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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미세먼지에 '움찔'…작은 충격에도 위축되는 韓경제

친절한 경제입니다. 주말 어떻게 잘 보내셨나 모르겠습니다. 사흘 연휴라서 놀러 멀리 다녀오신 분들도 많으셨을 거고요.

그런데 저처럼 어디 멀리 못 가고 집에 계셨던 분들은 아마 밖에 못 나간 분들도 많으셨을 겁니다. "나가기 겁나더라." 미세먼지 때문에요.

이건 뭐 주말 내내 나쁘다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매캐한 상태였잖아요. 그래서 웬만하면 애들 데리고 나가 볼만도 한 유원지들, 공원들, 이런 데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게는 절반까지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데들은 그래도 공공기관 이런 데서 하는 데가 많았으니까, 그렇다고 치고요. 5월 가정의 달 대목이라서 날씨도 좋고 해서 장사가 되겠지 했던 가게 주인분들, 혹은 유통업체들은 울상이었습니다.

가장 큰 백화점인 롯데의 경우에 지난달에도 작년보다 매출이 2% 가까이 줄었고, 미세먼지가 확 불어닥친 지난 토요일에도 1주일 전보다 5% 정도 장사가 덜 됐습니다.

지금 장사가 잘 되는 건 딱 세 가지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첫 번째 공기청정기, 두 번째 옷 건조기, 먼지 풀풀 날리는데 밖에 빨래 널고 말리기가 어려우니까.

셋 째는 슬슬 더워지니까 에어컨, 다 가전제품인데, 이거 아니고는 다 장사가 찬 안된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그나마 접근하기 쉬운 대형 유통업체가 저 정도니까, 작은 음식점이나 가게 하는 분들은 통계가 안 잡혀서 말씀을 못 드린다 뿐이지, 지난 주말에 참 재미 못 보셨겠다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볼 점은 그만큼 내수경기와 소비가 이런 미세먼지 등등해서 작은 충격에도 움찔할 정도로 약하다는 겁니다.

최근에 신문 같은데 보면 경기가 회복된다. 살아난다는 기사가 종종 나오는데, 한국은행도 그렇고 경제 전문 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있는 걸 가지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건 아직은 좀 조심스럽게 봐야 됩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수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시름시름 앓던 사람이 벌떡 일어서서 뛸 정도로 나아진 건 아니고요. 이제 좀 미음 먹어가면서 기력 차리는 정도다. 이렇게 봐야 될 거 같습니다.

두 번째는 일부 수출기업들이 장사가 잘된 결과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런 데서 반도체 잘 판 결과입니다.

이런 회사들이 수출 늘어난 건, 그냥 공장 기계가 더 빨리 돌아간다는 얘기지, 사람 더 뽑는다. 일자리 당장 늘어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갑 열 정도로 벌이가 늘었다거나, 이렇게 돼야지 경제가 살아난다 말할 수 있을 텐데, 옛날처럼 막 6%, 7% 성장할 거 아니면, 성장률 0.1%, 0.2% 올라가는 것과 국민 살림살이 나아지는 건 별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내일 선거가 중요합니다. 사실 많은 후보들 공약이 굉장히 비슷합니다. 이름 가리고 이게 누구 공약인지 맞춰보라고 하면, 많이들 못 맞추실 겁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대통령 선거에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우리 경제에 지금 뭐가 문제고 답은 뭔지 어느 정도 공통적인 생각들을 갖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내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서로 이런 공통 공약들, 공통분모를 추려서 그것부터 법으로 만들고 제도를 만들어서 경제를 살려야 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으로 사람들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 딱 정해서 과로 안 하고 칼퇴근하게 만들겠다. 기본소득 올리겠다. 이게 소비를 늘리는 방법이거든요. 이런 게 대표적인데, 이런 게 협치고 통합이겠죠.

대선 때는 같은 주장 하다가 나중에 뒤돌아 서서는 틀어져서 딴 얘기하고 그러면 국민 볼 면목도 없는 거니까요.

반대로 된 쪽에서도 승자의 넉넉함으로, 바로 다른 후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하는 게 이런 경제공약들 아닐까, 그래야 내일 선거가 정말 서민들 삶이 더 나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그런 점에선 사전투표 안 하신 분들은 모두 내일 투표를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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