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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文 복지 공약 대폭 삭감" 논란…확인해보니

<앵커>

<사실은> 코너에서는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공방이 벌어진 여러 가지 발언의 사실관계를 계속 점검해보고 있습니다. 오늘(20일)도 어제 토론에서 쟁점이 된 발언들을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박세용 기자, 먼저 심상정 후보의 말인데, 문재인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문재인 후보의 복지 공약이 주말 사이에 대폭 축소됐다는 주장을 했잖아요. 사실입니까?

<기자>

일단 어제 토론회에서 복지공약 후퇴 논란,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심상정/정의당 후보 : 아동수당 2분의 1로 줄이셨더라고요. 청년수당은 7분의 1로 줄였고, 육아 예산은 4분의 1로…. 노인기초연금은 3분의 2 수준으로 대폭 삭감했습니다. 모르고 계세요?]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후보 : 그것을 처음 발표한 건데 그것을 줄였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심상정 후보의 얘기는, 문 후보 측이 지난 주말 사이에 아동수당의 경우에는 5조 2천억 원에서 거의 절반을 줄였고, 청년수당 같은 경우에는 3조7천억 원에서 5천4백억 원으로 금액을 대폭 삭감했다는 겁니다.

수치가 어디서 나왔는지 저희가 확인을 해보니까, 막대가 기다란 부분, 금액이 많은 부분은 지난 13일 문재인 후보 측에서 선관위에 처음 공약을 제출한 날입니다.

그 자료에 들어있던 숫자였고요. 그리고 막대기가 짧은 것, 금액이 줄어든 부분은 지난 17일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식적으로 공개된 숫자였습니다.

<앵커>
자, 그럼 13일하고 17일 사이 액수가 많이 줄었으니 이게 복지공약 후퇴라는 게 심상정 후보의 주장인 모양인데 일리가 있는 건가요?

<기자>

복지 공약 후퇴라고 말하기는 사실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면 심상정 후보가 공약 후퇴의 근거로 든 아까 말씀드린 13일자 숫자, 그게 문재인 후보의 공식적인 최종 공약이 아닙니다.

또 이것을 유권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도 없었고요. 사실 13일에 문 후보 측이 선관위에 공약을 제출한 것 말고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 기자회견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아동수당, 그리고 청년수당은 아래쪽 막대기가 더 늘어났죠. 금액이 더 올라간 겁니다. 

물론 육아휴직과 기초연금 예산은 줄어든 게 사실이기도 합니다. 문 후보 측의 복지 공약 정리가 막판에 좀 깔끔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17일 홈페이지에 공개된 뒤에 숫자가 바뀐 적은 없거든요. 공약 후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공약 후퇴는 일단 아니다, 다만 청년수당 같은 경우도 나왔지만 두 배로 늘었다 줄었다… 공약을 발표하는 그 사이에, 이건 좀 짚어볼만한 내용이 아닌가 싶긴 합니다.

두 번째, 토론에서 대북송금 문제가 많이 거론됐잖아요. 홍준표 후보가 통일부 자료를 가지고 노무현 정부 때 북한으로 넘어간 현물이나 돈 등이 44억 달러다, 이 얘기를 꺼내서 공방이 벌어졌는데, 이건 또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먼저 발언부터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 :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현금하고 달러, 현물하고 넘어간 게 통일부 자료를 보면 44억 달러가 나옵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후보 : 그 금액은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더 많았죠.]

오늘 기자들 문의가 상당히 많아서인지, 통일부가 자료를 만들어서 조금 전 저희에게 보내왔습니다.

일단 사실로 볼 수 있고요, 자료를 보시면 노무현 정부 때 정부차원에서 보낸 현물이 17억 달러 정도가 됩니다. 여기에다 민간 차원의 현금, 현물이 따로 있거든요. 이걸 다 합치면 총액이 43억5천 만 달러 정도됩니다.

아까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 시절에 44억 달러를 보냈다고 했으니까, 민관 총액으로 따지면 거의 비슷한 게 사실입입니다. 

또 한 가지 아까 문재인 후보가 답변하기를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대북 지원을 더 많이 했다고 했는데, 이건 통일부 자료로 봤을 때 사실과 달랐습니다.

<앵커>

홍준표 후보가 지난번 토론에서도 얘기했듯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 달러 뇌물을 받았다는 얘기를 반복해서 하고 있잖아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이 640만 달러 발언도 토론 발언부터 들어보시죠.

[홍준표/자유한국당 후보 : 지난번 토론 때도 640만 달러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 얘기를 하니까 책임져라, 책임지겠습니다.]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후보 :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이 아니면 내가 후보 사퇴하겠습니다.)]

후보 사퇴 얘기까지 하고 있는데요, 홍 후보가 이 얘기를 하는 근거가 2009년 당시 대검 중수부장 이었던 이인규 중수부장이 발표한 수사기록을 근거로 한겁니다.

당시 기록을 보면 박연차 씨가 정상문 전 비서관에게 100만 달러,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500만 달러, 딸 정연씨에게 40만 달러를 보낸걸로 나옵니다.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한 적은 없었고요, 갑자기 서거하면서 수사 자체가 중단됐고, 재판에 넘겨지지도 않았습니다.

두 후보 모두 토론할 때마다 사실이다, 아니다 논쟁만 거듭하고 있는데, 확실한 것은 재판에서 확인된 사실은 없다, 이거 하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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