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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경찰 '반전 카드'…마카오 방문 김한솔 DNA 채취 시도

말레이 경찰 '반전 카드'…마카오 방문 김한솔 DNA 채취 시도
김정남 암살사건 수사로 북한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말레이시아가 자국 경찰관 3명을 마카오로 보내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유전자 채취에 나섰습니다.

김한솔 DNA 채취 여부가 김정남 암살 사건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김한솔 등 김정남 자녀의 DNA 샘플을 채취하기 위해 오늘(23일) 경찰관 3명을 마카오에 파견했다고 말레이시아 현지 중국어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번 채취는 현지 인터폴과 공조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말레이시아 당국은 DNA 대조검사를 거쳐 북한이 외교관 여권 소지자 '김철'이라고 주장하는 시신의 신원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어제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소속 외교관과 고려항공 직원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사건 배후에 북한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김정남 시신 부검에 반대하며 이번 사건이 말레이시아와 한국 정부의 음모·조작이라고 반발하는 북한 측에 대한 명시적인 압박이었습니다.

김한솔 DNA 채취로 시신의 신원이 '김정남'으로 확인되면 말레이시아로서는 북한 측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추가 근거를 확보하게 됩니다.

하지만, 김한솔을 비롯한 김정남 가족에 대한 DNA 샘플 채취에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먼저 김한솔 가족의 신변보호를 해온 중국의 협조 여부가 관건으로, 중국의 협조 없이는 김한솔 가족과 접촉하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소행임이 드러날 수 있는 시신 신원 확인을 적극주선하고 나설 경우, 북중 관계에 또 다른 치명적 타격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공작원을 동원해 김정남을 공개장소에서 독살한 사실을 확인시킬 경우, 북한의 강한 반발을 사고 더 나아가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제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중국으로선 부담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진상규명을 내세워 북한과의 단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주권 수호를 강조하는 말레이시아의 입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실 규명을 외면하고 테러범죄를 두둔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타당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사실상 북한에 기울어진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관영매체들도 김정남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채 말레이시아 정부를 비난하는 북한대사의 주장만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지 소식통은 "어떻게든 말레이 당국의 김한솔 면담과 DNA 채취가 성사되면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생떼' 주장을 정면으로 배척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게 되고 북한은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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