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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 화장품 팔아요"…외국인 고용해 국내 되팔기 성행

<앵커>

면세점에서 물건을 산 뒤 이를 국내에서 되파는 불법행위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처벌할 수 있는 법규정이 없어서 탈세와 유통시장 혼란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송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한 면세점. 개장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향한 곳은 화장품 코너. 한 남성이 대놓고 돈을 나눠주고, 이를 받은 외국인들이 화장품 세트를 사들입니다.

[시내 면세점 직원 : (어느 분까지죠? 이 뒷분이요?) 아뇨, 이 세분이요.]

사온 화장품은 면세점을 나오자마자 수거돼 승합차에 실립니다. 차량을 따라가 봤습니다. 호텔이나 공항이 아닌 성동구의 한 상가 건물에 도착합니다. 사무실 안에는 이미 다른 면세품들로 가득합니다.

[건물 관계자 : 화장품 내리는 거예요, 화장품. 그리고 다시 택배로 나가고 또 짐으로 나가고 그래요.]

시내 면세점에서 국산 면세품을 살 경우 곧바로 인도받을 수 있는데, 이를 악용해 빼돌린 겁니다. 면세점에선 항공권을 확인하지만 물건을 구매한 뒤 항공권을 취소하는 방식이 이용됩니다. 실제로 최근 2년여 동안 국산 면세품을 사고 항공권을 취소한 외국인이 8천 명이 넘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 : 일부 여행사 사장님이 무자격 가이드나 여행객을 고용해서 물건을 사죠. 일당이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이렇게 사모은 제품은 부가가치세 면세와 구매 할인 등으로 일반 제품보다 30%까지 저렴합니다. 확보된 제품은 국내에 유통되거나 중국 등으로 밀수출되는데, 최근 중국 통관이 까다로워 지면서 국내유통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실제 면세 화장품을 판다는 한 업체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면세화장품 판매자 : (화장품) 지금 2세트 남아 있는 거예요. 저희가 면세점에서 다 갖고 온 거라 정품 맞아요.]

공공연하게 탈세와 유통질서 혼란이 자행되고 있지만, 밀반출한 외국인을 처벌할 법 규정조차 없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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