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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조선소 사망사고 왜 반복되나?" 2주간의 위장 취업기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5월 4일(목)
■ 대담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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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 위장 취업기 "까딱하면 죽겠구나…"
- 삼성중공업 참사, 시스템이 죽음을 부른 것
- 반신불수 됐는데 업체 눈치에 산재 처리 포기
- 하청에 또 하청.. 합의할 때 원청 절대 나서지 않아
- 하청노동자 죽음 원청 책임지는 '기업처벌법' 기대
 
 
▷ 박진호/사회자:
 
다른 날도 아닌 노동절에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노동자들이 사고로 많이 숨졌습니다. 언론이 이 사고를 많이 주목했고 대통령 선거전 속에 정치인들이 현장을 찾았습니다. 하청노동자들의 인권 문제가 부각됐죠. 그런데 대선이 끝나고도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이 사회의 관심을 계속 받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시사전망대는 더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그래서 오늘(4일) 스튜디오에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손님이시고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의 허환주 기자 나오셨습니다.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저희가 출연을 부탁드린 것은 허 기자가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환경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취재를 해오셨고, 또 지난해 출간하신 책이 있었습니다. 허 기자가 이 책에서 걱정하고 지적했던 일들이 또 터졌기 때문인데요. 이 책의 제목이 ‘현대조선 잔혹사’입니다. 허 기자는 조선소에 위장취업까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네. 2011년에 위장취업을 했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심층취재를 위해서였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그 때가 한진중공업 사태가 굉장히 장기화 되고 있을 때였는데요. 그 때 조선소 업종 관련해서 취재를 했었는데. 그 때 만났던 활동가 분들이 제가 인터뷰를 하려고 해도 조선, 배에 관련해서 배 만드는 작업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제가 잘 이해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 있으셨던 분들이 결국 노동자들 어떻게 일하는지 알려면 위장취업하는 게 제일 빠를 것이다…. 조언을 했었죠.
 
▷ 박진호/사회자:
 
어떠셨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제가 왜 여기 있는지, 굳이 취재만 하면 될 것을 굳이 와서 이것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 사실 정말 일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불안감,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했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은 어떤...?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왜냐하면 이게 선박이 아파트 10층 높이 정도거든요, 보통. 일하가밑을 내려다보면 1층 바닥까지 다 보여요.
 
▷ 박진호/사회자:
 
추락할 수도 있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족장이라는 것을 대서 올라가서 일을 하는데 발만 한 번 잘못 디디면 밑으로 추락하는 거죠. 정말 까딱하면 죽겠구나 하는 게 압박감이 정말 심했죠.
 
▷ 박진호/사회자:
 
사흘 전이죠. 노동절에 삼성중공업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현장을 많이 경험하신 기자니까 어떤 생각하셨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거기 안에서 노동자 분들과도 얘기도 많이 나누고 했었는데. 이게 정말 죽을 수밖에 없겠구나. 이 시스템으로 이렇게 진행하면 노동자들이 죽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는 아니 어떻게 이렇게 힘든 일을 하고, 위험한 일을 하는데 대우라던가, 임금이라던가. 그런 여러 가지 제반조건이나 이런 혜택은 왜 이렇게 열악할까. 그런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됐어요.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사고 자체에는 별로 놀라지 않으셨습니까?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겠구나 이런 생각 하셨어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일할 때요? 일할 때는 제가 직접 사고 난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고. 이제 옆 다른 작업장에서 무슨 사고가 났다더라는 얘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무서웠죠. 그런데 같이 일하시는 노동자 분들은 굉장히 무감각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 박진호/사회자:
 
이 기사를 보면 허 기자 기사에 4.13 총선 당시인가요? 지난해죠. 현대중공업에서도 연쇄적으로 이런 근로자들의 사망 사고가 있었다고 하셨는데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4월 한 달 동안 세 명의 노동자가 일하시다가 돌아가셨죠. 그래서 그 때 고용노동부에서 특별감독도 실시했었죠.
 
▷ 박진호/사회자:
 
그 때 사고 유형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지게차에 깔려서 돌아가신 분도 있었고, 일하시다가 끼어서 돌아가신 분도 있었고. 대부분 이게 단순 사고, 재래형 사고라고 보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게 상당히 그 이후로도 연쇄적으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노동부 특별 감독을 실시하고 난 이후에도 4명의 노동자가 돌아가셨고요. 그래서 또 노동부에서 특별 감독을 실시합니다. 10월에. 했는데 또 2명의 노동자 분이 더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작년에 현대중공업에서 11명의 노동자가 돌아가셨죠.
 
