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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북토크] “가정력에 시달리며 열한 명의 아이를 키운 여성, 애팔래치아 트레일 완주하다!”

? SBS 러브FM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 방송 : 평일 06:20~08:00 / 토요일 06:05~08:00
- 진행 : SBS 박진호 앵커
- 방송일시 : 2017년 4월 29일 (토) 오전 07:05
- 대담 : 씨네21 이다혜 기자, 한양대 교양학부 표정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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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SBS러브FM ‘박진호의 시사전망대’는 매주 토요일마다 씨네21의 이다혜 기자와 한양대 교양학부 표정훈 교수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아래 내용은 팟캐스트 ‘SBS 전망대 컬쳐쇼’에서 더욱 생생하고 자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전망대 북토크] “가정력에 시달리며 열한 명의 아이를 키운 여성, 애팔래치아 트레일 완주하다!”

나이 들어 외국어라니
1. 『나이 들어 외국어라니』-‘늘지 않아도 괜찮아 후회 따윈 없어.’ / 윌리엄 알렉산더 / 바다 출판사 펴냄
 
▶ “프랑스를 미치도록 사랑했던 저자, 57세에 프랑스어 공부에 도전”- 표정훈 (한양대 교양학부 교수)

 
저자인 윌리엄 알렉산더는 미국 정신의학연구소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22살 때 배낭여행을 다녀온 뒤부터 프랑스를 미치도록 사랑하던 알렉산더는, 57세 때부터 프랑스어 공부에 도전했는데 이 책은 그가 13개월 동안 갖가지 방법으로 프랑스어 공부에 도전한 경험을 담았다.
 
‘윌리엄 알렉산더의 외국어 분투기’는 하나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인간이 어디까지 노력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재미난 사례다. 그는 프랑스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유창하게 구사하겠다는 엄청난 목표를 세우고 어떤 이해나 조언을 구하고자 ‘제2언어 연구 포럼’에 참가하고, 프랑스어를 들을 때 자신의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 보고, 인지능력시험도 치른다. 로제타스톤과 플루언즈 강의 5단계를 모두 듣고, 팟캐스트, 교육방송, SNS를 활용하고, 주말 동안 학원에서 몰입 수업을 듣고, 프랑스 펜팔 친구와 이메일을 교환하고, 프랑스어로 사르트르 희곡을 읽고, 화룡점정으로 프랑스 최고 어학원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에서 2주간 몰입 수업을 받는 것으로 모든 과정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벽에 부딪히고 말았는데, 프랑스어에는 70을 나타내는 단어가 없고 60 더하기 10으로 표현하는 부분이나 영어에는 없는 단어 성(性) 구별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13개월 간 900시간을 투자했지만 프랑스 친구와 만나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도 못하고 헤어졌다. 더구나 프랑스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을 무렵 심장병(심방잔떨림)까지 앓았다. 이처럼 중년의 나이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여러 장애물들이 알렉산더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늦은 나이란 없다”는 말이 맞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더구나 “무언가에 자신을 던지고 나서 바닥에 나뒹굴게 된다 하더라도, 일단 시도하고 최선을 다했다는 것” 이 사실 자체가 자신에게 인생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주었다고 말한다. 알렉산더는 프랑스어 ‘정복’ 실패 이후에도 여전히 프랑스어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에디트 피아프의 유명한 샹송 제목을 빌려와 글을 마무리한다.
‘주 느 르그레트 리앙’(Je ne regrette rien)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할머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2.『할머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 벤 몽고메리 지음 / 우진하 옮김 / 책세상 펴냄
 
▶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열한 명의 아이를 키운 여성, 애팔래치아 트레일 완주하다!” – 이다혜 (씨네21 기자)
 

책의 주인공인 엠마 게이트우드는 미국의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완주한 최초의 여성이다. 미국 지역 언론인《탬파베이 타임스TAMPA BAY TIMES》의 보도기자인 벤 몽고메리가 엠마 게이트우드의 146일, 3300킬로미터의 여정을 쓴 책이다.
 
