니다. 무언가 하면 공직이라고 하는 것은 비판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주장도 있고 그렇지만 정부는 중재 역할을 하는 기관인데. 근본주의자 같은 독선이 만약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것은 인사는 실패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생각을 같이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지만 생각이야 다 틀린 것이니까. 상대를 인정하고 남이 틀렸다고만 하지 말고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직을 맡아서 해야 되는 것이 인사의 가장 중요한. 특히 고위직들은요. 그런 말씀을 제가 드리고 싶군요.
 
▷ 박진호/사회자:
 
비슷한 맥락에서 여쭤보면. 일단 조국 서울대 교수의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이 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보면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사실 개혁성과 민주주의 정부의 성격도 중요하지만. 그런 상징성보다도 사실 업무추진력이나 효율성에서는 해당 분야, 검찰 출신이라든지 군인 출신, 국방부라면요. 이런 내부인사를 쓰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런 의견도 꾸준히 나왔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내부와 외부가 어우러져야 되는 거죠. 물론 전문성에서는 바깥사람들의 것이 훨씬 낫고. 그 다음에 행정처리능력과 조직관리능력은 내부사람들이 나은 데. 이게 너무 내부사람들로 고착화돼서 관료주의가 팽배해지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수용될 수 없고요. 바깥사람이 들어가서 거기에 잘 적응을 해야 되는데 또 쉽지가 않습니다. 관료조직이라는 게 폐쇄조직이기 때문에 웬만한 전문성 가지고는 안 되거든요. 그런데 저는 옛날부터 왜 인사를 민정수석실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이 해야 되는가 하는 늘 의문을 가지고 있었고요. 또 인사를 왜 검사들이 해야 되는지. 검사는 인적자원의 깊이와 폭을 그렇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늘 하는 일 때문에 그렇죠. 상호 의심부터 하고. 그래서 늘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조국 교수가 맡으니까 큰 변화는 예상이 되는데요. 중요한 것은 민정수석이라는 인사만이 아니라 정보를 관리하는 곳이거든요. 정보 관리라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정보 관리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아시죠. 상당히 정치적인 것이기도 하고 그리고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앞으로는 네트워킹도 잘하고 AI 같은 것을 활용하면서 관리하면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외교통일 분야만 따로 떼어서 여쭤볼게요.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조금 전에 물어보셨던 대로 특정 국방부나 법무부, 지난 정부가 잘못된 것 중 하나는 권력지향적인 사람들로 포진이 됐거든요. 군검. 권력지향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 분들에게 정말 관리를 맡겨놓으니까 정말 이해를 못할 상황이 벌어지지 않습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이 열려있어야 하고. 그런데 완전히 지배적이고 관료적이고 말이죠. 위아래가 분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실패한 건데. 큰 교육이 되겠죠.
 
▷ 박진호/사회자:
 
전반적으로 우리 정부 인선 구성을 보면 외교통일 분야, 특히 외교부 같은 경우에 외부인사가 장관이 됐을 때 큰 성과가 나오지 못한 적이 많았고. 또 내부인사가 됐을 경우에는 너무 혁신성이 없다는 평가가 양분돼왔던 것 같습니다. 외교통일 분야가 지금 동북아 정세로 볼 때 상당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그런데 저는 생각에 통일부 같은 것도요. 북한만 잘 알아서 세운 게 아니에요. 왜냐하면 통일 같은 것이 지금 동북아는 물론이고 아시아, 전세계적인 이슈니까. 또 관련 국가들도 많고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국제정치 전문가가 우선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통일에 관한 것도 새 정부는 인식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좀 폭넓은 인사, 폭넓은 사고를 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할 것 같고요.
 
▷ 박진호/사회자:
 
꼭 내부인사를 말하시는 것은 아니고요?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아니죠. 그런데 보세요. 미국은 대통령이 갈리면 기업에서도 들어오고, 교수들 하고 기존 관료조직에서도 등단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우리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외부사람들이 꽤 많이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제일 중요한 것은 아까도 말씀드린 대로 그 조직에 적응을 해야 되거든요. 조직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면 함께 일하는 습관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가면 완전히 본인도 모르게 몸에 배서요. 상하, 지배, 복종을 강요하는 일들. 또는 그 밑에서 그렇게 행동을 하니까 그런 게 몸에 배는데. 외부사람들의 전문성이라던가 감각은 소중하지만 그것이 얼마큼 조직 속에서 잘 배어들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그렇게 쉽게 말씀드리기가 어려운데. 다시 말씀드려서 명망이 있다고 조직 관리 잘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상당히 어려운데. 그 중에서도 특히 정치인들이 장관을 맡으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하면. 옛날부터 쓰는 말이 정치인 장관은 공적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공공의 적이에요. 왜냐하면 재임 기간 동안 자기 일만 챙기고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만 생각하고 나아가기 때문에. 완전히, 사람에 따라서 다르지만. 행정부서를 아주 스포일, 나쁘게 만들어놓는 경향이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이제 시간이 1분 정도 남았는데.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사실 앞서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김대중 정부 초기에 역대 우리 정권 가운데 탕평인사 원칙이 잘 구현된 시기로 이렇게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에 김대중 대통령이라든지, 초대 인사 관련 담당자들이 가장 중시했던 원칙을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
 
입현무방(立賢無方)이라는 것은 조선조 때부터 해오던 것을 제가 진언을 드려서. 그러니까 친소나 귀천을 가리지 않고, 지방도 가리지 않고 하는 것이 인사의 핵심 철학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조선조 때부터 지키려고 노력을 했고요. 그리고 쉬운 것은 아니지만 원칙에 예외 되어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하여튼 그런 정신이 새 정부 두고두고 고려가 되어야 되겠죠. 이승만 정부만 해도 연고 인사 같은 것 별로 안 했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시간이 다 됐습니다. 오늘 아침에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이죠. 김광웅 명예교수와 인사 원칙에 대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입현무방은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서 신세나 친소나 귀천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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