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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문재인 후보가 일심회 은폐하려 국정원장 사퇴시켜?"…확인해 보니

[사실은] "문재인 후보가 일심회 은폐하려 국정원장 사퇴시켜?"…확인해 보니
25일 대선 후보 4차 토론에서도 일심회 사건이 논란이 됐습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엉뚱한 주장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을 사퇴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위키리크스에 다 공개가 됐다."며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찾아보라."고 권유하기도 했지요.

일심회 사건은 지난 2006년 10월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간첩단 사건입니다. 공안당국은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로 386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구속했습니다. 일심회는 당시 이 간첩단 사건의 핵심인 장민호 씨가 만든 비밀조직의 이름이었지요. 장 씨와 최 모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등 5명은 지난 2008년 대법원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확정돼 징역 3~7년형을 받았습니다.

간첩단이 적발됐다는 소식보다 더 논란이 됐던 것은 김승규 당시 국정원장의 사임이었습니다. 김 전 원장은 이들이 체포된 지 3일만인 10월 27일 갑자기 그만뒀는데 이를 두고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이른바 '청와대 386 인사'들이 간첩 수사와 관련해 국정원에 외압을 넣었고 이로 인해 김 전 원장이 사임하게 됐다는 논란이었지요. 홍준표 후보의 주장은 결국 10여년 전 논란을 이번 대선에 끌어 들인 셈인데, 그 발언의 진위를 따져봤습니다.

● "위키리크스에 다 공개돼 있다" – 사실&거짓
[사실은] 문재인 후보가 일심회 은폐하려 국정원장 사퇴시켜?…확인해 보니
위키리크스에는 김승규 전 국정원장의 사임과 관련한 두 가지 문건이 공개돼 있습니다. 하나는 2006년 11월 1일 작성된 '한국의 새 정보 책임자 지명(KOREA'S NEW INTEL CHIEF NAMED)'이고 다른 하나는 2006년 11월 9일 당시 한나라당 대선 주자로 꼽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의 대화를 담은 외교전문이었습니다.

먼저 이 문건들에 당시 청와대의 외압 의혹이 담긴 것은 맞습니다. 이 두 문건을 작성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는 "일부는 김승규의 사임을 두고 10월 26일 청와대 내부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말한다."고 적었습니다. 손학규 전 지사와의 대화를 적었다는 문건에서도 "손 전 지사는 김승규 전 원장의 독립적인 간첩단 수사가 그의 사임 배경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다입니다. 홍준표 후보가 주장한 "6개 그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김 전 원장이 사퇴 압박을 받았다."든지 "당시 청와대 내 386 인사 등에 의해 사건이 은폐됐다."는 등의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청와대는 이런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지요. 이 외교전문이 당시 정치권에 떠도는 의혹들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서입니다. 물론 확실한 것은 문건 어디에도 홍 후보가 주장하는 '문재인'이란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그때는 청와대에 있지도 않았습니다" – 사실
[사실은] 문재인 후보가 일심회 은폐하려 국정원장 사퇴시켜?…확인해 보니
문재인 후보는 25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일심회 사건이 또 논란이 되자 "그때는 청와대에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확인 결과 이 주장은 사실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2005년 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뒤 청와대를 떠났습니다. 다섯달 정도 뒤인 2006년 10월 27일 정무특보로 임명되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청와대 일을 재개하며 비서실장을 맡은 건 2007년 3월부터였지요.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사퇴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건 2006년 10월 26일 청와대 안보관계장관회의입니다. 이 회의 시점에는 문 후보가 청와대 관련 직책을 맡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청와대 압력이 있었다."고 밝힌 언론 인터뷰 등을 근거로 문재인 후보의 개입설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홍준표 후보가 김 전 원장의 인터뷰 기사라며 주장하는 것은 지난 2012년 5월 30일자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김 전 원장은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참모 대부분이 일심회 수사를 그만두라고 압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폭로 기사에는 또 "혹시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수사를 반대했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한 김 전 원장의 대답은 "문 전 실장은 아니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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