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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위 직원 "블랙리스트, 문화 예술인들에 사과하고 싶어"

예술위 직원 "블랙리스트, 문화 예술인들에 사과하고 싶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직원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적용하라는 압박 때문에 지원금이 공정하게 배분되지 못했다면서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예술위원회 부장 홍 모 씨는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취지로 말했습니다.

홍 씨는 "지원 배제 사실을 시인하며 많은 문화 예술인에게 사과드리고 싶다"며 "이런 상황이 창피하고, 문화예술을 공정하게 지원해야 할 예술위원회의 조직원으로서 이 일에 연루된 것을 창피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지원 배제를 둘러싼 당시 예술위원회 내부 분위기를 묻자 홍 씨는 "오랜 기간 사업과 지원을 해왔고 예술가들과 맞닥뜨려 사업하는 게 예술위원회 직원들"이라며 "지원 배제 상황이 벌어진 뒤로는 직원들이 현장에서 예술가들을 만나기도 두려워했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어려운 기초 예술을 지원해서 문화예술을 진흥시킨다는 긍지를 갖고 업무를 했던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이런 일을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2015년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에서 근무하면서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홍 씨는 문체부의 요구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 단체나 인물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체부의 지원배제 지시를 알고 있었나"라고 묻자, 홍 씨는 "한 예를 들면 무대예술 전문 인력을 지원하는 사업에 지원배제 요청이 와서 담당자들이 굉장히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홍 씨는 또 "지원 신청서를 받은 현황을 문체부에 이메일로 보내고 이후에는 전화 등으로 지원배제 요청이 왔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실제로 청와대에서 지시가 왔는지 직원들은 알지 못했으나 루머로 '청와대나 국가정보원을 통해서 문체부를 경유해 지시가 내려온다'는 게 직원들 사이에 알려진 내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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