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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고추장·된장·간장 안 먹는 한국인?…멀어지는 '구수한 장맛'

[라이프] 고추장·된장·간장 안 먹는 한국인?…멀어지는 '구수한 장맛'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 밥과 함께 된장, 고추장 등은 한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양념 재료입니다. 그런데 밥심 내는 쌀소비가 줄면서 고추장, 간장, 된장 같은 3대 전통 장의 소비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인을 대표하는 전통 장들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오늘 SBS '라이프'에서는 고추장, 간장, 된장 등 전통 장의 소비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짚어 봤습니다.

■ 2천억 매출 깨진 고추장, 간장, 된장

지난달 말, 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시장조사기관이 일반 가정에서 구매하는 장 매출액을 집계해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고추장과 간장 매출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액 급감
특히 고추장 매출액이 급감했는데요, 2013년만 해도 2,2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던 고추장이 지난해 1,700억 원대의 매출밖에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된장은 일반 가정에서 고추장이나 간장보다는 덜 사 먹는 양념 재료긴 하지만, 지난해 대비 4% 하락해 매출액이 532억 원에 그쳤습니다. 그야말로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 '서구식 식습관'에 익숙해진 우리 식탁

먼저, 국내에 서구식 식습관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늘면서, 즉 밥 대신 빵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생겼다는 분석입니다.
서구식 식습관
이는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으로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16년 양곡 소비량 결과'에 따르면 국민 1인당 1일 쌀 소비량은 169.6g에 그쳤습니다.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이 100g 정도인데 하루 한 공기 반 정도밖에 소비하지 않는 겁니다. 1986년 이후 30년 만에 절반으로 떨어진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쌀 소비 감소가 전통 장을 이용한 반찬 섭취 감소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혼밥족'과 간편식의 급성장

1, 2인 가구가 증가한 것도 전통 장 소비를 줄이는 데 큰 몫을 했습니다.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인 가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0대 이하 1인 가구가, 평일에 평균적으로 두 끼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혼밥족의 성장
특히 직장인의 경우, 점심을 외부에서 해결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요리를 하는 끼니는 두 끼 중 한 끼 정도에 불과합니다.

집에서 요리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 횟수가 줄면서, 고추장이나 된장을 구매해 양념 재료로 사용하는 일도 적어진 겁니다.
간편식의 성장
'혼밥족'들이 직접 요리하는 대신 도시락이나 간편식 등을 즐기는 것도 또 다른 원인입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 등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각종 장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겁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조 1,067억 원에서 지난해 2조 3천억 원으로 2배 이상 급성장했습니다. 올해는 3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건강 챙기려는 '저염식' 열풍도 영향

국내 전통 장 소비가 줄어든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유행한 ‘저염식’의 영향도 큽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나트륨 섭취량이 많다는 이유로 정부와 각종 지방자치단체는 '덜 짜게 먹기' 캠페인을 해왔습니다.

양념 재료인 장을 많이 먹으면 나트륨 섭취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저염식이 건강하다는 인식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자연스럽게 전통 장의 소비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장 관심을 살리자
해외 여러 나라에서 우리의 전통 장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특히 발효식품의 우수성에 너나없이 감탄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된장, 고추장, 간장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장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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