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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안철수 부인 '1+1의혹'…'특채'와 '특혜'사이

공정의 기준

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작성 2017.04.18 10:45 수정 2017.04.18 11:30 조회 재생수5,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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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안철수 부인 1+1의혹…특채와 특혜사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 씨에 대한 서울대 의대 교수 특혜 채용 의혹을 쟁점화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아들 특혜 취업 의혹에 대한 맞불 성격입니다. 핵심은 지난 2011년 안철수 후보가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으로 초빙되면서, 부인인 김미경 씨까지 교수로 함께 특혜 채용된 것 아니냐는 이른바 ‘1+1 의혹’입니다.

● "자격 미달…채용 절차도 의심"

민주당 측이 의혹의 근거로 공개한 문서는 2011년 6월의 서울대 정년보장교원 임용심사위원회 회의록입니다. 6월 2일 회의록에는 "(김미경 교수에게 추천한) '생명공학정책' 분야가 새로운 학문분야인 점을 고려해도 최근 3년간 연구실적이 미흡해 전문성을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논문 3편을 검토한 후 차기 회의에서 의견을 제시하기로 함"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또 "(김 교수의 임용을 요청하는) 단과대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해당 후보자(김 교수)를 정년보장 교수로 추천하면 심사기준에 대한 내부 비판과 대외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위원회는 이로부터 11일 뒤인 6월 13일에 다시 한번 회의를 열었고 이 회의에서 김 교수 정년보장임용 심사 안건은 찬성 8, 반대 6으로 가결됐습니다. 회의록에는 "위원 3명이 모집분야 관련 논문을 검토한 결과,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이론 정리는 잘 돼 있으나 생명공학정책이 새로운 분야이므로 독창적 우수성을 판단하기는 어려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민주당은 또 김 교수가 임용된 뒤 '서울의대를 사랑하는 교수모임'이 서울대 의대 교수들에게 보냈다는 서신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서울의대 교수님께'로 시작하는 해당 서신에는 "김미경 교수가 생명공학정책 전공 교수로 임용됐다고 한다", "워낙 생소한 전공이라 논문을 검색했더니 놀랍게도 생명공학 또는 정책과 관련한 논문을 한 편도 찾을 수 없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 "안 교수(안철수 후보)가 부인의 정년보장 정교수직을 강력하게 요구해 관철시켰다고 한다"는 내용과 함께 "많은 교수가 분노하는 만큼 김 교수의 임용 과정을 해명해달라"는 요구도 담겨 있습니다.

김미경 교수의 자격 논란과 함께 채용 절차부터 석연치 않단 의혹도 나왔습니다. 김 씨가 특별채용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지원서를 제출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남편 안철수 후보와 함께 끼워팔기식으로 채용이 결정됐다는 사실을 알고 미리 서류를 준비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자격 충분…외압 없었다"

국민의당은 채용 계획 전 지원서 제출 의혹에 대해 서울대가 당시 채용 계획을 확정하기 전이었지만, 이미 한 명을 뽑기로 결정한 상태였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김미경 교수가 성균관대 의대 부교수로만 8년을 근무했고, 미국 뉴욕 주 변호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인재라면서 융합 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교수로 근무할 충분한 자격을 갖췄음이 입증됐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김미경 교수는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서울대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이었기 때문에 전문인력 특채 차원에서 수평이동을 했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특혜 채용과 특별 채용은 다르다. 특혜 채용은 불법적 요소가 있는 것이고, 특별 채용은 합법적인 특별한 절차에 의한 것이다. 또한 특혜와 특별은 수질이 다르다. 애써 문준용 씨의 특혜 채용 의혹에 물타기를 해 봤자 섞이지가 않는다.”고 받아 쳤습니다.

안철수 후보도 직접 나서 "임용 비리나 취업 비리는 둘 중 하나다. 하나는 정치권력으로 외압과 압력을 행사해 임용되게 하거나 취업되도록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돈으로 매수하는 게 있을 수 있다.”면서 "제가 그때 카이스트 교수였다. 무슨 정치 권력과 압력을 서울대에 행사했겠느냐.", "제가 심사위원을 돈으로 매수했겠느냐."고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 정책적 고려?
김미경지난 2012년 국정감사에서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김미경 교수 채용을 안철수 교수 채용과 별개로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미경 교수가 적절한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1차적인 형태의 특혜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의원들은 “1차적인 특혜, 즉 직접적인 특혜라고 하기엔 절차를 다 갖췄지만 간접적이고 정황적인 특혜는 인정한다는 얘기냐?” 라고 추궁했습니다. 오 총장은 “뭐라고 답을 드려야 될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부분은 법적 또는 절차적인 면에서는 정당하다” 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안철수 교수 채용 과정에서 ‘동기 부여’가 돼서 김미경 교수를 채용했다.”라는 말을 세 차례나 했습니다.

SBS가 확인한 서울대 내부 회의록에는 김미경 교수의 채용은 "학교의 정책적 고려"라는 표현이 있었습니다. 또 "우수한 교수를 초빙하기 위해 부부를 함께 스카우트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라는 기록도 있었습니다. 안철수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사실상 김미경 교수도 함께 채용하는 논의를 했다는 맥락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안철수 후보 측은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종합해 볼 때 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 성과 논란이 일부 있긴 하지만 앞서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했던 점을 감안하면 자격에 결정적 하자가 있다고 보긴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정책적 고려’입니다. 서울대가 안철수 교수라는 인재를 초빙하기 위해 일종의 ‘인센티브’로 부인인 김미경 교수까지 함께 채용했다면 설사 법적, 절차적 문제가 없다 해도 이를 과연 ‘공정한 채용’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공정’이라는 가치를 중시했던 안철수 후보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 법(法) 아닌 '공정의 잣대'

최근 사회 문제가 됐던 고위층 자제의 로스쿨 특혜 입학 논란이 이와 유사합니다. 전·현직 대법관을 비롯한 고위층 자녀들이 로스쿨 입학 때 자기소개서에 부모 이름이나 신분을 의도적으로 적어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성적이 비슷하면 사실상 자기소개서나 면접이 당락을 결정하게 되는데 고위층 자녀라는 점이 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겁니다. 학교 입장에서 볼 때 같은 조건이라면 유력 집안의 자제를 입학시키는 게 여러 모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몰론 입시와 채용을 동일선 상에서 보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적용되는 법규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정책적 고려’라는 게 있었다면 당시 서울대 역시 김미경 교수를 채용하는데 있어 본인의 역량 외에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일 경우, 로스쿨 특혜 입학 의혹으로 들끓었던 우리 사회의 정서상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17일 첫 공식 유세에서 "청년의 꿈을 뺏는 3대 비리인 입시 비리, 병역 비리, 취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면서 "국민이 공정하다고 인정해주시는 그날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불공정과 전면적으로 투쟁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유권자들은 법적 잣대가 아니라 안 후보가 강조한 바로 그 ‘공정의 잣대’에서도 부인 김미경 교수 채용이 문제가 없는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