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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실상 끝난 민주당 경선…文 대권가도 복병은?

[취재파일] 사실상 끝난 민주당 경선…文 대권가도 복병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사실상의 승부처로 불렸던 호남 경선에 이어 안희정 후보의 안방인 충청 경선에서도 가볍게 승리를 거뒀습니다. 20만 2998표를 확보해 누적 득표율 55.9%로 현재 1위입니다. 민주당 경선의 전체 선거인단은 214만 1천 138명으로 경선이 끝난 호남과 충청의 선거인단 54만 명을 제외해도 아직 159만 명 가량이 남은 셈입니다.

순회 경선 4곳 가운데 2곳이 끝났지만 전체 표의 4분의 3은 아직 향방을 알 수 없습니다. 1위인 문재인 후보와 2위 안희정 후보의 표차가 10만 9천 217표이니까 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역전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안희정, 이재명 후보도 선거인단의 60%가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일뿐 “끝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민주당 경선 “사실상 끝났다”

한겨레신문은 오늘 자(30일) 1면에 “문재인, 충청서도 1위…5당 대선후보 사실상 확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한겨레는 “남은 영남권(3월31일), 수도권(4월3일) 경선은 문 전 대표의 강세지역이어서 독주를 저지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문 전 대표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할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아진 셈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남은 경선 영남권과 수도권 모두 문재인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강세인 지역입니다. 문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경선 득표율을) 전국 평균으로 따지면 60~65% 정도 나올 걸로 본다. 수도권 역시 60%대 기대하고 부산의 경우 70%까지도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추세는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조사의뢰 및 조사기관 : 한국갤럽 / 조사일시 : 3월21일~23일 / 그 밖의 사항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서울 지역의 경우 문재인 29%, 안희정 16%, 이재명 8%입니다. 또 부산·울산·경남이 문재인 41%, 안희정 13%, 이재명 4%, 대구·경북 역시 문재인 21%, 안희정 13%, 이재명 11%로 문 후보가 앞서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경기가 그렇듯이 ‘대선 후보 경선’이라고 하는 정치판의 한판 승부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 같은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기대하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 문재인 대권가도 순탄할까?

앞서 살펴본 대로라면 문재인 후보의 당내 경선 승리는 이변이 없는 한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그렇다면 본선은 어떨까요?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최근 1위를 내준 적이 없는 걸 보면 본선 경쟁력 또한 상당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처럼 후보가 여럿인 다자구도 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미디어오늘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긴급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양자 대결을 가정했을 때 문재인 48.0%, 안철수 42.0%로 나타났습니다. (조사의뢰 : 미디어오늘 / 조사기관 : ㈜에스티아이 / 조사일시 : 3월28일 / 그 밖의 사항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다자대결 때와는 사뭇 다른 결과입니다. 표본오차가 ±3.1%p이니까 최대 6.2%p까지는 오차 범위에 들어갑니다. 문재인, 안철수 두 대선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이런 시나리오는 ‘문재인 대 비문재인 단일후보’일 때 가능합니다.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에서 후보 단일화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이유입니다. 이미 후보를 선출한 바른정당과 내일(31일) 후보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에서는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슬슬 기싸움까지 벌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새누리당이라는 같은 뿌리를 둔 보수정당이라 단일화 가능성도 높습니다.

관건은 국민의당이 이들 보수정당과 단일화할 수 있느냐입니다. 유력주자인 안철수 후보는 일단 부정적입니다. 하지만 다른 정당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닫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적의 적은 동지인 게 정치권의 생리입니다.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거친 말까지 쏟아냈던 안철수 후보이고 보면 안 후보에게 가장 뚜렷한 적은 문 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합당한 명분만 갖춰진다면 그를 꺾기 위해 보수정당과 손을 잡지 못할 것도 없어 보입니다.

물론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인 호남민심이 영남권 보수정당과 손을 잡는 것을 용인해 주겠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칫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바꿔 생각해보면, 지금 거론되고 있는 후보단일화는 “보수-진보를 뛰어넘어 지역갈등의 두 축이었던 영호남이 손을 잡는 그야말로 정치사에 남을 빅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국민의당이 그간 주장해온 ‘친박에서 친문으로의 패권교체 저지’라는 명분과도 부합합니다.

● 가장 큰 적(敵)은 ‘反문재인 정서’

그럴 듯한 가정이지만 사실 후보단일화라는 게 그리 녹록한 게 아닙니다. 대선 때마다 후보단일화 논의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지만 성공적으로 끝났던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당장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두 주자의 후보단일화는 외형적으로만 성공했을 뿐, 내용상으로는 실패했습니다. 명분과 여론의 지지가 있어도 성사가 쉽지 않은 게 바로 후보단일화입니다.

그래도 역시 후보단일화에 가장 큰 동력은 여론입니다.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강하면 성사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고 효과 또한 배가됩니다. 하지만 여론이 시들하다면 정치권의 갑론을박, 찻잔 속 태풍에 그치기 마련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본선 대권가도에서 넘어야 할 가장 험한 고개가 바로 ‘反문재인 정서’라고 말합니다. 물론 전체 국민여론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론의 일부로, 작지 않은 크기로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문재인 후보에 비판적인 전문가들은 지난 18대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얻은 48.02%가 문 후보가 얻을 수 있는 최대치라고 주장합니다. 100% 맞는 주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문재인 후보 측에서 참고할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대권가도를 순탄히 달리기 위한 방법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반문 정서라는 장애물 자체를 약화시키거나 분산시키는 겁니다. 문 후보가 최근 개혁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비판 속에서도 ‘적폐청산’보다 ‘국민통합’에 무게를 두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집권을 위해서뿐 아니라 집권 후를 생각하더라도 반문 정서는 어떻게든 최소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반문 정서 극복’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면 ‘후보단일화 저지’는 대권으로 가는 대증요법입니다.

문재인 대세론이 당내 경선용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 문 후보와 참모진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대선은 이제 꼭 40일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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