▷ 박진호/사회자:
 
그랬군요. 이걸 여쭤보고 싶습니다. 사실 저희도 이번에 알았는데. 굉장히 조선소에서 많은 사고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데 잘 보도가 안 되고 은폐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당시 겪으신 걸 보면 지역언론이라도 보도가 되나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제가 일했던 곳에서는. 그 때 6m 족장에서 떨어지셔서 여성 노동자 분 한 분이 반신불수가 됐거든요. 그런데 보도는 어디에도 안 됐어요.
 
▷ 박진호/사회자:
 
지역신문에도 안 났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사실 이게 산재라는 게 되게 어렵고 복잡한 게. 사람이 죽지 않으면 보도되기 쉽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나중에 얘기 들었는데 그 때 제가 일했을 때 떨어지신 여성분도 결국에는 산재 처리를 안 했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왜냐하면 업체에서 매우 싫어하거든요. 그렇게 산재 처리를 하면 그 노동자는 다음부터는 작업 현장에서 일할 수가 없는 구조가 돼있더라고요. 그래서 산재 처리 안 되니까 기자들 입장에서도 신고나 이런 게 전혀 들어온 게 없으니까 보도가 전혀 될 수 없죠. 사실.
 
▷ 박진호/사회자:
 
혹시 회사 차원의 숨기기, 은폐 같은 게 있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있죠. 제가 작년에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 사장도 만나봤고, 사내 하청업체 총무도 만나봤고. 다 만나봤을 때 얘기하니까 사실은 굉장히 조직적으로 산재를 은폐하더라고요. 제가 책에도 그걸 자세하게 썼는데요. 그게 상당히 좀 기괴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박진호/사회자: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산재는 어쨌든 돈을 내서 업체에서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정부에서 주는 거잖아요. 보험비로. 그런데 여기는 그 산재를 은폐하기 위해서 공상이라고 해서 업체에서 돈을 주는 거예요. 노동자에게.
 
▷ 박진호/사회자:
 
그러니까 산재 신청을 하지 마라. 그건 왜 그렇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하지 말라는 거죠. 산재가 만약에 되면 노동부에서 특별감독이 들어오고 굉장히 복잡해지는 것도 있고 시정 조치도 해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원청에서 이걸 굉장히 싫어한다는 거예요. 부담스럽고. 그리고 문제 일으키는 업체에게 불이익 주는 것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자기들도 자기 돈 들여서 그렇게 하고 싶겠느냐. 어차피 산재 처리 하면 정부에서 다 알아서 해주는데 우리라고 그렇게 은폐하고 싶겠냐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여기서 우리가 더 자세하게 여쭤보고 싶은 부분이 바로 하청 구조입니다. 조선업계 하청 구조와 안전사고가 어떤 관계가 있는 겁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일단은 모든 장비나 모든 크레인이. 이번 삼성중공업에서도 사고 났는데. 그 크레인은 하청업체 크레인이 아니거든요. 삼성중공업 크레인이죠. 그리고 거기에 쓰이는 모든 장비들은 원청에서 다 제공해요.
 
▷ 박진호/사회자:
 
원청이라면 본사.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본사죠. 그리고 하청은 인력을 투입하는 어떻게 보면 인력소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할 수 있어요. 몸만 가서 일을 시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 구조에서 그러면 예를 들어서 1번 크레인은 오른쪽으로 움직일 때 지연되는 게 있고, 문제가 있고. 어떤 지게차에서는 어떤 장치가 문제가 있고. 이런 게 있잖아요. 노후된 시설도 있고 장비도 있으니까. 그러면 그걸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느냐. 하청업체에서. 그거 정말 쉽지 않거든요. 그러면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죠.
 
▷ 박진호/사회자:
 
안전시설을 갖추고 안전수칙에 맞춰서 일을 하면 말씀하신 원청에서 요구하는 공정기일을 맞출 수 없다. 이게 현실입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그러니까 이게 참. 눈 가리고 아웅인 게. 원청에서 예를 들어서 이겁니다. 두 달 안에 일을 끝내라. 그러면 내가 너에게 천만 원을 줄게. 그렇게 하죠. 그런데 이게 사실상 이 일을 두 달 안에 끝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은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거든요. 만약에 아무리 봐도 이것은 두 달 안에 못 끝낸다. 그러면 원청에서 그럼 너네 하지 말고 다른 데가 해라, 이렇게 지목하는 거예요. 그러면 여기는 어쨌든 돈을 벌어야 되니까.
 
