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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금요일 4시 퇴근' 정책, 반갑지 않은 이유

친절한 경제입니다. 지난주에 정부가 경기 살리기 대책을 발표했죠. 대표적인 게 금요일 회사원들 돈을 더 쓰도록 두 시간 일찍 퇴근시키라고 회사들한테 말해주겠다는 겁니다.

글쎄요. 그런데 정부가 최근 한 3년 동안 이렇게 경기를 살린다면서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기억들 다 나실까 모르겠습니다.

3년 전으로 가보겠습니다. 당시에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기업들이 번 돈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 이런 정책을 내걸었습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회사들이 직원들 월급을 올려주거나, 주주들에게 현금으로 배당을 더 주거나, 그러면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거였습니다. 당시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최경환/당시 경제부총리 (2014년 7월) : 현재 내수 부진은 가계 소득이 증대되지 않고는 돌파가 어렵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가계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 임금 일정 수준 이상 올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제상 혜택을 주겠다.]

저게 아주 맞는 말입니다. 저게 돼야 되죠. 그런데 저 말대로 과연 됐을까, 직원들 월급을 올려준 회사는 거의 없었습니다.

월급은 한 번 올리면 나중에 내릴 수가 없는데, 세금 좀 돌려받자고 어떤 회사가 그걸 올리겠어요. 대신 회사들은 배당을 몇조 원씩 늘렸습니다.

그리고 그 돈은 거의 대부분이 그룹 회장들, 대주주들,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갔기 때문에 결국, 일반 국민들은 돈을 받은 게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 결국 저 말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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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다음 해에 정부는 다른 대책을 내놓는데, 뭐냐면 물건값 깎아주기입니다. 세일, 자동차에 붙던 세금 한동안 깎아줬었고요.

그리고 또 하나, 대표적인 게 코리안 블랙프라이데이라고, 10월에 중국인들 연휴라서 많이 오는 때에 맞춰서 백화점, 마트, 이런 데서 할인행사를 한 겁니다. 이것도 당시에 취지를 들어보시죠.

[최경환/당시 부총리 (2015년 10월) : 어떡하든지 소비를 좀 정상화 시키고 관광산업도 좀 잘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에서 정부에서 제안을 해서 이렇게 시작이 됐습니다.]

이 세일은 작년에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라고 이름을 바꿔서 또 하긴 했습니다만, 반짝 효과는 있었을지 몰라도, 저 세일 때문에 돈 쓴 분들 계신가요? 사람들이 소비를 본격적으로 늘리진 않았다고 봐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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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입니다. 세 번째가 또 있습니다. 돈 쓰게 시간을 더 주겠다. 재작년엔 추석, 작년엔 어린이날 임시공휴일을 붙여서 연휴를 만들었었죠.

그것도 한참 전에 발표를 하면, 사람들이 혹시 "연휴다."하고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갈 거 같으니까, 딱 며칠 전에 발표를 하고 이런 퍼포먼스랄까, 부총리가 경제단체 회장들하고 골프를 치면서 나가서 돈 쓰라는 메시지를 전하기고 했었습니다. 이때도 당시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유일호/경제부총리 (작년 4월) : 상당히 골프 인구도 많아지고 그래서 칠 여유가 있으면 골프도 좀치고… 국내 여행도 많이 가시고 하는 걸 바라는 바는 있습니다.]

그런데 임시공휴일 대기업 정도나 쉬었지, 대부분 중소기업들 이거 쉽지 않았고, 역시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죠. 그러는 사이에 국민들 경제 상황은 나아진 게 별로 없습니다.

지난 3년간 평균적으로 소득은 거의 늘지 않았고, 소비는 거의 그대로인데, 물가 오른 걸 생각하면 사실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셈입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다 꽝이었단 이야기기죠.

경기 살리기 대책이라면 위의 그래프, "소득은 어떻게 늘려줄 거냐?" 여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거고요.

두 번째 밑의 소비도 번 돈을 좀 맘 놓고 쓸 수 있게 집 문제나 보육 문제, 교육 문제 이런 데 대해서 생활 안정책을 내놓는 게 필요하지 않나, 이번 건은 좀 빠져있고, '금요일 두 시간 일찍 퇴근' 이런 가능성 떨어지는 이야기는 그렇게 효과가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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