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스페셜]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그리고 시급한 과제 편

조을선, 류란 기자 sunshine5@sbs.co.kr

작성 2017.02.27 11:00 수정 2017.03.02 15: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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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스페셜]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대한민국은 아슬아슬한 시험대 위에 서 있습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대한민국 전체가 속았고, 책임을 모르는 죽은 권력은 구시대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습니다.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로 위로를 나누는 우리는 시대의 교차점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변화의 기로에 선 대한민국은 지난 시대의 적폐를 들어내고 바로잡는 대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미래 권력에게 과거를 물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대한민국의 끝없는 표류, 어디서부터였을까. 결정적 계기는 세월호 참사부터였습니다. 정부는 무능했고, 기업과 관료들은 부패했습니다. 최고 책임자는 책임을 부정했습니다. 찬바람이 잦아들면 세월호 참사 3주기입니다. 선체는 여전히 바다 속 그 자리에 있고 침몰 원인은 오리무중입니다. 미수습자 9명은 상도 치르지 못했습니다. 참사는 현 정부에서 해결되지 못한 현재진행형 재난으로 남아있습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무너졌던 국가와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다음 지도자가 꿰어야 할 첫 단추입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자처한 대선주자라면 참사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민은 제2, 3의 세월호 참사를 겪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304명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언론이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책임있는 행동은 결국 권력에 묻고, 또 묻는 것일 겁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취재파일>을 연재해온 SBS 보도국 류란 기자와 조을선 기자가 미래권력에게 물었습니다. SBS는 19대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묻고 답변을 분석하는 기획 기사를 11차례에 나눠 보도합니다.

■ 참사에 대한 인식과 정책 분석, 이에 대한 독자의 평가까지

대선 주자에게 크게 참사에 대한 <문제의식>과 진상규명과 선체 인양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눠 물었습니다.

1편에서는 이번 연재에 대한 소개와 첫 번째 질문인 현 시점의 당면 과제를 다뤘습니다. 2편부터 9편까지는 박근혜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 선체 인양과 진상규명 대책, 청와대 보고시스템 개선책, 피해자 소통과 추모 등에 대한 주자들의 답변을 담았습니다. 마지막 10편과 11편에서는 대선주자들에 대한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의 평가와 함께 독자들이 남긴 유의미한 평가 내용으로 갈무리할 예정입니다. 결국 대선주자들을 평가해 대통령으로 최종 선택하는 주체는 결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매회 기사 아래에 댓글이나 이메일을 통해 대선주자들의 답변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 부탁드립니다. (sunshine5@sbs.co.kr 조을선 기자,  peacemaker@sbs.co.kr 류란 기자)

■ 질문 대상 선정 기준

이 기사는 질문 당시 가장 최근의 SBS 여론조사 결과(조사 기간 2월 1~2일, 전국 성인남녀 1032명, 95% 신뢰수준, 표준오차 ±3.1%p. 자세한 사항은 SBS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고)를 토대로 지지율 2% 이상을 기록한 대선주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문재인-안철수-안희정-유승민-이재명-황교안 (가나다순 정리) 주자가 이에 해당합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우 출마 선언을 한 적 없지만 불출마 입장 역시 밝힌 적 없어 총리실에 질문을 전달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답변을 들을 수 없었고, 따라서 이 기사는 황교안 대행을 제외한 문재인-안철수-안희정-유승민-이재명 다섯 주자의 답변을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 질문 선정과 답변 정리 과정

지난 2월 6일, 1차적으로 기자들이 질문을 정한 뒤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관의 자문을 거쳐 보완했습니다. 2월 8일, 각 후보들에게 질문지를 보냈고 2월 13일 1차 답변을 받았습니다. 답변 가운데 질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분량이 미달한 경우, 비문이 섞여있는 경우에 대해선 보완해 줄 것을 요청해 2차 답변을 받았습니다. 기사 앞 부분엔 이해를 돕기 위해 주자 간 의견의 공통점과 차이점, 유의미한 답변, 아쉬운 점 등을 분석했습니다. 주자마다 글투가 달라 경어와 평어가 혼용돼있는 점 참고 바랍니다.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그리고 시급한 과제 편■ 대선주자 답변 분석
 
세월호 참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5명 중 4명이 '선체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을 선택했다. 주자들 대부분 선체인양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야권 주자와 여권 주자의 방점은 달랐다. 야권 주자인 문재인, 안철수, 이재명 측은 선체인양을 통해 미수습자 수습은 물론 진상 규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월호 선체가 진상규명의 중요한 증거라고 본 것이다. 반면, 여권 주자인 유승민 측은 “가장 시급한 일은 실종자 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것”이라며 ‘미수습자 수습’에 방점을 두고 선체 인양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선체인양을 진상규명으로 연결 짓지는 않았다.