이 책에는 큰 단점이 있는데 그것부터 말하고 싶다. <할머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의 원제는 이렇다. ‘Grandma Gatewood’s Walk: The inspiring Story of the Woman who Saved the Appalachian Trail‘. 한국어판 제목과의 차이가 느껴지는가? 35년 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열한 명의 아이를 키워낸 여성이 67살의 나이에 짐을 담은 자루 하나와 200달러를 챙겨 1955년 5월3일부터 146일 동안 훼손된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살려낸 이야기의 한국어판 제목은,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엠마 게이트우드의 여정은 우연한 도보 여행도 아니고 최선을 다한 준비가 사전에 있었다. 출발 1년 전에는 주급 25달러를 받고 요양원에서 일하며 여행 경비를 모았고 마침내 국가에서 지급하는 최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동네 한 바퀴 걷기로 시작해서, 하루에 15킬로미터 이상을 걸을 수 있을 때까지 체력을 단련했다. 자녀들에게는 잠시 어디 좀 다녀오겠다고 말한 게 전부였지만, 이후 그녀의 도보여행 소식은 들불처럼 번져나가 언론, TV쇼, 미국 국회의 관심을 받게 된다. 다들 왜 그녀에게 길을 나섰느냐고 묻고자 했고, 가볍게 대답했지만, 그녀가 길을 떠난 진짜 이유만큼은 분명했다.
 
그 이유는 부러진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금이 간 이, 갈비뼈와 관련이 있었다. 떠난 이유가 이럴진대, 누가 누구에게 집에 돌아가라고 한단 말인가.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책 속에도 나온다. 걷기 시작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잠잘 곳을 청하느라 어느 부부의 집을 찾았을 때, 그런 일이 벌어진다. 집주인인 남자는 엠마의 신분증을 살핀 뒤 묻는다. “가족들이 허락을 해주었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는 대꾸한다. “그러면 집으로 돌아가는 게 낫겠구먼. 여기서 재워줄 수는 없어요.” 이 대사는 실제로 책 속에 나오는 문장이고, 그런 사람들의 편견을 이겨냈다는 점을 높이 사기 위한 제목일지는 모르지만, 애석하게도 편견을 답습하는 인상이 훨씬 강하다.
 
<할머니, 그만 집으로 돌아가세요>는 엠마의 트레일 걷기와 남편과 이혼한 뒤 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시를 쓰던 삶을 교차해 보여준다. 그리고 한때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이 땅은 사람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적었던 그 곳을. 엠마는 결국 완주했고, 엠마 덕분에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우리도 책 속에서 엠마를 따라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함께 걸어보면 어떨까.
 
외국어 잘 하는 법
3.『외국어 잘 하는 법』 / 지노 에이이치 지음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펴냄
 
▶ “외국어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저자의 외국어 학습조언” –표정훈 (한양대 교양학부 교수)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땐 문법이나 단어를 떠올리고, 또 실제로 그렇게 공부하지만, 저자는 외국어 학습 동기와 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왜 외국어를 배워야 하고, 어디까지 외국어 지식을 활용할 것인지, 목표의식을 명확히 해야 한정된 인생에서 효율적으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 점이 외국어 콤플렉스를 느끼던 자신이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된 첫걸음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배우고 싶은 외국어가 결정되면 다음으로 그 외국어를 어느 정도 습득할 생각인지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읽고 쓰고 말하기, 이렇게 세 가지 모두를 구사하려면 언어 난이도에 따라 3년에서 5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필요도 없는 언어를 단순히 교양을 위해 서너 가지나 배우는 것은 커다란 낭비며 또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면 될 언어를 쓰거나 말하기까지 하려고 하는 것도 아깝고 쓸데없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의 문법을 익히는데 어려움을 느끼지만 외국어 학습에 필요한 문법은 수단으로서의 실용적 문법이지 목적이 되는 학술적 문법과는 다르다. 보조수단이지 그 자체가 학습의 목적이 아닌 것이다. 또 문법은 무턱대고 암기하는 것보다 자신이라면 이런저런 식으로 기술할 거라 생각하면서 공부하기를 제안한다.
 
외국어마다 나름대로의 학습법이 각자 존재하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비결’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비결로 여러 언어를 정복한 수많은 전기 속 인물들과 저자가 증명해준다. 새해에 외국어 배우기를 다짐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지금이라도 그 다짐을 실현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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