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드리포트] '행정명령 2탄'…"이라크 빼도 차별 논란은 남는다"

[월드리포트] '행정명령 2탄'…"이라크 빼도 차별 논란은 남는다"
최근 뉴욕을 비롯한 미 여행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정책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트럼프 슬럼프'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뉴욕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광객이 감소하면 관련 일자리 수가 줄어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미 시애틀 연방법원이 첫 번째 반 이민 행정명령의 효력을 전국적으로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린 지 오늘로 꼭 한 달이 지났지만 새 행정명령은 몇 차례 연기 끝에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습니다. 빠르면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이 새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따르면 이 기간 '수 많은 나쁜 녀석들'이 미국으로 들어왔을테고 그래서 생기는 모든 '책임'은 '소위 판사'들이 져야 할텐데 다행히 아직 그런 불행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대선 공약을 실천하느라 관련 부처의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첫 번째 행정명령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법원 결정 이후 새 행정명령을 공언한 정부치고 한 달은 좀 길어보입니다.

새 행정명령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첫 번째 행정명령의 위헌적 요소를 많이 제거했다고 합니다. 우선 영주권이나 합법적인 비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입국금지 대상에서 제외되고 7개 '불량국가' 가운데 이라크는 빠지는 쪽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무기한 난민 신청이 금지됐던 시리아의 경우도 특정한 기간을 정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위헌으로 지적됐던 종교적 소수자 우대 조항은 삭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시행에 들어가기 전 7일~10일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적법절차라는 헌법적 권리 외에도 금요일 밤 발효된 첫 번째 행정명령이 가져온 혼란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 반이민 행정명령
그런데 새 행정명령이 시행되면 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 내내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당시 사이가 나빴던 공화당 지도부를 만나기 전에는 다소 유화적인 입장으로 물러섰지만 지금 와서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습니다. 보수적인 언론들조차 새 행정명령을 보완한다고 해도 종교적 차별이라는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안도 아니고 국가안보와 관련해 정부 출범 초기에는 급했고 지금은 다르다? 그때 그때 다른 말과 행보가 어찌 트럼프 정부 뿐이겠습니까? 지난 한 달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문제보다는 경제 청사진 제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경험이 없고 능력이 부족해도 대선 공약이라면 누더기 정책이라도 밀어부치는 게 세계 최강국 미국 정부라는 게 새삼 놀랍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