▷ 박진호/사회자:
 
일할 사람은 많아. 이렇게 되는 것이군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어쨌든 저는 하겠습니다 하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 아무리 해도 이건 두 달 안에 끝날 일이 아닌데 하는 거죠. 그러면 어쨌든 이 하청업체들은 시간당 돈을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속 쪼는 거예요. 자기도 이익을 얻어야 되니까. 계속 일해라, 일해라. 야간에도 일 굴리고 계속 3명이 일할 것 2명에 일 시키고. 그래야 어쨌든 자기가 이익이 남으니까요. 그러면 사고가 날 수밖에 없죠. 빨리빨리 하는 구조로 가기 때문에.
 
▷ 박진호/사회자:
 
저서를 보면 조선업계 하청 구조가 거의 다단계와 비슷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여기서 나오는 단어들이 이른바 본공, 물량팀이라는 게 있어요. 물량팀이야말로 정말 위험에 노출되는 노동자 분들인 것 같은데요. 이 두 단어 의미가 뭡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물량팀이라는 것은 한 마디로 건설업으로 치면 십장이 있고 그 밑에 다섯, 여섯 명.
 
▷ 박진호/사회자:
 
이런 노동자들의 팀.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그렇죠. 노동자들의 팀. 그래서 이 십장들은 급할 때 오늘 어디 현장 가서 너 이거 일해라. 내일은 여기 현장 가서 일해라. 이런 식으로 급하게 공기를 마감해야 하는데 이게 사람이 부족해서 안 될 경우 투입되는 사람들이잖아요.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그 분들은 정말 하청 노동 구조의 최전선에 있는 분들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본공은 무엇입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본공은 말 그대로 하청업체에서 4대 보험을 받고서 일하는 노동자라고 보면 됩니다.
 
▷ 박진호/사회자:
 
말씀하신 물량팀이라는 것이 사실 기일을 맞추기 위해서 무리한 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하고 사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분들 같은데. 그런데 왜 노동자 분들 입장에서는 물량팀에 들어가는 겁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일단은 돈을 많이 줍니다. 돈을 많이 주고 그리고 빨리 일을 하면 어쨌든 시간 당겨서 일을 많이 하면 돈을 많이 주니까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엔 그렇게 많이 했는데, 요즘은 최근 조선업 불황 되면서 얘기 들은 바로는 물량팀을 본격적으로 훨씬 더 많이 늘린다고 해요. 왜냐하면 회사 입장에서도 하청 본공보다는 이제 이렇게 유도리 있게 움직일 수 있는. 노동의 유연화에서 더 유연화 시킬 수 있는 물량팀을 움직이는 게 더욱 더 편하기 때문에 그걸 더 확장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착잡한 내용인데요. 그러면 궁금한 것은 현장에서 경험하신 안전시설이나 안전수칙입니다. 실제로 작업을 해보지 않은 분들은 상상이 안 가는 부분인데. 실태가 어떻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이게 말로는 안전모 쓰라, 안전띠 하라. 이렇게 얘기를 해요. 그런데 사실 말이 안 되는 게. 제가 일을 해보니까 안전띠를 멘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오전까지 이 작업 마무리해야 한다. 이렇게 해요. 그런데 오전까지 이 작업을 마무리하려면 안전띠 메고서는 죽어도 안 되거든요.

안전띠를 하면 거기가 되게 복잡하고 좁으니까 메고 또 이동할 때는 이 안전띠를 뗀 다음에 붙이고 떼고. 작업효율이 엄청 떨어지죠. 만약에 안전띠를 하라고 하면 이 작업을 하라고 하는데 오전까지 하라는 게 아니라 내일까지 하라. 이런 식으로 얘기해야 되는 게 더 정확한 거죠.
 
▷ 박진호/사회자:
 
결국 시간에 쫓기니까, 효율성을 찾다보니까 안전수칙을 안 지키게 되고. 제가 좀 무서운 것은 현장에서 사고가 워낙 많이 나다보니까 노동자 분들 입장에서는 사고에 무감각하다. 이런 얘기가 나오던데요. 사실입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예. 제가 느끼기에는 많이 그런 게 있죠. 예를 들어서. 대부분 사실은 현장노동자들은 안전 수칙, 안전 제도의 미비를 따지기 보다는 사실 멍청해서 그런 일 당했다, 바보라서 그런 일 당했다. 그런 현장 정서가 커요.
 
