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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斷想 - 영화 '싱글라이더(A single rider)'

영화 ‘싱글라이더(A single rider)’

적어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는 누구나 열심히 살아간다. 이 영화의 캐릭터들 역시 다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 기러기 아빠 - "애하고 아내, 호주로 보내놓고 2년 동안 한 번도 궁금하지 않았어요.”
# 워킹홀리데이 학생 - "새벽 5시에 버스를 타보면요,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말 그거 진짜 다 개소리거든요?"

돈 벌어 유학자금 보내기 바쁜 기러기 아빠와 힘든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이겨내며 미래를 꿈꾸는 젊은이, 그리고 새로운 삶을 위해 남몰래 현지 정착을 계획하는 호주 현지의 엄마.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이웃들이고, 이미 뉴스를 통해서도 심심찮게 전해 들어 별반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영화가 특별한 것은 뻔한 얘기에 뻔한 전개가 의심될 쯤해서 벌어지는 반전의 효과에 있다. 
김영창 취재파일용 - 영화 싱글라이더 사진
영혼의 여행과 현실이 교차하면서 실타래를 풀고, 엮으며, 마무리하는 방식의 영화가 이전에도 있었을 법하나, 이 영화는 그 효과가 매우 탁월해 보인다. 그래서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을 더해 결국은 자리를 고쳐 앉게 되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면 아예 한쪽 팔을 괴고 생각에 빠지게 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 

싱글라이더는 ‘홀로 떠나는 여행자’쯤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공고한 개념의 울타리 안에서 공동의 목표인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만, 때때로 외로운 싱글라이더로서의 가슴 시린 순간을 기억하기에 감독의 메시지에 주목하게 된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영화를 시작하는 위 고은 시인의 시구 자막처럼, 행복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지 모른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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