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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WTO 제소? 안될 거 알면서 왜 그러는지…"

* 대담 : 송기호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

-사드 보복 WTO 제소 검토? 안보 조치는 해당 안 돼
-WTO 제소해도 조항 위반 입증 대단히 어려워
-희생 감수하고 의연한 대처? 해결책 될 수 없어
-WTO 승소해도 중국 보복 조치 중단시킬 수 없을 것
 
 
▷ 박진호/사회자:
 
지금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해서 당정이 세계무역기구죠, WTO에 제소하려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는데요, 이것이 과연 유효한 카드냐.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어제 당정협의에 참석했던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 의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었는데 일정상 어렵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송기호 변호사에게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송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송기호 변호사: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WTO 제소로는 사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것도 이유가 세 가지나 된다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 세 가지가 뭡니까?
 
▶ 송기호 변호사:
 
우선 중국의 사드 보복이 부당한 것은 맞죠.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있어서 세계무역기구, 그러니까 WTO가 해결 수단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첫째는 WTO 협정 자체에 아예 자국의 안보에 필요하다고 간주하는, 스스로 생각하는 조치는 예외다. 즉 WTO 협정을 적용하지 못한다고 돼있고. 두 번째는 WTO 성격이 설령 만에 하나 우리가 승소한다 하더라도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라는 게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관세를 더 매기는 정도거든요. 그런 내용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이게 형식적으로는 중국의 내부 국내법의 적용, 이를테면 롯데에 대한 영업정지라는 것은 이를테면 중국의 내부 소방법 위반이다. 이런 외관을 띄고 있단 말이죠. 즉 WTO의 특정 조항 위반이라고 입증하는 것도 대단히 어렵다는 겁니다.
 
▷ 박진호/사회자:
 
일단 안보상의 이익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중국이 이의를 제기할 부분이 있는 것이고. 이것이 또 WTO의 의미와는 맞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고요. 이 세 가지 지적에 대해서 사실 정부가 모를리는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당정협의에서 WTO 제소 카드를 계속 거론하는, 검토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송기호 변호사:
 
예. 저도 좀 묻고 싶은데요. 그러니까 WTO, 또 한중 FTA, 한미 FTA 자체에 이미 안보 관련 이슈는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돼있는 것을 전부 다 알 텐데.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이 문제는 중국이 제기하는 안보 우려,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당한 안보 사항의 염려. 결국은 안보 문제거든요. 이런 안보 문제의 절충점, 균형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 WTO 같은 본질적으로 맞지 않는 수단을 거론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앞서 말씀하신 부분을 다시 짚어보면요. 지금 중국 내 일고 있는 반한 감정. 중국 정부가 의도해서 부추기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부분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고. 또 우리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피해를 회복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WTO 제소 카드가 이런 것과는 배치된다는 말씀을 하신 거죠?
 
▶ 송기호 변호사:
 
그렇죠. WTO 협정문 자체에 이미, 그것도 어느 나라가 이러이러한 조치가 자국의 안보에 필요한 조치라고 스스로 간주하면, 영문 표현으로는 ‘Consider’라고 돼있는데요. 아예 스스로 우리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간주해서 안보 관련 조치를 내리게 되면 그것은 WTO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돼있단 말이죠.
 
▷ 박진호/사회자:
 
저는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우리가 일각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경제 무역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가능한 부분도 아니고. 또 일본과 대만처럼 의연하게 대처를 해서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의견을 제시하는 언론도 있고 전문가도 있어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송기호 변호사:
 
일본과 우리가 국가 이해 관계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일본 경우에는 센카쿠 열도라고 하는 자국의 영토 이익을 위한 일정한 희생을 감수한 것이지 않습니까? 우리 경우에는 중국의 안보 우려와 우리의 안보 우려의 조화점이 가능하단 말이죠. 일본의 경우는 영토이기 때문에 달리 선택할 대안은 없었겠지만. 우리는 일본과는 다른 위치, 다른 국가적 이해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의연하게 대처하자는 이야기는 결국 시민과 한국 기업에게 지속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거든요. 그것은 우리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단적으로 WTO에 만약에 우리가 제소한다. 그러면 중국이 실질적으로 압박이나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 송기호 변호사:
 
물론 중국의 입장을. 중국이 어떤 투로 나올 것인가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 만약에 단순히, 이를테면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한국에 관세를 더 매긴다. 그런 것 가지고 태도를 바꿀 정도였다면 처음부터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겠죠. 중국 입장에서는 이게 안보의 균형을 깨트리는 심각한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단지 만에 하나 WTO에서 승소한다고 해서 그것이 중국의 보복 조치를 중단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어제 이 소식이 드러났는데. 사실 그제 밤에 이미 주한미군기지에 사드 발사대가 도착을 했다고 합니다. 통상 전문가로 보시기에 중국도 굉장히 크게 반발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예상하세요?
 
▶ 송기호 변호사:
 
저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째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이라는 것이 결국 좀 더 직접적으로 미국 기업의 이익을 더 극대화 시키는 것인데. 지금 이 사드의 경우에는 어떤 요격 성공률이라든지, 이런 게 아직 검증되지 않은 무기 체계이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이것을 조기에 분쟁 지역에 배치함으로써 미국 기업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점이 하나 있다고 보고요. 두 번째는 역시 한국 내부 사정이라고 저는 보는데. 대통령 선거 전에 이것을, 뭐라고 할까요. 지난번 위안부 협상 때 나온 이야기입니다만. 되돌릴 수 없게끔 미리 배치하길 원하는. 그런 흐름이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송기호 변호사: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회 위원장이시죠. 송기호 변호사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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