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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다시 선 레이스…'금녀의 벽' 깬 70세 마라토너

SBS뉴스

작성 2017.04.19 10:42 조회 재생수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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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금녀의 벽'을 깬 여성 마라토너가 50년 전 갖은 수모를 겪으며 도전했던 그 대회에서 다시 달렸습니다. 감동의 레이스에 박수 갈채가 쏟아졌습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 여성 마라토너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마라톤 최초의 여성 참가자, 캐서린 스위처 할머니입니다.

4시간 44분 31초.

70살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기록입니다.

[좋은 경기였어요!]

출전번호 261번, 50년 전에 달았던 바로 그 번호입니다.

50년 전 1967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스위처 씨는 여성으로 최초로 보스턴마라톤에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여성이란 걸 뒤늦게 알아챈 경기감독관이 목덜미를 낚아채고 출전번호를 찢으려고 했습니다.

[캐서린 스위처 (70세)/보스턴마라톤 최초 참가 여성 : 경기감독관이 버스에서 내려 뛰어오더니, 날 잡으며 소리쳤어요. "당장 출전번호표 내놓고 나가라"고요.]

감독관 제지를 뚫고 42.195km를 모두 달렸지만, 결국 실격 처리됐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여성이 노출이 있는 운동복을 입으면 성범죄와 폭력 같은 사회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며 여성의 마라톤 참가를 엄격히 금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도전은 헛되지 않았습니다.

5년 뒤 보스턴마라톤 조직위는 여성 참가를 허용했고, 1984년엔 여자마라톤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도 채택된 겁니다.

'금녀의 벽'을 깬 그녀를 기리기 위해, 보스턴체육협회는 '261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캐서린 스위처 (70세)/보스턴마라톤 최초 참가 여성 : 내가 그렇게 달리지 않았다면, 아무도 여성이 그렇게 먼 거리를 뛸 수 있다고 믿지 않았을 겁니다. 전 완주해야만 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SBS 비디오머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