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19대 대선 후보자들의 선거 벽보가 유권자들의 통행이 잦은 건물이나 외벽 등 전국 8만 7,600여 곳에 부착됐습니다. 이번 대선에는 역대 가장 많은 15명의 후보자가 참여해, 벽보를 일렬로 붙이면 사상 최장인 10m가 넘습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역대 선거에서 화제가 됐던 벽보들을 살펴봤습니다.
■ 벽보에 처음 등장한 '보통사람'의 미소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대선 주자들은 모두 미소 짓는 사진을 벽보에 활용했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고 있습니다. 대선주자들은 대개 웃고 있는 모습을 선거 벽보에 활용합니다.
하지만, 1987년 제13대 대선 이전까지는 후보자들이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웃음기가 없는 무표정한 모습이거나 근엄함을 강조하는 벽보가 대세였습니다.
대선 벽보에서 처음으로 이를 드러내며 웃는 사진을 사용한 후보는 노태우 전 대통령입니다. 여기에 한쪽 팔을 들어 올린 역동적인 동작까지 더해져 이목을 끌었습니다.
■ '남장' 여성 후보의 등장, 벽보 속 캐릭터 전쟁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에는 제13대 홍숙자 후보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여성 대통령 후보가 등장했습니다. 김옥선 무소속 후보입니다. 그런데 제14대 대선 선거 벽보가 공개되자 김 후보의 벽보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김 후보의 선거 벽보 속 사진이 영락없는 남성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김 후보는 '남장'을 한 여성으로 대선 출마 이전에도 3선 의원을 지낸 바 있습니다.
2000년 제16대 총선 벽보에는 추장과 허준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최성권 민주국민당 후보는 추장 복장을 한 채로 벽보에 등장했습니다. '추장으로 변신한 배짱의 사나이를 국회로 보내 실컷 부려먹자'라는 슬로건도 화제가 됐습니다. 같은 해 최광 민주국민당 후보는 벽보에서 드라마 허준 패러디를 선보였습니다.
2004년 총선에는 왕비 캐릭터를 살린 후보자도 등장했습니다.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출마했던 뮤지컬 배우 곽민경 후보는 '왕비 옷'을 입은 벽보 사진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 눈길을 사로잡은 '파격' 선거 벽보
이외에도 유권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파격적인 선거 벽보들이 있습니다. 제15대 총선에는 '누드 벽보'를 선보인 후보자들이 있습니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는 벽보 속 특이한 슬로건과 복장으로 화제가 된 후보도 있습니다. 바로 국태민안호국당 후보로 출마한 김길수 후보입니다. 김 후보는 법복을 입은 채 '불심으로 대동단결'이라는 슬로건으로 유권자들의 기억에 남아 지금까지 각종 패러디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후보자의 선거 벽보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까요?
(기획·구성: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