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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태환 '뒷심'이 부활했다! 희망의 신호탄

마지막 50m 구간 기록에 따른 성적 변화

[취재파일] 박태환 '뒷심'이 부활했다! 희망의 신호탄
● 뒷심에서 시작한 '마린보이'의 탄생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 3월 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 수영 선수권에서 대한민국의 18살 소년 박태환은 엄청난 뒷심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50m 지점까지 4위에 머물던 박태환은 마지막 50m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치고 나갔고, 세계 최강 그랜트 해켓과 오사마 멜룰리 등을 차례차례 제친 뒤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다이빙 입수 과정이 있는 첫 50m 구간이 가장 빨라야 하지만, 박태환은 첫 50m 구간(26초 19)보다 마지막 50m 구간(26초 06)에서 더욱 빨리 물살을 헤치며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런 환상적인 스퍼트 능력을 바탕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11년 세계선수권 금메달의 신화를 이어갔습니다.

● 부활한 '뒷심'…희망을 쐈다!

▶ '무서운 뒷심'…박태환, 시즌 첫 대회 3관왕 달성 (2017.05.08. SBS 8뉴스 기사)

2017년 5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 나선 28살의 박태환은 다시 한 번 전성기 시절의 스퍼트 능력을 뽐냈습니다. 물론 전체 기록은 개인 최고 기록에 못 미치지만 뒷심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박태환은 400m 결승전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 27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8월 리우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할 당시(27초 50), 그리고 부활을 알린 지난 11월 아시아 선수권 때(26초 41)와 비교하면 점차 스퍼트 능력이 좋아지며 기록도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박태환 마지막 50m 구간 기록 변화 (최근 자유형 400m 경기)
  마지막 50m 기록 400m 기록
2016년 8월 리우올림픽 27초 50 3분 45초 63
2016년 11월 아시아선수권 26초 41 3분 44초 68
2017년 5월 아레나 스윔 26초 27 3분 44초 38

마지막 스퍼트 능력이 좋다는 것은 순발력은 물론 끝까지 버틸 체력이 좋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태환은 메이저 대회(400m 경기)의 마지막 50m 구간에서 26초대(또는 27초 초반)를 기록했을 때 항상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 마지막 50m 기록에 비례한 성적
  마지막 50m 기록(400m 경기) 성적
2007년 세계선수권 26초 06 금메달
2011년 세계선수권 26초 43 금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27초 07 금메달
2009년 세계선수권 27초 12 예선 탈락
2012년 런던올림픽 27초 42 은메달

● 1500m에서 보여준 경이적인 스퍼트…7월 부다페스트를 기대하는 이유

박태환은 특히 이번 대회 자유형 1,500m에서는 말 그대로 경이적인 스퍼트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박태환은 1,500m의 마지막 50m를 25초 80에 통과했는데 이는 함께 경기를 한 다른 선수들보다 무려 2~3초 정도 빠른 기록입니다. 1,450m를 헤엄친 뒤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마지막 50m를 25초대에 물살을 가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현재 이 종목 최강자인 이탈리아의 팔트리니에리가 지난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할 당시 마지막 구간 기록은 28초 25,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마지막 50m 기록은 28초 73이었습니다.

물론 팔트리니에리가 우승을 확신한 뒤 스퍼트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마지막에 승부를 걸기보다 경기 내내 힘을 배분하는 레이스를 펼쳤기 때문에 마지막 구간 기록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박태환이 최장거리인 1,500m 레이스를 펼칠 때도 이전과 달리 힘이 남았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박태환의 1,500m 경기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은 항상 27~28초 대였습니다.)

지난 2월부터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순발력과 지구력이 올라왔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이제부터 실전 감각만 끌어올리면 7월 세계선수권에서는 한층 더 기록 단축이 가능합니다.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전성기의 스퍼트 능력을 회복한 박태환은 이제 두 달 뒤 진정한 명예 회복에 나섭니다.   

● P.S. '여자 박태환' 이의섭도 주목하라!
한국 수영의 새 희망, 17살 소녀 이의섭
노민상 감독의 또 다른 제자이자 ‘여자 박태환’으로 불리는 이의섭도 이번 대회를 통해 7월 세계선수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이의섭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도, 이번에 자유형 400m와 200m에서 연달아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특히 200m에서는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한 A기준 기록을 통과해 사실상 부다페스트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세계선수권은 각 종목별로 한 국가에서 A기준 기록 통과자는 2명, 이보다 떨어지는 B기준 기록 통과자는 1명이 출전할 수 있습니다. 오는 12일부터 김천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의섭의 한국 신기록을 뛰어넘는 선수가 2명 이상 나오지 않을 경우 이의섭은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습니다.)

이의섭은 또 400m와 800m 경기에서 B기준 기록을 통과해 최대 3종목까지 출전할 수도 있습니다. 박태환의 부활과 함께 17살 소녀 이의섭의 도약은 침체된 한국 수영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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