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박진호의시사전망대] "램프 관련 진상규명도 필요했는데…어쩌나"

대담 : 박흥석 전 조사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박진호의 시사 전망대 (FM 103.5 MHz 6:20-8:00)
■ 진행 : SBS 박진호 기자
■ 방송일시 : 2017년 3월 24일(금)
■ 대담 : 박흥석 전 조사관
-------------------------------------------------------

- 해수부, 특조위를 딴지세력으로 대해
- 객실절단? 시신 수습에 도움 안돼
- 절단판단, 인양 후에 해도 늦지 않아
- 진상규명 의지 없다는 오해받기 충분
- 함몰했으니 절단? 행정편의적 발상
- 램프관련 진상규명도 필요했던 상황인데…
- 특조위가 계속 활동했으면 좋았을 것
 
▷ 박진호/사회자:
 
조금 전에 속보로 들어온 것까지는 일단 밤새 겪었던 위기를 차츰 극복하고 인양이 새로운 다행스러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문제가 됐던 후미의 램프를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고요. 곧 이어서 인양이 거의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미수습자의 수습과 진상 규명을 위한 선체 조사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관측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정부가 선체 절단 계획을 거론하면서 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측에서는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은 물론 참사 원인 규명을 막는 증거 인멸 행위라는 비난이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도 있었는데요. 이 토론회에도 참석했었던 세월호 특별위원회 박흥석 전 조사관과 전화가 연결돼 있습니다. 박 조사관님 안녕하세요.
 
▶ 박흥석 전 조사관: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지금 인양 작업 TV 계속 보고 계실 텐데. 일단은 후미 램프 절단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이렇게 되면 고비를 넘겼다고 봐도 될까요?
 
▶ 박흥석 전 조사관:
 
네. 말씀대로 아주 큰 위험한 상황을 지금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말씀하셨다시피 램프라는 게 길이가 10여 미터에 이르는데. 이게 접혀있어야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놓는 게 가능한데요. 많이 보도가 됐습니다만 반잠수식 선박이 실을 수 있는 길이가 160m 가량이고 세월호 146m 가량 되는데. 이 램프가 펴져 있으면 10m 가량이 더해지니까 여유가 거의 없어지죠. 그러니 사실상 일정한 여유를 남겨둬야 된다는 측면에서는 싣는 게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를 수 있었는데. 다행히도 램프가 절단되면서 기상 상태가 좋은 현재 상황에 맞춰서 싣는 데에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특조위에서 활동하셨으니까 지금 청취자 분들도 그렇고 국민들 입장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에 이렇게 인양 작업이 급물살을 타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면 지난 3년 동안은 왜 이것이 안 된 것인가 하는 의문인데요. 조사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흥석 전 조사관:
 
사실 그런 정치적인 해석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고, 그것은 정부 당국이 자초한 상황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에 대해서 제가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해양수산부와 상하이샐비지가 그동안 많은 작업을 했죠. 그런데 중간에 작업의 방식이 변경되었고, 또 그 작업하던 방식에서 기술적인 오류와 환경적인 영향에 따라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면서 매우 늦어진 측면이 아주 크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치적인 해석에 대해서는 차후로 미뤄야 될 것 같고. 다만 지금은 인양이 가장 중요하고 성공적으로 되어야 된다는 측면에서 기존에 되풀이 되었던 기술적인 실패들, 지금 상황에서 완전히 방식이 변하는 바람에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만. 그런 기술적인 실패들 없이 준비가 완벽히 잘 이뤄져야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좀 순화해서 말씀해주셨지만 이 부분을 좀 부가로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사실 특조위 활동 과정에서 인양 추진 과정의 정보들이 충분히 공유가 되지 않았고 공개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당시에?
 
▶ 박흥석 전 조사관:
 
당시 특조위는 해양수산부에게 많은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정보가 어떤 기밀사항을 요구한 게 아니라 현재 바다 속에서 이뤄지는 작업에 대해서 작업의 내용,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이렇게 크게 두 가지를 늘상 물어봤는데요. 그리고 요구를 했죠. 그게 세월호 선박 선체가 온전히 인양이 돼야 미수습자들의 온전한 수습이 가능하고. 그리고 함께 세월호 참사의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러한 사항들을 요구한 건데요.

해양수산부 쪽에서는 계획에 대해서는 2015년에 마련한 계획만을 알려주면서 날짜만 변할 뿐이지 순서는 그대로다. 이런 식의 답변을 늘상 해왔고요.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자기들도 모른다. 날씨가 좋아야 날씨에 따라서 할 뿐이다. 이런 식의 답변만 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매우 무책임하고 성의 없는 답변이었죠. 저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 참사 이후에 정부기관에 대한 신뢰 여부의 문제가 있어서 추진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해수부가 마치 특조위가 딴지 걸고 작업을 방해하는 세력인 것처럼. 그렇게 늘 대우를 했던 것으로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그 부분 언젠가 밝혀질 날이 있겠죠. 지금 가장 급한 것은 역시 미수습자 아홉 분을 찾는 것인데. 지금 정부가 객실 부분을 절단해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면서 가족 분들도 그렇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는데요. 조사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흥석 전 조사관:
 
객실을 절단해야 한다고 해수부가 작년 여름쯤 밝혔던 입장이 약간,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었는데요. 그런데 방안이 나왔었는데. 저희는 원론적으로, 원칙적으로 세월호에 대해서 절단은 매우 불가하다. 그리고 어제 국회에서도 밝혔습니다만 그 근거는 절단의 이유가 해수부는 미수습자의 신속한 수습을 위해서라고 얘기하는데. 절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미수습자의 수습에 매우 큰 방해요소가 될 수 있다. 심지어는 미수습자 수습도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 박진호/사회자:
 
왜 그렇게 보시는 겁니까?
 
