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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직 환전 안 하신 분!…2017년 5월 황금연휴 '환전의 기술'

[취재파일] 아직 환전 안 하신 분!…2017년 5월 황금연휴 '환전의 기술'
 "요즘에 누가 해외에서 현금 쓰나? 카드 쓰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쓰는 카드 사용액이 매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6조 6천억원이 해외에서 결제됐습니다. 달러화 기준으로 7.8% 늘었습니다. 사상 최대입니다. 그렇다고 현금 없이 카드만 들고 가기는 왠지 찜찜하죠. 카드 안 되는 곳도 있을 것 같고, 길거리에서 쓸 일도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자유 여행은 교통비도 필요하고, 식비도 필요한데 현금이 꼭 필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취재진이 만났던 한 회사원(40대, 여성)은 "친구 3명과 베트남에 간다"라고 했습니다. 500달러를 환전했는데 이유가 이렇습니다. "길거리에서 음식을 사먹을 때 카드 못 쓴다" "이쁜 물건 사야할 때가 있는데, 카드 안 되는 곳도 있을 것 같다" "여행 비용을 아끼기 위해 옵션 관광을 선택 안했는데, 현지에서 마음 바뀌면 거기에도 써야 한다" 이유야 다들 조금씩 다르시겠지만, 이래서 환전을 해 가지고 나가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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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 우대해 드립니다?

500달러를 하든, 100달러를 하든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은 게 소비자 마음입니다. 몇 달동안 여행상품 비교하면서 몇 만원 싼 곳을 찾아서 계약했는데, 정작 엄한 은행에 수수료로 줘버린다면 속이 쓰리겠죠. 물론 불편하니까 "얼마나 된다고?"라면서 그냥 집근처에서 하시는 분들도 있죠. 그래도 많은 분들이 환율 우대해주는 은행을 찾아갑니다. 은행들은 저마다 50%, 아니면 60% 우대해준다고 말합니다. 요즘엔 환율 우대가 80%, 90%까지 나왔죠.

먼저 환율을 우대해준다는 이 '%' 개념이 무슨 얘기인지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은행에 가면 '현찰 살 때', '현찰 팔 때' 이렇게 쓰여 있죠. 우리가 달러를 살 때는 비싸게 사고, 달러를 팔 때는 싸게 팝니다. 왜냐하면 은행이 중간에 수수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달러 가져오고 보관한 비용에 인건비와 임대료까지 다 포함된 비용을 부담하라는 겁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비용이 포함돼 있겠지만,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그냥 수수료라고 통칭하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은행은 원화와 달러를 바꾸는 기준인 '매매기준가'에다 수수료를 붙여서 팔고 사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매매 기준가가 1,130원이라고 하죠. 그럼 우리는 1,150원을 주고 달러를 사야 합니다. 그 차이 20원이 바로 수수료라는 겁니다. 그리고 환율 우대라는 건, 그 20원 가운데 일부를 깎아준다는 겁니다. 우대 비율이 90%라고 치면, 수수료 20원의 90%를 깎아주고 2원만 받겠다는 말입니다. 우대비율이 50%라고 치면 20원 가운데 10원만 받겠다는 뜻입니다.

● 환전 잘하면 커피 몇 잔 값 나옵니다.

 "거봐, 얼마 안되는 구먼"  네, 그렇습니다. 1달러를 바꿀 때는 1~2원, 많아야 몇 십원 차이가 날 뿐입니다.
그런데 말그대로 1달러 바꿀 때 얘기입니다. 환전 액수가 커질 수록 그 차이는 더 커집니다. 예를 들어 1,130원을 매매기준으로 보고, 500달러를 바꾼다고 해보죠. 수수료가 붙은 가격이 1,150원이니까 500달러를 바꾸려면 57만5천 원을 창구에 내어줘야 합니다. 그런데 90% 우대를 받았다고 하죠. 그러면 56만6천 원만 내면 됩니다. 거의 1만 원 차이가 납니다.

얼마 안되는 것 같아도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 출발 기다릴 때 마시는 커피 몇 잔 값을 뽑을 수 있는 겁니다. 물가가 싼 동남아 같은 곳에 여행을 갔다고 가정해보죠. 생각보다 많은 걸 할 수 있는 돈입니다. 물가가 비싼 나라더라도 소소한 기념품 값에 해당합니다. 여행 경비 1만원 깎으려고 얼마나 많은 사이트를 오고 갔습니까. 만약 500달러가 아니라 1천달러를 바꾸면 2만원 가까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 시중은행들이 모바일에 목숨 거는 이유

 은행이 수수료를 왜 깎아주는 걸까요? 그것도 90%나 말입니다. 바로 어떻게 해서든지 모바일 이용자를 늘리려고 하는 겁니다. 모바일 환전을 하려면 회원 가입도 해야 하고, 인증도 해야 하고 제법 그 과정이 복잡합니다. 평소에 그걸 가입해달라고 하면 "귀찮다"며 거절하는 고객이 참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환전 우대를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인증을 하니 은행에서는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그러니까 기꺼이 수수료를 90% 깎아주는 겁니다. 이렇게 한 번 가입한 고객들은 환전 수수료 우대 외에 다른 혜택들에도 눈을 돌리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 은행 모바일 충성고객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은행 판단입니다. 물론 주거래은행의 앱을 이용하시는 분은 현재 은행에 대한 선호도가 더 좋아져서 다른 은행으로 떠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예상 외로 선전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을 자극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추가로 더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식으로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것도 시중은행들의 마음을 급하게 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24일간 총 24만명의 고객이 유입됐다는 게 금융위 설명입니다. 쉬는 날 없이 1년 365일, 24시간 운영되니가 하루에 1만명씩 늘어난 겁니다.

