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이달 초 재미있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보통사람 금융생활'이라는 제목의 통계 분석 보고서인데요, 지난해 11월 전국 20세부터 64세까지 직장인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입니다.
직장인 기준 '보통사람'을 대상으로 한 통계인 이 보고서는 전업주부나 은퇴자, 구직자는 제외된 통계이기 때문에 전 국민 평균보다는 높은 수치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직장인은 한 가구당 월평균 468만 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절반에 달하는 245만 원을 소비하는 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결혼과 관련된 통계 수치는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 층과 이를 돕는 부모의 고민을 잘 반영하고 있었는데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보통사람의 '결혼 금융생활'을 살펴봤습니다.
■ 30, 40대가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30대와 40대 미혼 남녀의 경우, 전체의 44%가 결혼을 안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돈을 적게 버는 3,40대 미혼도 56%가 결혼을 안 하겠다고 응답했는데, 결혼을 안 하겠다는 이유는 각기 달랐습니다. 우선 돈을 많이 버는 쪽에서는 '나 혼자 즐기면 되지'라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돈을 적게 버는 쪽에서는 결혼에 드는 각종 비용 때문에 결혼을 못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신혼부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결혼 준비 항목은 주택마련이 37.1%로 가장 높았고요,
결혼식 비용이 14.1%, 예물·예단 비용이 10.2%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3, 40대 미혼 남녀 직장인들에게 결혼은,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는 겁니다.
■ 결혼해도 혼자서는 힘들어
이번엔 결혼한 직장인을 살펴볼까요?
최근 3년 내 결혼한 직장인의 평균 결혼비용은 남성이 1억 311만 원, 여성이 7천 202만 원으로 1인당 9105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3년 내 자녀를 결혼시킨 부모의 결혼자금 지원 금액은 평균 6천359만 원이었습니다. 평균적으로 전체 결혼 비용의 70% 가량을 부모가 지원하고 있는 겁니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는 금융자산을 활용하거나(73.9%), 대출(20.7%), 퇴직금(12.5%)을 활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자식 결혼시키고 노후 준비는 포기
부모가 지원하는 자녀의 결혼자금도 소득수준에 따라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월 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부모의 경우, 평균 3천819만 원을 결혼자금으로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소득이 500만 원 미만인 경우는 4천267만 원, 소득이 700만 원 이상인 부모는 평균 1억 1천475만 원을 자녀 결혼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월 소득이 300만 원 미만인 부모의 경우, '노후 생활에 무리가 갈 것 같다'는 응답이 63.6%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꼴찌입니다. 결혼이 경제 활동을 하는 '보통사람'에게도 부담이고, 부모도 노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라면 이 출산율 순위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겁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