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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 대신 특강·동아리활동…수시, 고교의 밤 바꿨다

충북교육청, 획일·강압적 야자→야간 교실 개방으로 전환<br>학교마다 수시 전형 대비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새 학기 들어 청주 청석고의 '야간 문화'가 확 바뀌었다.

획일적, 반강제적으로 이뤄지던 야간 자율학습이 자취를 감췄다.

'조용한' 야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지극히 당연한 이 학교의 밤 풍경이었다.

대신 다양한 야간 교실개방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자기 주도 학습반, 인강 시청반, 스터디 듀오반, 과제연구반, 동아리활동반, 예체능 심화반, 국·영·수 기초향상반(2학년), 자기소개서·면접반(2학년), 학습코칭반(1학년) 등이 운영되고 있다.

전교생의 절반 이상이 참여하는 자기 주도 학습반은 자신이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으로 기존의 '야자'와 같다.

그러나 다른 프로그램들은 신청 학생들이 정해진 교실로 이동해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친구들 간 멘토·멘티 학습을 할 수도 있고, 동아리별 탐구활동, 스터디 과제 연구, 초빙강사로부터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지도 등 기존 야자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운영된다.

학부모가 동의하면 굳이 밤에 학교에 남아 있지 않아도 된다.

야간 교실개방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집이나 학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자기개발, 봉사활동 등의 시간을 주기 위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5교시까지만 수업한 뒤 전원 하교시키는 파격도 선보이기로 했다.

청석고의 야간 교실개방 프로그램은 충북도교육청의 정책 변경과 맞닿아 있다.

도교육청은 고교 교육력 도약 프로젝트의 하나로, 학생들이 꿈과 끼를 찾고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야간 자율학습을 야간 교실개방으로 전환했다.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수시 중심의 대입 제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기존 '야자'가 획일적이고 강압적 성격이 강했다면 야간 교실개방은 학생 개개인이 자기 주도적으로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야간 교실개방제를 시행하면서 일반계 고교들은 특색 있는 야간 교실개방 프로그램을 마련, 운영에 들어갔다.

30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청주 주성고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 8·9교시에 얼굴도 씻고 마음도 씻자는 의미로 '세수(洗手) 포럼'을 운영한다.

포럼은 학생들이 명사의 강의를 듣고 질의·토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천고는 학기 중 수요일 야간에 창의력 신장 프로그램, 인문학 교실, 지역사회 참여활동 프로젝트, 통합 논술, 주제탐구 활동·대회 등 '지구적 사고와 지역적 실천' 역량을 갖춘 TGAL(Think Globally, Act Locally) 리더십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청주 운호고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1·2학년 학생 전체 또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소논문 작성, 진로 특강, 인문학 주제 토론 등 대학교수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주 일신여고에서는 학년별로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30분 이후에 교과별 교실에서 진로 관련 독서토론을 한다.

충북여고는 매주 수요일에 지역사회 이해 교육 등 주제의 'T-up(Talent-uplift) 데이 체험활동'을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다음 달 25∼27일 야간 교실개방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일반고 교장 역량 강화 연수를 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이 야간 교실개방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면 학교 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야간 교실개방 프로그램이 교내 여러 장소에서 원하는 소수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으로 진행되는 만큼 담당 교사들이 지속해서 활동 과정을 안내하고 관찰·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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