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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피의자 박근혜' 조사…'최순실과 공모' 놓고 치열한 공방

뇌물·강요 등 13개 혐의…朴 "최순실 범죄 도울 의도 없었다·모른다"
檢, '특수통' 이원석·한웅재 투입…역대 전직 대통령 조사 준해 예우

SBS뉴스

작성 2017.03.21 17:15 조회 재생수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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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검찰, 피의자 박근혜 조사…최순실과 공모 놓고 치열한 공방
검찰이 21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공모해 뇌물을 수수하는 등 사익을 도모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 국정농단과 사익 챙기기의 '공범'으로 지목돼 헌정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노태우·전두환·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로 검찰 조사를 받는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앞서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 삼성 등 대기업 뇌물수수, 최씨의 각종 이권 챙기기 지원 등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온 박 전 대통령과 검찰은 이날 실체적 진실 규명을 놓고 명운을 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이미 기소를 염두에 두고 박 전 대통령을 최씨와 공범으로 입건한 검찰은 일단 밤늦게 박 전 대통령을 귀가시킨 뒤 보강 수사와 법리 검토를 거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국민께 송구"…29자 짧은 '메시지' 남기고 조사실로 이날 오전 9시 15분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삼성동 자택을 출발한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경호실과 경찰의 밀착 경호를 받으며 8분 만인 9시 23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 현관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멈춰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고 짧게만 밝힌 뒤 곧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10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청와대를 떠난 뒤 박 전 대통령이 육성으로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앞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례와 유사한 예우로 박 전 대통령을 맞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의 영접을 받아 일반인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 1001호에 마련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를 대표해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장급)이 조사실 옆방에 마련된 휴게실로 찾아가 소파에 앉아 박 전 대통령과 인사차 10분간 차를 마시며 면담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 대통령을 조사하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피의자' 대신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을 썼다.

다만 피의자 신문조서에는 원칙대로 '피의자'라고 호칭한 것으로 기록을 남긴다.

◇ 檢 '특수통' 한웅재·이원석 조사 투입…"朴, 답변 잘하고 있다" 오전 9시 35분께부터 박 전 대통령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점심시간 1시간을 빼고 오후 늦게까지 조사가 이어졌다.

조사는 대표적 '특수통' 검사인 이원석(48·사법연수원 27기) 특수1부장, 한웅재(47·연수원 28기) 형사8부장이 번갈아가며 맡았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정장현 변호사가 입회해 한 명씩 번갈아가며 방어권 행사를 도왔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대기업 인사 청탁 등 최씨 각종 이권 지원 의혹을 중심으로 수사해온 한 부장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내리 박 전 대통령을 먼저 조사했다.

한 부장검사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삼성 등 대기업 뇌물수수 의혹을 중심으로 이 부장검사가 조사를 이어간다.

박 전 대통령은 비교적 적극적인 태도로 조사에 임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답변을 잘하고 계시다"며 "아직은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은 거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朴, 13가지 혐의 전면부인…명운 건 치열한 공방 이날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은 전혀 개입하지 않아 모르는 일이라거나, 일부 의혹 사항에 관여한 사실이 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일환이었을 뿐 최씨 사익 챙기기를 도울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특검 수사를 거치며 적용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공무상비밀누설 등 13가지에 달한다.

조사의 초점은 40년 지기인 최씨와 공모해 삼성그룹으로부터 430억원대 뇌물을 받은 의혹, 사유화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의혹, 최씨에게 국가 비밀 47건을 넘긴 의혹 등에 맞춰졌다.

특히 뇌물수수 혐의는 형량이 가장 높아 양측이 사실관계와 법리 해석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 액수가 1억원이 넘는 경우 형법상 뇌물수수가 아니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데 유죄가 인정되면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으로 매우 무겁다.

이 밖에도 검찰은 최씨 측근들을 대기업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강요하는 등 최씨 사익 추구를 전방위로 도운 의혹,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운영 지시 의혹 등도 조사한다.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은 최씨와의 공모 관계 인정 여부를 놓고 가장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공모 관계는 박 전 대통령이 받는 모든 범죄 혐의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 측은 사활을 걸고 이 연결 고리를 끊어내려 한다는 분석이다.

◇ '朴압박카드' 영상녹화·대질조사 모두 '불발' 검찰은 조사 과정 전체를 영상으로 기록하려 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이 동의하지 않아 결국 이뤄지지못했다.

검찰이 영상녹화에 대한 의견을 묻자 박 전 대통령과 동행한 변호인들은 부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사 과정을 녹화하지 않기로 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 신분인 박 전 대통령의 동의 없이 조사 과정을 녹화가 가능하지만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측의 반발로 조사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우려해 녹화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진술과 답변을 듣는 것이 중요한데 절차적 문제로 승강이가 되면 실체적 조사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굳이 조사받는 대통령 본인과 변호인들이 녹화하지 않겠다는데 한다면 조사 초기부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게 출석을 요구했지만 세 사람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불가피한 경우 박 전 대통령과의 대질신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이들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이들 역시 이런 사정을 알고 불출석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