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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반도 미세먼지 전쟁…지구 온난화도 한몫했다?

윤영현 기자 yoon@sbs.co.kr

작성 2017.04.15 15:00 조회 재생수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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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한반도 미세먼지 전쟁…지구 온난화도 한몫했다?
올 들어 더 독해진 듯한 미세먼지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습니다.

지난 3월에만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한 달 동안 9일이나 '나쁨'(81∼150㎍/㎥)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흘에 하루꼴로 1급 발암물질을 들이마신 셈입니다.

미세먼지 상황이 악화된 데는 지구 온난화도 한몫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북극 얼음을 녹여 북극곰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던 지구 온난화.
미세먼지와 지구 온난화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 갈수록 악화되는 미세먼지의 위협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 '나쁨'(81∼150㎍/㎥) 발생 일수는 14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에 5일과 2016년에는 2일이었던 것에 비해 9∼12일 정도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한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미세먼지가 늘고있다문화체육관광부의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 관광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지표는 세계 136개국 중 130위를 기록했습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 시 차량 2부제를 실시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시행 요건이나 대상은 확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한반도의 미세먼지는 60∼80%가 중국발(發)로 알려졌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어 중국에 항의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 동북아시아 대륙에 쌓인 대기오염 물질

국내 미세먼지 발생 주범으로는 석탄화력발전소와 중국의 대기 오염 물질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지구 온난화도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진은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극 해빙의 감소가 동북아시아의 겨울철 대기오염을 악화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013년 1월, 중국 정부는 자국 화력발전소의 미세 먼지 배출을 단속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동부 지역에서는 강한 스모그 현상이 발생하면서 겨울철 대기오염이 악화됐습니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연구진이 당시 기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전체의 대기가 정체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겨울계절풍의 약화로 오염물질 쌓인 2013년미세먼지가 발생하더라도 대기가 순환하면 오염도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2013년에는 겨울 계절풍인 북서풍의 약화로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등의 오염 물질이 동북아시아 대륙에 쌓인 겁니다.

■ 북극 해빙 감소가 유발한 미세먼지

그렇다면 겨울 계절풍 약화를 불러온 원인은 무엇일까요?

2012년 9월 북극의 해빙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같은 해 겨울 시베리아에는 폭설이 내렸습니다.

조지아 공대 연구진이 이를 토대로 35년간의 기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북아시아의 겨울 계절풍 약화는 해빙 감소와 폭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해빙이 오염을 만든 과정
다시 말해, 북극의 해빙이 줄고 시베리아에 내린 폭설이 계절풍을 약화시켰고, 이는 대기 정체를 유발해 동북아시아에 오염 물질이 쌓이게 됐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북극의 해빙이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올해 1월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기오염도 극심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녹으면서 북극곰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의 위협에 놓이게 됐습니다.

중국의 대기오염, 석탄화력발전소, 지구 온난화 등 미세먼지의 주범은 다양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요소도 있을 겁니다.

사계절 내내 미세먼지와 전쟁을 치르는 한반도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세먼지 발생시키는 각종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규명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획·구성: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