▶ 박흥석 전 조사관:
 
예. 그 이유는 지금 C데크 위를 절단하게 되는데, 여객 데크와 화물 데크를 분리하게 되는데. 오늘도 램프가 열리면서 그 상황이 간접적으로 비춰졌습니다만. C데크 화물이 굉장히 무분별하게 쌓여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분을 절단하는 순간 쏟아지면서 인명 피해라든가, 또는 화물에 대한 저희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선체가 지금 옆으로 누워있는 상태에서 절단할 경우에 화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죠?
 
▶ 박흥석 전 조사관:
 
그렇죠. 쏟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안에 화물이 나란히 정리돼 있는 상태가 아니라 엉켜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마 열리는 순간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거든요. 그리고 산소절단이라는, 아시겠지만 용접하는 방식으로 자르게 됩니다. 그런데 그럴 경우에는 강한 열을 동반하고, 선체 좌현 쪽에는 내장물인 격벽이라던가 내장품들, 미수습자들의 유골 등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섞여있을 텐데요. 강한 열로 이것을 자르다보면 불필요하게 어쩔 수 없이 손상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미수습자 유해에 대한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해수부가 말하는 방식이 미수습자 수습에도 도움이 안 되고. 이러한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자른다는 것은 결국에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오해 받기 충분한 상황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부가적으로 여쭤보면 해수부 쪽은 일단 단원고 학생 등 미수습자들이 선미, 배 뒤쪽 객실 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부분이 침몰하면서 굉장히 함몰이 됐기 때문에 결국 절단이 불가피하다. 이런 입장도 밝혔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흥석 전 조사관:
 
그러니까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세월호 특조위에서 선미 부분의 상태에 대해서 계속 요구를 했습니다. 상태가 어떤지. 그런데 해수부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이런 반응이었는데요. 지금에 와서 선미 쪽이 함몰이 돼서 절단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는 게 좀 이해가 안 가는 측면이 있고. 또 한 가지는 절단을 할지 말지는 지금 배를 올려놓은 다음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배를 올려놓지도 않은 상황에서 절단부터 얘기하는 것은 무언가 이해 안 가는 측면이 좀 있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해수부가 선미 쪽 유실 방지 조치를 잘 했느냐.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유실 방지 조치가 안정상 안 돼서 지금까지 미수습자나 주요 유실물들 발생한 상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는 상황에서. 그리고 함몰됐으니 잘라야 된다는 단순 논리는 현실을 매우 단순화 시키는 것이고 행정편의적 발상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일단 침몰 원인에 대한 진상 규명도 필요할 텐데. 이 부분 역시 선체 우현이 드러나 있지만 좌현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흥석 전 조사관:
 
예. 물론입니다. 세월호가 최초에 왜 기울었고 넘어가게 되었는가에 대한 원인에 대해서 아직도 많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고. 그 중에서 몇 가지 가설들이 나오는 가운데 선체 외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그 외관에 대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선체 좌현 후미 쪽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이 램프 쪽도 사고 원인에 대해서 우려를 제기한 바가 있는 부분이고요. 램프가 잘 닫혀 있고 물이 들어가는 것의 방지 조치가 돼있어야 정상인데. 세월호가 과연 그랬었는가에 대해서 지금 유가족 분들도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인데. 오늘 이렇게 램프를 완전히 잘라버리면 그 부분에 대한 진상 규명 여부가 거의 불확실해지는 상황이 돼가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요.
 
▷ 박진호/사회자:
 
그런 우려가 가능하군요.
 
▶ 박흥석 전 조사관:
 
네. 그렇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제 선체조사위원회가 구성된다고 하는데. 박 조사관께서도 참여하실 예정입니까?
 
▶ 박흥석 전 조사관:
 
아직 위원회도 안 꾸려졌고 또 공식적으로 발족된 이후에 많은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것은 제 개인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체 틀에서 봐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것은 아마 단계별로 논의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고요. 무엇보다 이 선체조사위원회가 잘 활동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이 법에 규정된 것만 가지고서는 불가능하고요. 지금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 및 정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만 성공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제 생각에는 세월호 특조위가 지속돼서 인양 시점에 활동을 하면 제일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아닙니까?
 
▶ 박흥석 전 조사관:
 
물론입니다. 그런데 당연히 기존 자료들, 정보들을 익숙하게 익히고 있고 조사 진행 과정이 비로소 궤도에 올랐던 세월호 특조위가 아시다시피 작년 6월에 강제 활동에 종료가 되고 9월에는 강제 폐쇄에 이르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그동안 수집하고 분석했던 기록들이 다시 세상의 빛을 못 보고 있는 상황이고. 또 선체조사위원회가 설립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 기록들을 원점부터 봐야 되는 큰 문제가 있어서. 조사의 연속적인 측면에서는 지금 매우 합리적이지 않은 단계를 밟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흥석 전 조사관:
 
네.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박흥석 전 조사관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