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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그믐에 북폭, 5.18 유공자 공무원 싹쓸이?" 확인해 보니….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7.04.13 14:44 수정 2017.04.13 15:43 조회 재생수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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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9일 대선까지 채 3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선택의 시간은 줄고 있지만 각종 설과 가짜뉴스는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4월 북한 폭격설'과 '5.18 유공자가 공무원 자리를 싹쓸이한다'는 것입니다. 친박 성향 인터넷 신문과 방송들은 거의 빼놓지 않고 이 두 사안을 퍼뜨리고 있지요. 인터넷 신문과 방송은 해당 링크를 '복사-붙여넣기'해 메신저로 공유, 확산하기 좋은 형태여서 단체 대화방을 통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유포되고 있습니다.
[사실은] '그믐에 북폭, 5.18 유공자 공무원 싹쓸이?● "스텔스 날기 좋은 그믐, 북한 폭격 유력" – 거짓

미군의 북한 폭격이 유력하다는 특정 날짜도 돌고 있습니다. 그믐, 오는 27일입니다. 달빛이 적어 어둡기 때문에 스텔스기가 비행하기 좋다는 게 이유입니다. 물론 가짜뉴스입니다. 스텔스기는 레이더에 잘 포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둡든 밝든, 또 날씨가 어떻든 신경 쓰지 않고 비행합니다.

사실 4월 폭격설은 지난주 미국의 지상파 방송 NBC의 메인 앵커가 오산 미군기지에서 생방송을 하면서 급격히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친박 집회 사회자가 대표로 있는 한 인터넷 신문은 이런 기사를 냈지요. "'오늘밤 전투 준비가 돼 있다(ready to fight tonight)'는 작전명으로 주한미군이 전투를 대비하고 있고 이걸 생중계하려고 NBC가 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밤 전투 준비가 돼 있다'는 건 주한 미군의 오랜 구호이지 작전명이 아닙니다. 한미 동맹의 상징 구호,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처럼 평소에 자주 쓰는 말인 것입니다.

저희 8뉴스에도 다뤘지만 우리나라에는 2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대피 조치 없이 미군의 북한 폭격이 실행되기는 어렵습니다. 대다수의 외교 안보 전문가들도 미국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요. 국방부, 통일부 등 각종 정부 부처가 "현혹되지 말라"며 진화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위기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과 거짓 정보로 불안과 위기를 조장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그믐에 북폭, 5.18 유공자 공무원 싹쓸이?● "5.18 유공자가 공무원 싹쓸이" – 거짓

4월 북폭설과 함께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게 5.18 유공자들이 과도한 혜택을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막대한 보상금은 물론 연금,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고 있다는 가짜뉴스가 널려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 자리를 싹쓸이한다고 강조하지요. 하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5.18 유공자들과 유족은 5.18민주화운동관련자 보상법에 따라 보상심의회에서 보상금을 지급받았습니다. 기준도 일반 산업재해나 교통사고 피해자에 적용되는 보상 방식인 호프만 식으로 했지요. 보상금 외에 연금 등 금전적으로 지원되는 것은 없습니다. 본인 및 유가족 등에게 6개월 군복무 단축을 비롯한 병역 면제 혜택도 주지 않습니다. 국가보훈처는 "교육, 취업, 의료, 대부지원 등 다른 국가 유공자와 유사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무원 싹쓸이도 거짓입니다. 5.18 유공자뿐만 아니라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등 모두가 취업 가산점을 받습니다. 5.18 유공자만 별다른 혜택을 받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가점 과다합격을 막기 위해 전체 합격자의 30%로 그 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싹쓸이 자체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 대선 앞두고 퍼지는 이유…

'4월 북폭설'과 '5.18 유공자 과다 혜택설'을 다루는 기사들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북한 폭격 시 우리는 어떤 대통령이 필요한가?', '대한민국은 전라도 식민지'. 모두 대선을 앞둔 시점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들입니다.

미국의 전략 자산들이 한반도 근처로 대거 집결하는 상황에 위기설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차분하고 전략적인 대응을 주문하는 게 아니라 그저 위기를 조장하려는 것이라면 철저히 밝혀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특정 세력에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5.18 유공자 공무원 싹쓸이' 역시 민감한 청년 실업 문제에다 지역 감정을 조장하면서 역시 특정 집단을 세력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이런 글들을 올리는 인터넷 신문 기사들은 대개가 친박 성향 매체들입니다.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하나같이 누군지 유추가 가능한 후보를 지원하는 인상도 주지요. 대선을 앞두고 이런 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데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선이 과거와 달리 이념이나 지역구도 등이 큰 의미를 갖지 못한 채 진행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일입니다. 근거 없는 각종 설과 가짜뉴스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표 날짜가 다가올수록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거짓 정보가 더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적어도 대선까지는 단체 대화방에 올라오는 글들은 일단 한번 의심하고 보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