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5월 황금연휴?…중소기업 절반은 "휴가 없다"

친절한 경제입니다. 4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그리고 다음 주면 5월이죠. 5월 초에는 많이들 아시다시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빨간 날들이 쭉 이어집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까만 날들 휴가를 내면 길게는 열하루까지 쉴 수가 있다고,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이런 기사들이 눈에 띕니다. 그런 분들은 정말 부럽습니다.

그런데 "난 연휴 못 쉬는데, 정말 그렇게 쉬는 사람이 많을까, 얼마나 될까?" 궁금하신 분들 있으실 겁니다. 그래서 중소기업 250곳에 물었습니다.

다음 주, 다다음 주에 검은 날, "연휴 아닌 날 쉬는 회사 손들어보세요." 그랬더니 54%가 '하루나 혹은 그 이상 쉰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안 쉰다'가 30%, '모르겠다'가 16%였는데, 이제 다음 주인데, 쉴지 안 쉴지 모르겠다는 건 안 쉰다는 이야기죠.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직원 중의 절반은 연휴에 까만 날은 다 일한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쉰다는 회사도 검은 날이 사흘 있는데 그중에 며칠을 쉬냐고 물었더니 '하루 쉰다'는 회사가 30%로 가장 많았고, 큰 대기업들처럼 '사흘 다 쉰다' 그래서 열하루를 연휴 만들 수 있다는 중소기업은 전체 중소기업의 단 4%, 그러니까 응답한 250곳 중의 열 곳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중소기업 절반은 다음 주 검은 날은 다 일하고, 쉬는 회사도 하루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포인트는 지금부터입니다.

재미있다는 말이 어폐가 있는데, 중소기업 다니는 분들, 그러면 빨간 날은 제대로 쉬느냐, 이걸 또 물었습니다. 아까는 질문을 검은 날 중에 며칠 쉬냐고 물어봤잖아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빨간 날은 당연히 쉰다고 생각을 한 건데, 사실은 또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빨간 날이 나흘 있죠. 그런데 5월 1일 근로자의 날은 전체의 3분의 1이 일을 합니다.

석가탄신일은 4분의 1이 일을 하고, 어린이날은 그나마 제일 낫습니다. 9명 중의 8명이 쉬고 11%, 1명은 일을 합니다. 그리고 5월 9일, 대선일은 절반이나 일을 합니다.

이렇게 보면 5월 1일부터 9일 사이에 누군가는 황금연휴를 보내는 그 시기에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검은 날 휴가 내는 건 고사하고 빨간 날에도 제대로 못 쉬는 경우가 30~50%까지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회사들한테 못 쉬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납품할 날짜 맞춰야 돼서 쉬게 못 한다. 그리고 회사 쉬면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는 답이 거의 비슷하게 30% 안팎이 나왔습니다.

조사를 한 데가 중소기업 모임인 중소기업중앙회인데, 대기업들이 쉬는 데가 많으면서도, 납품 기한은 늦춰주질 않아서 중소기업은 일을 해야 한다. 이런 분석을 내놨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중에 대기업에 일하는 사람은 10% 정도밖에 안 되고요. 90%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왜 젊은 사람들 중소기업 안 가고 매일 대기업만 보냐, 공무원만 찾냐, 이런 이야기 하는 분들도 있지만, 월급도 월급인데 이렇게 연휴 쓰는 것만 봐도 복지에서도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도 큰 몫을 합니다.

대선 주자들이 중소기업 살리겠다는 이야기 앞다퉈서 하는데, 풀어야 할 부분이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굉장히 많은 복잡한 숙제입니다. 저도 다음 주 내내 검은 날 빨간 날 내내 나옵니다. 휴가 못 가는 분들 다 파이팅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