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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말고 일하라'는 게임업체…노동법 위반 논란

유명 게임업체가 장기간 초과근무 강요, 목표 미달시 수당 박탈 등 노동법 위반 소지가 다분한 근무 계획을 하달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위메이드아이오의 '이카루스 모바일' 개발팀은 올해 11월 말로 예정된 개발 완료 일정이 끝날 때까지 연속해서 '크런치 모드'로 일하도록 하는 근무 계획을 최근 팀원들에게 하달했다.

크런치 모드는 게임업계에서 쓰는 용어로, 게임 출시 직전 고강도 근무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이 팀 소속 근로자들의 평일 근무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평상시 야근이 원칙적으로 의무화된다.

저녁 식사 시간은 30분만 쓸 수 있다.

또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반드시 출근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 시간을 채워야 한다.

어린이날(5월 5일)과 추석 연휴 사흘간(10월 3∼5일)을 제외한 휴일은 모두 근무 예정으로 못박혀 있다.

오는 대통령선거일(5월 9일)도 투표 후 정오까지 전원 출근해야 한다.

일요일은 '선택적 근무'로 돼 있고 출근 시간은 자유지만 반드시 9시간 이상 일해야 한다.

선택적 야근이나 선택적 주말근무가 인정되는 경우는 육아나 건강 등 개인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한다.

즉 원칙적으로 매일 야근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주말과 공휴일에도 쉬지 않고 연속해서 일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또 휴일이나 토요일에도 쉬려면 연차휴가를 써야 한다.

"휴가 사용은 병가·경조사 외 최대한 자제"라는 지침도 있다.

공지된 근무 계획에는 "개발 이슈로 연내 출시 불가시 수당 반납"이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

목표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초과근무 수당을 반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와 노동계에서는 이런 근무 계획이 노동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즐겨 쓰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도 회사 측 조치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다.

이에 대해 모회사 위메이드 관계자는 "개발팀에서 내부적으로 잘해보자는 뜻으로 진행했던 것으로, 회사 차원에서 지적된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수정 보완하려고 한다"며 "완성도 높은 게임을 위해 공을 들이려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일방적으로 야근을 강요하고 압박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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