네 명의 주자와 달리 안희정 측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진상규명'을 선택했다. “선체 좌현과 외관의 균열 등 선체 내 규명과제가 남아있다”, “해경123 정장 징역 3년 외 해경수뇌부 처벌이 미흡했다” 등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진상규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그리고 시급한 과제 편▶ 문재인 “진상 규명 위해 선체인양과 조사, 미수습자 수습 조속히 해야”

세월호의 진실은 여전히 침몰 중이며 인양되지 않고 있음. 정부는 참사의 원인을 밝히는데 있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의혹을 만들어왔음. 당면 과제로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임. 또한 이들 과제는 모두 상호 연결되어 있음.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선체 인양과 조사, 미수습자의 수습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함. 이것이 전제가 되어야 책임 소재 규명과 처벌, 그리고 사회적 참사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될 수 있을 것임. 유족 등 피해자들과의 소통과 신뢰 문제도 이런 과정에서 해소될 수 있을 것임. 뿐만 아니라 빠른 시일 내에 세월호 특조위 2기를 구성해야 함.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그리고 시급한 과제 편▶ 안철수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이 참사 수습과 치유의 출발점”

중요도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과제이지만, ‘시급한’ 과제는 위의 5가지 보기 가운데 ④ ‘세월호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체 인양이 이루어져야 이를 토대로 ② 세월호 참사 원인 및 구조 수습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과 ③ 사고 책임자의 책임 소재 규명과 처벌을 하고, ⑤ 사회적 참사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① 유족 등 피해자들과 소통 및 신뢰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2월, 특조위 활동 기한을 인양 후 6개월까지로 연장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세월호참사의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소통과 신뢰 회복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들과의 소통과 신뢰 문제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과정에서 정부와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측면이 큽니다.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내는 것이므로 정부는 기본적으로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참사의 진상과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것과는 별개로, 정부가 자초한 불통과 불신을 스스로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신뢰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 노력 중 하나가 ‘마지막 한 명까지 가족에게 돌려보내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세월호 선체의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은 대한민국이 ‘세월호 이후’를 논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피해자들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치유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기에,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그리고 시급한 과제 편▶ 안희정 “참사 원인 규명과 관련자 조사 및 처벌 충분하지 못해”

② ‘세월호 참사 원인 및 구조 수습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이 위 5가지 보기 가운데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참사 직후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 및 조사를 1차적 근거로 하여 참사의 진상규명 조사와 구조구난대응 과정을 종합한 후 2014년 12월 29일 ‘여객선 세월호 전복사고 특별조사보고서(해양안전심판원)’를 발표한 바 있음. 그러나 참사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였고,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음.

이와 같이 불충분한 진상규명은 독립적인 정부기구인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설립하게 하는 근거가 되었으나, 선체 미인양으로 인해 과학성을 담보할 수 없는 미완결성 조사로 인해 '선체 좌현 및 외관(특히 선수 좌현, 선미 우현)등의 균열', ‘선체 자체의 기계적 결함’ 등 여전히 규명의 과제가 남아있는 실정.(대법원은 2015년 11월 12일 피고인 이준석 등의 살인 등 사건(2015도6809)에서 조타기의 '솔레노이드 벨브' 등 기계적 결함 가능성을 열어둠)

따라서 아직까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단정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원인의 미결은 우리사회와 유가족들로 하여금 치유의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해 있음.

또한 참사 직후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123정 정장(김경일)의 징역3년 외에 해경 수뇌부의 처벌이 미흡하였고 이는 특검 도입의 근거로서 적용됨.(2015년 7월14일, 광주고법 형사6부(재판장 서경환), “해경 지휘부나 사고 현장에 같이 출동한 해경들에게도 승객 구조 소홀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 김석균 해경청장, 김수현 서해해경청장, 김문홍 목포해경서장 등 구조구난 지도부의 처벌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음. 현재까지도 상당수 유가족분들의 인식은 “왜 구하지 못하였나” 가 아닌 “왜 구하지 않았나” 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참사 당시 해경 등 구조세력에 관한 조사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판단됨.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그리고 시급한 과제 편▶ 유승민 “실종자 가족 한 풀어드려야…돈이 아닌 정의의 문제”

④ ‘세월호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이 위 5가지 보기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들이 모두 다 중요하고 절실하나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은 가장 고통 받는 분들,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 절규하셨던 실종자 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3년이 다 되어가도록 아직 선체인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고 슬픈 일입니다.

이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사는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문제이고, 정의의 문제입니다. 2015년 제가 원내대표 시절에 정부여당에서 또 청와대도 인양에 대해서 아무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인양문제가 금기시되던 때 제가 제일 먼저 주장했고 관철을 시켰습니다만, 오늘 이 시점까지도 아직 인양조차 못하고 있는 이 현실에 대해서 죄스럽고 가슴이 무겁습니다.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① 연재를 시작하며…그리고 시급한 과제 편▶ 이재명 “가장 강력한 증거는 세월호…인양해 원인 밝혀야”

④ ‘세월호 선체 인양과 미수습자 수습’이 보기 가운데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것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입니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급변침을 꼽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급변침의 원인은 아직 안갯속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없이 우리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한발짝도 나갈 수 없습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세월호 침몰의 가장 강력한 증거인 세월호를 온전하게 인양해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입니다.

더구나 차가운 바다 속에 가라앉은 세월호엔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미수습자 9분이 계십니다. 단원고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 학생, 단원고 양승진·고창석 교사, 일반인 승객 권재근·권혁규·이영숙 씨.

빠른 시일내에 세월호를 훼손없이 온전하게 인양해 미수습자 9분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자를 정확하게 처벌하고, 교훈을 찾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 앞에서 또 다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 2편에서 계속됩니다 - 

▶ 대선주자들에게 세월호를 묻다 ② 박근혜 정부 평가 편

( 디자인 : 김은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