예전에야 집 앞에 친절한 직원 한 명만 바라보고 충성고객처럼 그 은행만 이용했다면, 앞으로는 아닙니다. 계좌 한 번에 옮기고, 자동이체 한 번에 옮기는 건 일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내가 원래 A은행을 이용하는데, 이번에 환전우대를 받으면서 모바일 뱅킹에 가입한 B은행으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하면 예전처럼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휴대전화 들고 이것저것 누르기 싫다, 아직도 복잡하다 싶으신 분들은 B은행 창구로 가서 “나 주거래 은행 여기로 바꾸겠습니다”라고 하면 대출 금리 내려주고, 예금 금리 올려주는 식의 상품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펼쳐집니다. 물론 옮기는 방법도 아주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그러니 모바일 환전 우대를 소홀히 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오는 6월에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카카오뱅크라는 새로운 인터넷은행도 출범합니다. 시중은행들이 모바일에 목숨을 거는 건 너무도 쉽게 고객들을 빼앗길만한 환경이 됐고, 그래서 고객들을 지키기 위한 겁니다.

문득 이런 생각 드실 때 있죠? "10년 넘게 이용한 이 은행, 나를 특별하게 대우해주는 것 같지 않다." 다른 은행이 어떻게 고객을 대하는지 한 번 살펴보셔도 좋은 환경이 됐습니다.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 인천국제공항 지점은 매일 영업?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앱으로 환전하는 법은 시중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단 은행의 앱에 접속한 뒤 환전을 신청하고 은행 창구를 방문해 외화를 받아가면 됩니다. “아니, 어차피 은행 가야 하는거, 이걸 왜 거쳐야 되는데? 창구에 가면 그냥 우수 고객이라고 잘해주겠다고 하던데"  네, VVIP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90%의 우대율은 모바일에서만 가능합니다. 아니면 담당 직원이 휴대전화를 받아들고 대신 해줄겁니다. 그래야 90% 우대율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특히 모바일 뱅킹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신분증과 휴대전화를 들고 은행 창구에 가서 얘기하면 창구 직원이 직접 앱 깔아주면서 친절하게 설명도 해줍니다. 
 
좋은 점은 또 있습니다. 원하는 지점에서 원하는 시간에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분은 집 앞에서, 회사에 있는 분은 회사 앞에서 미리 바꿔놓은 외화를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공항 지점에서도 가능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는 겁니다. 날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아, 은행이 모두 닫았는데 그냥 환전소로 가야하나?" 괜찮습니다. 일부 은행의 인천공항 지점은 365일 운영합니다. 시간도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합니다. 비행기 뜨고 내리는 시간에는 대부분 가능하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모바일 환전을 하면 환율 우대해주고, 원하는 곳에서 외화 받을 수 있다는 게 좋은 겁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영종대교만 봐도 들뜬다는 동료가 있었습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려는 분들에게 환전 우대는 작은 기쁨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은행의 모바일 앱에 가입하고, 이것 저것 누르고, 인증문자 받아서 넣고, 공인인증서 누르는 식의 일들은 여전히 사람을 아주 짜증나게 합니다. 그렇다면 여행 가시는 길에 이런 짜증 낼 필요 없겠죠. 정말 작은 버튼 누르다가 잘못 눌러서 처음부터 다시 하게 되면 휴대전화 집어던지고 싶어집니다. 그럴 바에는 여행 기분 망치지 말고 몇 천원, 몇 만원 손해보더라도 그냥 바꾸는게 정신 건강과 가족의 화목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십니까. 오는 10월, 이번 추석 연휴가 하루 휴가내면 '열흘짜리 황금연휴'가 됩니다. 정확히는 10월 2일 하루 휴가 내면 9월 30일 토요일부터 시작해서, 10월 1일 일요일, 그리고 3일부터 9일까지 모두 빨간 날입니다. 이 때를 준비해보는 겁니다.

이번에는 모바일 뱅킹 짜증나니까 조금 손해보고 환전했더라도, 다음 연휴때는 보란 듯이 은행으로부터 받아낼 거 다 받아내보기로 하죠. 아직 다섯 달이나 남았으니까 시간 날 때 모바일 환전을 한 번 연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 날 때 은행 창구에 가도 좋겠습니다. 

이번 황금 연휴,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빨간 날에도 일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빨간 날 출근하면 입에서 불평불만이 쏟아지는게 인지상정이지만, 그렇다고 다음 연휴에 대한 기대까지 완전히 포기하신 건 아니겠지요? "다음 연휴 때에는 열대의 바닷가에 누워 책을 읽으리라" "코트 깃을 세우고 유럽의 향기를 느껴보리라" "히말라야의 자연과 만나는 하이킹을 하리라"는 식의 희망은 갖고 계시죠? 그래서 이번 황금연휴, 어디서 무얼하든 이 '환전의 기술'은 꼭 알아둬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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