▷ 박진호/사회자:
 
그렇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저도 단순하게 안전제도가 미비해서 사고가 났다. 단순하게 개인이 잘못해서 사고가 났다. 이렇게 단정 지어서 얘기한다는 것은 좀 문제라고 생각해요.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어떻게 단 하나의 일만 있을 수 있겠어요? 여러 가지 생각해서 그것을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데. 현장 정서는 그런 게 많이 없더라고요.
 
▷ 박진호/사회자:
 
결론적으로 보면 사고가 났을 때 말씀하신 원청 근로자가 있고 하청 노동자가 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하청노동자들은 어떤 대응을 받게 되는 건가요? 본사에서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사고가 났을 때 당사자요?
 
▷ 박진호/사회자:
 
가족들이라던지.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이게 그러니까 제가 그런 산재 사고 취재를 많이 했을 때 원청에서는 절대 나서지 않죠.
 
▷ 박진호/사회자:
 
만날 수도 없습니까? 나타나지도 않습니까?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나타나지 않죠. 왜냐하면 나타나는 순간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사과라던가 그런 것 절대 하지 않죠.
 
▷ 박진호/사회자:
 
궁금한 것은 하청 노동자라도 소속된 하청 회사가 있을 거 아니에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하청 회사에서는 다 협상을 하죠. 사과도 하고 조문도 하고 다 합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산재 사고가 나면 형사 고소가 들어가거든요. 형사 고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합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쨌든 합의하려고 하죠. 그렇지만 원청에서는 절대 나서지 않죠.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본사 소속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보상이라던지. 여러 가지가 다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많이 다르죠. 왜냐하면 이런 표현은 그렇지만. 조선소 하청은 많아봤자 150명, 200명 정도 규모를 하청업체는 가지고 있지만 조선소는 어마어마하잖아요. 1만 단위잖아요. 규모나 이런 것은 다 다르죠. 그런데 사실 이렇게 하청업체 할 때 원청이 안 나선다고 하지만 원청도 나설 수밖에 없어요. 뒤로 얘기를 해서 교섭을 하죠. 하청업체와 논의를 해서.
 
▷ 박진호/사회자:
 
과거에 보도된 기사들을 찾아보면요. 재계죠. 경총에서는 하청노동자만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원청사에서 나름대로 안전관리에 대해서 많은 지원을 하고 싶어도 우리 법에서는 원청업체에서 협력사에 관여를 하게 되면 불법파견이라던지 위장도급 등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개입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저는 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싶은 것은. 어쨌든 말씀드렸다시피 공기를 당기는 것을 계속 요구해요. 거기부터 모든 문제가 시작되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을 공기를 당겨야 이익이 나니까 계속 얘기하니까. 이게 내리고 내리고 내려오다 보면 결국에는 안전수칙이나 그런 것도 하나도 지킬 수가 없게 되는 거죠.

또 하나는 작년 7월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가 바다에 빠져서 돌아가신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바다 쪽에 안전펜스만 설치했었어도 그런 사고는 안 일어났거든요. 그러면 그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게 과연 불법도급이라던가 거기에 걸릴 일인가요? 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비용을 좀만 더 들이고 신경을 좀만 쓰게 된다면 줄일 수 있다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어제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저희가 연결했었는데. 산업재해 사고가 났을 때 기업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일단 냈다, 통과시키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어느 정도 저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저는 제가 생각했을 때는 하청노동자 죽는 이 구조는 결국 원청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까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크레인 쓰는 것은 하청노동자지만 그 크레인을 관리하고 소유하는 것은 원청이잖아요. 모든 작업현장이 다 원청 것인데. 그러면 원청 작업 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를 원청이 책임 안 지면 누가 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프레시안의 허환주 기자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책에서 '나는 누군가의 필요에 따라 사용되고 버려지기를 반복하는 노동자들 가운데 하나인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삶과 일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어떻게 조선소로 흘러오게 됐는지, 조선소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하길래 그토록 황망하게 살아져야 하는지'. 허환주 기자의 현대조선 잔혹사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오늘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마치겠습니다. 저는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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