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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장수 간식의 색다른 변신…없어서 못 파는 '콜라보'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얘기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에 딱 보면 저거다 싶은 간식거리들 있잖아요. 되게 오래된 간식거리들. 그런데 이게 마트나 가게를 벗어나서 바깥에 다른 업종으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고요?

<기자>

네, 익숙함과 새로움이라는 좀 같이 가기 힘든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노리는 경우라고 할까요.

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갑자기 긴 머리를 싹둑 자르면 자꾸 쳐다보게 되는 그런 효과 같은 걸 노렸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에 상당히 시도도 잦고,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보는 과자죠. 올해로 43살이 됐는데, 지난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다른 업계와 연계한 상품을 내놨습니다. 

국내 한 의류브랜드와 손잡고 한정판으로 티셔츠와 에코백, 휴대전화 케이스를 출시한 건데요, 출시한 날 다 팔려서 예정에 없던 추가 제작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더 이상 판매를 안 하는데, 저 티셔츠가 2장에 5만 5천 원이었거든요. 근데 지금 중고 사이트 같은 데서 출시 가격보다 더 비싸게 거래도 되고 있습니다.

해당 제과업체가 의류브랜드 측으로부터 로열티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래된 과자다 보니까 젊은 이미지를 가져보자 해서 이벤트 삼아 해본 건데, 생각보다 더 반향이 있었던 거죠.

<앵커>

옷 회사만 재미를 봤네요. 그러면 정식으로 이걸 다른 업종에서는 해서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이것도 아까 보신 제품과 동갑입니다. 올해로 43주년을 맞은 장수 우유 제품인데요, 이 음료 제조사가 국내의 한 복합 화장품 잡화 판매 체인이랑 손잡고 지난해 말에 11가지 화장품을 내놨습니다.

이 우유의 향, 그리고 용기 모양을 본뜬 바디크림, 핸드크림 이런 제품들을 내놓은 거예요. 그런데 이게 큰 히트를 쳤습니다.

특히 아시아권 관광객들에게도 친숙한 우유다 보니까, 관광 오는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귀엽다고 화제가 되면서 2달 만에 10억 원어치가 팔렸고, 이 유통 체인의 일부 매장에서만 취급하고 있는데도, 최근까지 30억 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서는 신제품 아니라 웬만한 인기상품으로도 내기가 힘든 속된 말로, 대박이거든요. 원래 6개월 계약으로 이런 콜라보 제품을 내놨는데, 반응이 이렇게 좋다 보니까 재계약도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또 원래 몇십 년째 빙과랑 유제품만 전문으로 만들어온 제조업체였던 제조사도 앞으로 화장품을 좀 직접 만들어볼 수 있을까 하고 올 초에 주주들에게 "앞으로 화장품 제조업도 할 수 있다." 이렇게 공시를 한 상태입니다.

<앵커>

사실 식품업체 같은 경우에 저런 것 같은 경우는 어린애들도 줄어들면서 시장이 커지질 않거든요. 새로운 걸 계속 찾고 있는데, 저렇게 수익이 나겠다 싶으면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회사들도 꽤 생기겠어요.

<기자>

네, 그렇죠. 그런데 사실 신제품만 괜찮다고 한다면 자기 혼자 하면 가장 수익이 높긴 하겠죠. 그런데 아무래도 경기침체가 있다 보니까, 이런 류의 콜라보, 협업 같은 것에 기업들이 눈을 돌려서 말씀하신 대로 성장 동력을 찾더라도 익숙한 데서부터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습니다.

좀 안전하게 가야 한다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런 경기침체 시장에서는 장수 식품의 장점이 커지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그냥 소비자들이 알아서 "이거는 이렇게 해서 먹으면 맛있다." 이러고 SNS 같은 데서 공유하던 방법을 거꾸로 기업이 가져가서 콜라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자도 올해로 45주년이 된, 아까 간식들보다 더 나이가 많은 유명제품인데요, 원래 좀 우유에 많이들 타드시던 과자죠. 그런데 SNS에서 특히 '라면 끓이는 법' 같은 게 가끔 도는 것처럼, 이 과자로 라떼 만드는 법 공유하는 게 많이 돌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예 최근에 한 편의점 체인에서 과자 제조사와 손잡고 그냥 이 과자 맛의 라떼 음료를 출시했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드시던 그 맛과 비교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도 있지만, "어 진짜 아예 그렇게 해서 나왔네." 그러고 관심이 가니까 아무래도 평범한 신제품보다는 화제를 모으기가 쉽겠죠.

또 원래 커피 맛 빵도 많고요. 커피에 찍어 드시기도 하는데, 20년째 장수하고 있는 캔커피로 아예 그 캔커피 맛, 이렇게 해서 소보루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경기침체가 계속될수록 이런 콜라보 점점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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