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유가족 막은 해수부 "감시하려는 거냐"…결국 천막 노숙

<앵커>

3년 동안 세월호 인양만을 기다리던 유가족들도 지금 목포신항에 가 있습니다. 그런데 머물 데가 없어서 항구 외곽에서 천막 노숙 중입니다. 해양수산부가 이분들이 목포신항 안에 머무는 걸 막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될 만한 말들이 나왔습니다.

조을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목포신항 부두 외곽, 세월호 유가족들의 텐트가 모인 곳입니다.

유가족 70여 명은 세면 시설도 없는 곳에서 물티슈로 버텨가며 나흘째 노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수습자 가족과 달리 유가족은 목포신항 컨테이너에 상주할 수 없다고 해양수산부가 못 박았기 때문입니다.

[이남석/故 이창현 군 아버지 : 무엇보다 세월호를 보고 싶고요. 왜 이렇게 가족들 막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갑니다. 무엇이 그렇게 감출 게 많은지.]

해수부의 입장은 한 마디로 "감시하겠다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해수부 인양추진단 대외협력팀장/지난달 28일 비공개 관계기관회의 : 그분(유족)들의 주된 바라는 게 뭐냐 그러면 작업현장에서의 증거 회수, 무단 반출, 이런 거에 대한 감시가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이 돼서, 솔직히.]

그러면서 유가족은 미수습자 가족과 달리 '당사자가 아니라'는 취지의 말도 합니다.

[해수부 인양추진단 대외협력팀장/지난달 28일 비공개 관계기관회의 : 왜 이해가 안 가시죠? 한쪽은 수습을 못 했고, 가족협의회는 아주 일부분을 제외하시고는 죄송합니다, 수습을 해서 어느 정도는 다 화장도 하시고, 미수습자 수습에 관해서는 당사자가 아니죠.]

하지만, 신체의 일부가 없이 돌아온 희생자들도 있고, 유류품을 찾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해수부는 '감시'라는 표현은 죄송하다며, 현장에 CCTV를 설치해 세월호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

조 기자, 유가족들이 배 근처까지 와서 작업을 감시하겠다는 거냐는 게 해수부의 생각인 모양인데, 타당성이 있다고 보나요?

<기자>

일단 해수부가 유가족들의 불신을 자초한 측면이 있습니다.

미수습자나 유가족이나 다 같은 참사 피해자인데 자꾸 편 가르기하고 정보를 통제한다는 점이 비판 받을 만 하고요, 세월호 선체 인양 과정에서도 원래는 선체에 구멍 2~3개를 뚫는다고 하고는 결국 140개를 뚫었고요, 진상조사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선체 부분들을 협의 없이 절단하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앵커>

어쨌든 유가족들도 그렇고 미수습자 가족들도 그렇고 이제까지 해수부의 작업들을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봤으면 좋겠다는 건데, 어쨌든 현장에 상주하겠다는 유가족과 못하겠다는 해수부, 해결방법 없을까요?

<기자>

유가족 수를 한정해서 상주를 허락할 수도 있겠고요, 혹은 선체조사위원회의 기록 활동에 소수의 유가족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와 피해자가 협의체를 만들어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하는데요,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참사 피해자들에게 신뢰를 얻을 때 이런 갈등이 불거지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앵커>

해수부 입장에서도 안 되게 하겠다는 생각은 아닐 거고 나름대로 하려고 애를 쓸 텐데, 중요한 건 신뢰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우기정)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