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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자꾸 사라지는 기록들…'대통령 기록물' 훼손 논란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7.03.17 13:11 수정 2017.03.17 13:22 조회 재생수23,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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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자꾸 사라지는 기록들…대통령 기록물 훼손 논란
지난 10일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작성된 대통령기록물을 둘러싸고 훼손, 유출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논란은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로 옮겨진 수많은 짐 가운데 대통령기록물이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또 박 전 대통령 파면 뒤 청와대의 공식 SNS 계정이 모두 삭제된 것을 두고는 일각에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서 검찰 수사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대통령기록물 훼손이나 유출, 기록물 지정 권한 등을 둘러싸고 정치적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 자택으로 옮겨진 '한 아세안' 상자…사라진 홈페이지관련 사진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지 4시간 뒤, 박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에는 수많은 상자들이 도착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아세안 6030 8대 A급'이라고 적힌 상자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아세안'이라는 말로 미루어볼 때 대통령기록물일 수도 있는 자료가 박 전 대통령의 집으로 옮겨진 것을 두고 세간의 의구심이 커졌습니다.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 직무와 관련된 모든 형태의 자료로,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 행정자치부 산하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돼야 합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해당 상자는 '2014년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때 경호실에서 가져가서 썼던 통신 장비들'이라면서 자택 경호를 위해 가져간 것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13일에는 청와대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 인스타그램 계정이 모두 삭제됐습니다. 아울러 청와대 공식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은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게시글과 영상은 모두 삭제됐습니다.

2010년 처음 개설된 청와대 SNS 계정에는 박 전 대통령의 소식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소식도 함께 게시돼 있었습니다.

이 같은 SNS 계정의 존재가 일괄적으로 사라지자 일각에서는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현행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누구든지 무단으로 대통령기록물을 파기, 손상, 은닉, 멸실 또는 유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SNS 계정은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며 일부는 비활성화한 것일 뿐 삭제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파쇄기 대량 구매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15일 "청와대가 지난달 10월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태블릿PC 보도가 있던 다음날부터 총 24대의 문서파쇄기를 집중 구입했다"며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한 정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청와대 측은 "파기 목적으로 새로 구입한 게 아니라 노후된 파쇄기를 교체한 것"이라면서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 대통령기록물이란?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문서, 전자기록, 전화통화 등 모든 형태의 자료를 망라합니다.

통상 대통령이 퇴임하기 6개월 전부터 청와대가 분류를 시작해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 행정자치부 산하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됩니다.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대통령 본인을 비롯해 보좌, 자문, 경호 기관 등이 생산한 기록 전체를 국가기록원에 이관해야 합니다.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은 공개가 원칙이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는 국가안전보장, 국방, 통일, 외교 관계 등과 관련해 기밀로 유지할 필요가 있어 ‘지정기록물’로 분류해 비공개할 수 있습니다.

지정기록물로 분류된 자료들은 최장 15년, 사생활 관련 기록은 최장 30년까지 비공개됩니다.관련 사진다만 대통령기록물 지정 절차가 완료되더라도 관할 고등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하거나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을 경우에는 자료 열람 및 제출이 가능합니다.

2008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 사본을 봉하마을 사저로 무단 반출했다는 의혹이 일자 검찰은 당시 오세빈 서울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관련 전산 자료를 압수한 바 있습니다.

■ '봉인 안 된다'…대통령기록물 지정 논란, 왜?

이번에 문제가 불거지게 된 계기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을 당하고 황급히 청와대를 떠나면서 대통령기록물 처리가 급히 이뤄져야 할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우선 기록물 이관 기간이 정상적인 권력 교체가 이루어졌을 경우의 6개월보다 짧은 2개월이라 시일이 촉박합니다.

대통령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대통령기록물의 분류와 이관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두고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국가기록원은 기록물 지정권한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박 전 대통령 기록물을 이관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 기록물 상당수가 국정농단 사건의 범죄행위를 밝히는 필수 증거”라며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기록물을 지정해 국정농단 증거인멸에 협조해선 안된다”고 반발했습니다.관련 사진즉, 박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곧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향후 검찰 수사의 핵심이 될 자료들이 지정기록물로 분류돼 최장 30년까지 봉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검찰수사에 활용될 업무용 수첩이나 청와대 방문일지, 최순실 관련 문건 등은 모두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합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대통령기록물 지정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청와대 압수수색에 다시 나서 수사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청와대 측이 공무 기밀이 있는 공간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면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불허할 경우 자료 확보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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