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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靑 정보 입수 의혹…탄핵 국면엔 연락 안 했다?

<앵커>

청와대 실세들과 친박 보수단체, 그리고 전경련 지원에 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이들 간의 통화기록을 입수한 '사실은'팀 장훈경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세용 기자 보도를 보면 이 사람들이 2014년부터 긴밀한 관계를 주고받았었는데 심지어는 탄핵 국면에서도 서로 교신을 했다, 이런 의혹이 있는 거잖아요?

<기자>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 퇴거 바로 전날 인터넷 방송 하나 보시겠습니다.

[엄마방송/유튜브 영상 : 긴급공지 드립니다. 내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옵니다. 길이 미어터지도록 모두 다 나와주십시오.]

이때만 해도 언론사조차 대통령이 언제 청와대를 나올지 모를 때였는데, 이 친박단체는 정보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다른 인터넷 방송에선 이정미 전 재판관과 박영수 특검 집 주소를 공개하기도 했죠.

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알려줬다고 했지만, 어디선가 정보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통화기록에서는 이들이 탄핵국면 동안에도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과 꾸준히 연락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앵커>

단체 대표들을 장훈경 기자가 직접 다 전화 통화하고 취재했잖아요. 허현준 행정관하고 왜 통화를 했다고 합니까?

<기자>

문제의 인터넷 방송을 운영하는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허현준 행정관과 사회운동할 때부터 아는 사이지만 탄핵 국면에선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는데요, 거짓에 가깝습니다.

통화 기록을 보면 이 둘은 지난 1년간 100차례 이상, 탄핵 국면이던 11월부터 석 달 동안도 36번 연락을 교환했습니다.

<앵커>

거짓이라고 해도 통화한 거 자체가 잘못은 아니잖아요?

<기자>

다만, 통화 시점에 수상한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게 문제입니다.

지난해 11월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해서 논란이 됐잖아요.

닷새 뒤인 11월 22일 허현준 행정관과 신혜식 대표가 9건의 메시지를 주고받습니다.

그날 김진태 의원 지역구인 춘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는데 신 대표가 인터넷 방송으로 생중계합니다.

신 대표는, 탄핵 반대 집회가 본격화한 12월 17일에도 인터넷 방송을 했는데, 생중계 중에도 허 행정관과 통화를 나눈 사실도 확인됩니다.

1월 7일 시청광장 태극기 집회를 앞두고도 통화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요,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방송을 하고 집회 당일에도 100만이 모였다고 주장을 합니다.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뒤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주장이 이 단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됐기 때문에 이유 없는 연락은 아니라고 봐야죠.

<앵커>

허현준 행정관은 이 기간에 특검의 수사를 받았잖아요? 그런데 특검 수사에 아랑곳하지도 않고 이 사람들과 계속 통화를 한 거네요?

<기자>

허 행정관은 지난해부터 검찰과 특검 조사를 받았고 여전히 피의자 신분이지만, 계속 현직에 있습니다.

통화 기록을 보면 허 행정관은 검찰이나 특검 수사를 받는 중에도 꾸준히 친박 단체 대표들과 연락을 합니다.

탄핵 선고 직후 허 행정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게는 아직도 배가 열두 척이 있습니다."고 썼는데요, 이게 친박 단체의 지원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끊고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앵커>

전경련 자금을 이렇게 맘대로 해도 써도 겁니까?

<기자>

당연히 안 됩니다.

전경련 사회협력팀은 기업들로부터 받은 돈 매년 280억 원 정도를 각종 사회공헌에 쓰는데 어떤 단체에 얼마를 지원하는지 밝히진 않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청와대 실세들이 눈먼 돈이라고 생각하고 지원을 강요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2015년 전경련이 친박보수단체에 지원한 35억은 전체 기금의 1/10이 넘는 액수입니다.

허현준 행정관 소속이 국민소통비서관실인데, 이게 정무수석실 산하입니다.

당시 정무수석인 조윤선 전 장관, 그 위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구속되지 않았습니까.

보수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가 행정관 한 명이 결정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인 만큼, 윗선 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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