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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농협 "김영란법 때문에 한우값 떨어져"…소매가는 '그대로'

친절한 경제입니다. 오늘(17일)은 먹거리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우선 소, 한우 이야기인데요, 김영란법,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이제 반년 됐습니다. 농협이 이 법 때문에 솟값이 너무 떨어져서 소 키우기 힘들다는 발표를 내놨습니다.

농가에서 소 한 마리 팔아서 버는 돈이 원래는 작년 9월 말에는 670만 원씩 했었는데, 그 이후로 매달 값이 쭉 떨어져서 반년 정도 만에 지금은 570만 원, 그러니까 한 100만 원 가까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결과적으로는 농협은 이걸 근거로 들어서 한우 산업을 살리기 위해서 농축산물은 김영란법에서 빼자, 이런 주장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한번 뒤집어서 생각을 해보죠.

한우는 보시다시피 산지 가격은 14% 정도 떨어졌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마트나 매장가서 고기를 살 때도 그 정도 가격이 떨어졌어야 되는 거겠죠. 정상적으로 본다면.

그런데 그렇게 느끼는 분 계신가요? 아마 없으실 겁니다. 떨어지질 않았으니까요. 등심 1등급이 작년 9월 말에 100g에 7천900원 정도 했었는데, 지난 주말도 7천700원, 200원밖에 안 떨어졌고, 갈비는 오히려 200원이 올랐습니다.

농촌에선 솟값이 떨어지는데, 도시에선 안 떨어진다. 이게 뭘까, 유통 관계자들에게 물어봤더니 예상했던 대답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등심하고 갈비는 워낙 인기가 많은 부위잖아요. 그래서 중간 도매상들이 이 등심하고 갈비는 사서 얼려놓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돌고 있답니다.

잘 얼리면 1년 정도는 맛에 문제가 없이 보존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올 추석까지 버틴다고 보고, 한마디로 사재기를 하는 거죠.

그랬다가 혹시 다음 정부 들어서서 김영란법을 풀어주기라도 하면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거란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한우 잘 안 팔리는 건 마음 아픈 일이지만, 김영란법 문제라기보다는 중간 도매상들 장난질이 더 문제 아닌가, 오히려 그 부분에 대한 문제를 농협이 짚어야 될 때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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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말씀드릴 먹거리는 설탕입니다. 가정에서 설탕 먹는 게 3년 만에 40%나 줄었다는 소식입니다.

달게 먹으면 좋을 거 하나 없다. 이런 인식이 갈수록 많이 박혀서, 저도 그렇고 아마 시청자분들도 시장이나 마트서 산 설탕 봉지 딱딱하게 다 굳을 때까지 다 못 먹는 경우 꽤 많으실 겁니다.

정부 통계가 나왔는데, 2013년에 시장이나 마트서 설탕이 2천300억 원어치가 팔렸었는데, 재작년에 1천600억 원으로 확 깎였고요. 작년에는 1천400억 원대까지, 그러니까 40%, 3년 사이에 소비가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이건 가정에서 먹는 것만 친 거고요. 전체 설탕 소비의 90%는 식당이나 빵집 이런 데서 대량으로 사서 쓰는 건데, 그것도 역시 다른 재료를 쓴다거나, 아니면 당을 아예 덜 넣는다거나, 업체들도 여러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래야 할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70년 전만 해도 1년에 설탕을 종이컵 반 컵 정도, 지금 보시는 정도 먹고 살았는데, 지금은 1년에 26kg을 먹습니다.

한 사람이 설탕을 쌀포대 20kg짜리 큰 거 하나 이상 먹고산다는 이야기인데, 바꿔야죠. 한때는 맛 쉽게 내는 방법으로 설탕이 널리 쓰이기도 했었습니다마는 건강 문제도 있기 때문에 보시는 것처럼 바이바이를 해야 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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