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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베네수엘라 휘발유 부족은 좌파동맹국 수출증가 탓"

최근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가 중남미 좌파동맹국에 대한 원유와 휘발유 수출을 늘리면서 국내의 휘발유 부족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쿠바, 니카라과와 같은 외국 동맹국에 대한 수출증가와 핵심인력의 유출 탓에 국내에서 휘발유 부족현상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베네수엘라는 지난달 하루 8만8천 배럴의 원유와 휘발유를 쿠바와 니카라과 등과 같은 사회주의 동맹국에 수출했다.

이런 수출 규모는 베네수엘라 국내 소비량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중남미 좌파 진영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저렴한 가격에 체결한 원유와 휘발유 수출 계약 규모보다 하루 2만2천 배럴 많은 양이다.

PDVSA는 보고서에서 외국 동맹국에 대한 수출 증가가 국내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임명한 회사 고위층은 이를 무시하고 수출을 강행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 수입 감소 등으로 촉발된 생필품난에도 세계에서 가장 싼 가격으로 시중에 휘발유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국제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베네수엘라 일부 국경 도시를 중심으로 주유소 앞에 긴 줄을 서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일부 시민들이 값싼 원유를 사재기해 인근 콜롬비아 등지로 팔아넘겨 차익을 챙기려고 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좀처럼 보기 힘든 주유소 앞 대기 행렬이 최근 들어 다시 목격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휘발유가 부족해 시민들이 제대로 주유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5년 전에 베네수엘라에 있는 세계 최대 정제소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휘발유 공급이 중단되면서 한때 휘발유 품귀 현상이 빚어진 이후 처음 겪는 일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보유한 휘발유 재고가 소진되면서 공급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보수 우파 야권은 재정난에 처한 국영 석유회사에서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PDVSA는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발생한 휘발유 부족현상은 좌파동맹국에 대한 수출증가 속에 정제소 시설결함 등에 따른 복합적 문제 때문에 빚어졌다고 전했다.

일부 정제소 설비에 고장이 발생한 데다 유지보수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PDVSA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를 임명하면서 이에 환멸을 느낀 핵심인력의 유출이 이어지면서 휘발유 품귀 현상을 부채질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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