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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文 · 安 · 李, 탄핵 심판 어디서 지켜볼까?

[취재파일] 文 · 安 · 李, 탄핵 심판 어디서 지켜볼까?
3월 10일, 오늘은 탄핵 심판 선고일입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킨지 91일만입니다. 우리 헌정사에 기록될 중요한 날이자 또한 비극적인 날이기도 합니다. 불과 13년 만에 또 한 번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지켜봐야 한다니 말입니다. 특히나 탄핵 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찬반으로 갈라진 국론이 다시 하나로 아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탄핵 심판을 일반 유권자와 또 다른 입장에서 봐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선 주자들입니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곧바로 대선판에 뛰어들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12월까지 짧지 않은 대선 레이스를 벌여야 합니다. 대선 기간 자체가 대선 유불리와 직결돼 있다 보니 주자들 입장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 인생에 있어서도 탄핵 심판 결과에 신경이 곧추설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 文, 자택에서 탄핵 심판 시청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탄핵 심판 결정 선고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선고가 끝날 때까지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았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집에 앉아 TV 생중계로 지켜볼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 선고가 비교할 수 없는 역사적인 무게감을 갖고 있는 만큼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이 어떤 내용인지, 결정문 낭독 때 재판관들의 표정은 어떤지 TV로나마 현장에서 전해오는 그런 분위기를 직접 체감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마치 세월호 사건을 뉴스 보도 전문으로 전해 듣는 것과 직접 현장 화면을 보면서 그 참담함과 전율을 느끼는 것이 결코 같을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라면 국가적 사건에 대해 가급적 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체감하고 이를 바탕으로 탄핵심판 선고 이후의 메시지도 내놓는 게 좋지 않겠냐는 겁니다.

● 安-李, 집무실에서 시청
안희정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도 오전 일정을 비운 채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문 전 대표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장 직을 수행 중인 만큼 자택에서 머물지 않고 도청과 시청 집무실로 출근해 선고를 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지사는 결과를 본 뒤 오늘은 별도 일정을 잡지 않고 일단 충남 도내 업무를 챙기는 것에 집중할 걸로 전해졌습니다. 탄핵이 인용되든 안되든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탄핵이 인용됐다고 해서 기다렸다는 듯이 대선 행보에 나설 경우 국론 분열을 자극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듯 보입니다. 자신이 강조해온 ‘협치’, ‘대연정’ 같은 구상과 맥을 같이 하는 행보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이재명 시장은 오전은 비워뒀지만 이후 일정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선명성을 강조해온 이 시장인 만큼 탄핵이 인용될 경우, 안 지사와 달리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수도 있을 걸로 보입니다. 탄핵 인용이 조기 대선의 시작을 의미하는데다, 이 시장이 촛불민심을 타고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점을 감안하면 탄핵 결정이 이 시장에게는 또 다른 반전의 기회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최성 고양시장도 오전에 집무실에서 심판 선고를 지켜본 뒤 오후에는 AI 현장을 비롯해 지역 내 현안을 챙겨볼 계획이라고 합니다.
안철수, 손학규 국민의당 의원
● 안철수-손학규, 국민의당 지도부 단체 시청

국민의당 대선 주자들은 조금 다릅니다. 안철수, 손학규 두 대선 주자가 당 지도부와 함께 국회 220호실에서 선고를 지켜볼 계획입니다. 경선 규칙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그 시간만큼은 한 자리에서 한가지 이슈를 놓고 집중할 걸로 보입니다. 경선 규칙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라 분위기가 어떨지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국민의당은 탄핵 심판 선고를 지켜본 뒤 그 자리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선고에 대한 당 차원의 메시지와 향후 정국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당장 안철수-손학규 두 대선 주자는 물론 천정배 전 대표까지 가세한 당내 경선전이 더더욱 치열해질 걸로 보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청와대도, 국회도, 대선 주자들도......정치권 전체가 잔뜩 숨 죽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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