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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마시는 900원 커피…'저가형' 기호품 인기

<앵커>

카페에서 파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 900원이라면 굉장히 싼 거죠? 테이크아웃도 아니고 앉아서 노트북 전원까지 꽂아가며 마시는 커피가 900원입니다.

불황이 길어지며 기호품 시장에 나타난 현상, 권애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반경 30m 안에 커피 전문점과 편의점 여러 곳이 밀집한 번화가입니다.

모두 다른 곳에서 구입한 다양한 가격대의 커피들입니다.

지나가는 분들께 어느 곳 커피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맛있는 순서대로 얘기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6명 중 1명이 제일 맛있다고 꼽은 마실 만한 B 커피, 이 커피 가격은 편의점 원두커피보다 100원 더 싼 900원입니다.

테이크아웃이 아니고, 카페에서 와이파이는 물론 테이블마다 전원을 쓰면서 마시는 값입니다.

[박의영/직장인 : 커피 하루에 서너 잔은 마시는 것 같아요. (비싼 곳은) 많이 부담스럽죠.]

[김진경/대학생 : 넓고, 전원도 다 있고, 직원분들도 눈치 주는 게 없어서…(오게 돼요.)]

기본메뉴인 커피는 최대한 싸게 파는 대신 다른 음료와 간식을 팔아 이윤을 내는 전략입니다.

1호점이 생긴 지 넉 달 만에 수도권에만 매장이 14개로 늘었습니다.

[최일상/원두 로스팅 담당자 : 뉴크랍원두(커피 원두 해콩)을 (로스팅) 14일 안에 소진함으로써 맛을 유지하고 있고요. 외국계와 달리 저희가 직접 로스팅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 매장에선 보통 한 개 3천 원이 넘는 고급 디저트의 대명사인 마카롱과 에끌레르가 1천 원을 넘지 않습니다.

회사 측이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해 저가 상품을 내놓은 겁니다.

[황보연/주부 : 아이가 잘 먹어요. 한두 개 정도 먹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올 수 있어요.]

불황에도 소소한 여유를 포기할 수 없는 고객의 요구와 맞아 떨어지며 회사 매출 비중에서 저가형이 고가형을 추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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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권애리 기자, 9백 원짜리 카페 커피에다 마카롱까지, 어떻게 그 가격이 가능한 거죠?

<기자>

이게 990원짜리 에클레르라는 건데요, 보시면 보통 팔리는 5천 원짜리보다는 확실히 작고 크림도 적습니다.

그래도 얼추 비슷한 맛을 내고, 내가 좋아하는 기호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가격으로 나오는 거죠.

<앵커>

에클레르 말고 마카롱도 가지고 나오셨고, 여러 가지를 갖고 나오셨네요?

<기자>

마카롱도 있고, 여기 다쿠아즈도 모두 고급 간식으로 통하는 디저트류인데요, 모두 1천 원이 넘지 않습니다.

제가 1천 원을 엄격하게 맞추느라 여기 끼진 못했습니다만, 들고 갈 수 있는 1천 5백 원짜리 생과일주스도 요즘 큰 인기입니다.

<앵커>

이런 현상, 역시 가장 큰 원인은 불황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이 결국 가장 큰 문제입니다.

햄버거나 커피값으로 여러 나라의 물가 수준을 가늠하는 빅맥지수, 라떼 지수라는 게 있는데, 재밌는 게 우리나라가 미국 등에 비해 빅맥지수는 그렇게 높지 않은데 라떼지수는 높은 편이에요.

결국, 커피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커피는 우리나라 성인이 일주일에 12번 넘게 마신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국민 음료'가 되다시피 한 기호품인데요, 불황 속에 저가 커피가 시장에서 한 축을 차지하는 경향이 당연한 일로도 여겨집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이홍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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