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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7억' 제자 인건비 빼돌린 유명 교수…기막힌 해명

<앵커>

제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진 못할망정, 오히려 제자들의 인건비를 가로채는 대학 교수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한 교수가 이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는데, 취재기자에게 밝힌 교수의 해명이 더 기막힙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조기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도로 장애물 관련 연구 용역 과제입니다.

모 대학의 석·박사급 연구원 6명이 1년 넘게 연구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용역 과제' 활용 업체 관계자 : 고속도로에 사람이 걸어가고 있으면 굉장히 위험 하잖습니까. 그런 걸 (레이더로) 감지한다든지….]

이 연구를 위해 인건비 5천여만 원을 포함해 모두 4억 9천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연봉으로 치면 연구원 한 명당 8백만 원 남짓한 돈인데,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의 지도교수인 A 교수가 전체 인건비의 90%를 혼자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A교수가 제자들이 만들어온 통장과 현금카드를 자신이 보관하고 있다가, 인건비가 입금되면 현금을 인출하거나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했습니다고 전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10년 동안 A교수가 20여 건의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이런 식으로 빼돌린 석·박사 제자 11명의 인건비는 7억 3천여만 원에 달했습니다.

A교수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교통신호 위반에 비유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A교수/제자 연구비 횡령 피의자 : 살다 보면 교통신호도 한번씩 위반하고 그럴 수 있지 않습니까. 경찰에서 제가 잘못했다는 거 다 시인했어요. 그리고 (피해자들과) 소위 합의 다 했고요.]

경찰은 A 교수가 국내 유명 석학인데다 제자 11명 가운데 9명에게 피해를 보상했다며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영상편집 : 이홍명,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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