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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유승민-김무성, 수장들도 못 말리는 계파 갈등

'무대파'- '유대파' 쌓인 앙금 폭발?

한상우 기자 cacao@sbs.co.kr

작성 2017.03.16 07:53 조회 재생수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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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유승민-김무성, 수장들도 못 말리는 계파 갈등
누가 뭐라고 해도 바른정당의 두 기둥은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입니다.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창당 때부터 지금까지 중심을 잡아온 당의 '큰 형' 김무성 의원,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바른정당에는 사실상 이미 계파가 형성됐습니다. 의원들의 성향에 따라 계파 색채와 농도가 조금 다를 뿐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유승민 의원은 오늘 당 행사에서 "언론 보도에 김무성 전 대표와 제가 어쩌고저쩌고하는데, 절대 사실이 아니니까 믿지 마십시오. 저와 김무성 전 대표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무성 의원 역시 "저는 원치 않는 일로 언론상에 당과 관련된 문제가 보도됐는데, 저는 백의종군 이외에 어떤 생각도 없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문제도 없고, 김무성 의원은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시 밝힌 건데,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실 두 사람 사이에 직접적인 분란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난 월요일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저녁을 먹고, 유승민 의원이 당의 후보가 될 경우, 김무성 의원이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논의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히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겁니다. 하지만 두 '수장'의 이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파 의원들의 행동은 달랐습니다.

바로 그날 저녁 정병국 대표의 사퇴로 수뇌부가 공석이 된 상황에서 당 비상대책위장을 임명할지 말지, 누가 맡을지를 놓고, 양측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계속된 회의에서는 의원들이 두 갈래로 나뉘어 한바탕 설전을 벌였습니다. 사실 설전이 아니라 '욕'설전에 가까웠습니다. 김무성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김무성계 의원의 주장에 유승민계 의원들은 이제 곧 선대위 체제에 돌입할 건데, 무슨 비대위원장을 뽑느냐며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유대파 의원 한 명은 "왜 당신들은 아무도 당의 후보를 안 도와주느냐. 유승민 의원을 돕든, 남경필 지사를 돕든 당의 후보를 도와야 할 것 아니냐"며 무대파를 향해 쓴소리를 했습니다.

이어 한마디 더 나아갔습니다. "반기문 총장만 바라보다가 세월 다 보내고 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 있느냐" 당내 후보는 밀지 않고 당 밖에서 답을 찾았던 무대파 의원들을 향해 비난의 수위를 높인 겁니다. 무대파 의원들도 바로 아픈 곳을 파고 들었습니다. "지지율 1%짜리 후보 뽑으려고 우리가 경선하느냐?", "내가 나가도 지지율 1%는 나오겠다." "그 지지율로 뭘 하냐?" 지지율 답보 상태인 유승민 의원을 향한 직격탄이었습니다. 그것도 유승민 의원 면전에서......

양측의 비난 수위는 점점 높아지더니 "나가 XX" 끝내 욕설까지 터져 나왔습니다. 이어 의원 개인에 대한 비난까지 시작됐습니다. "아버지 후광 얻고 의원 된 금수저", "미친개, 광견병"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더 상처를 주기 위해 욕설의 수위도 높아졌습니다. 무대파에서는 지지율에 한계를 보이는 유승민 의원 측이 당 외연 확대에 "'보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한계선을 설정한 게 그동안 계속 못마땅했습니다. 반대로 유대파에서는 자기 돈 써가면서 당 대선주자로 나서 잘 해보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는데, 도와주기는커녕 당 밖만 바라보는 무대파가 내심 서운했습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양측의 감정이 끝내 폭발한 겁니다.

사실 두 계파 모두 당이 위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강력한 문재인 후보에 맞설 방안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도 지지율 면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법론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유대파는 그럴수록 똘똘 뭉쳐서 당내 후보를 지지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반대로 무대파는 당 외부의 이른바 제3지대를 더욱 끌어들여야 승산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무게감 있는 김무성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우선 해당 의원들이 서로 사과하며 갈등은 봉합됐고, 바른정당은 일정대로 경선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지사의 맞대결로 당의 후보는 최종 결정됩니다. 이후 바른정당은 개헌을 매개로 한 대선 연대든, 보수 후보 단일화든 외부 세력과의 연대를 시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과 최종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탄력을 받느냐에 따라서 바른정당 내 갈등은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그럴수록 대선 맞상대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수 적통 경쟁을 하는 자유한국당의 표정은 밝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