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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논바닥에 방치된 독수리 사체…원인은 '농약 볍씨'

독수리는 두루미와 황새처럼 겨울철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귀한 손님입니다. 몽골의 혹독한 추위를 피해서 해마다 매년 11월 말이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날이 풀리고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이맘때쯤 다시 몽골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귀향을 앞둔 독수리들에게 사고가 터졌습니다. 이용식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텅 빈 논바닥 위에 독수리 한 마리가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눈만 깜빡일 뿐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렇게 비실거리며 날지 못하는 독수리가 충남 청양의 논에서만 열 마리 넘게 발견됐습니다. 근처 논바닥에는 독수리 사체들이 곳곳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이렇게 독수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건 눈 둑 군데군데에서 뿌려져 있는 볍씨 때문이었습니다. 누군가 오리를 잡기 위해서 이 볍씨에 농약을 잔뜩 뿌려놓은 겁니다.

[안병덕/야생동물 재활관리사 : 볍씨를 먹은 오리들이 중독으로 죽고, 그 죽은 사체를 독수리들이 먹어서 2차 중독에 걸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독수리와 오리 위에서 나온 먹이에서 독성이 높은 농약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농약이나 독극물을 이용한 밀렵은 이렇게 독수리뿐 아니라 다른 육식동물에게까지 2차 피해를 줄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합니다.

그래서 독극물이나 농약 등을 뿌려 야생생물을 잡거나 죽이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 등 중형에 처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논에 볍씨를 뿌린 사람들의 검거에 들어갔습니다.

▶ [취재파일] 야만적인 농약 밀렵…독수리까지 폐사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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