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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의시사전망대] '역선택' 논란 속 부각되는 문재인의 약점?

* 대담 :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선의' '분노' 단어 논쟁, 다른 버전의 박 대통령 화법?
-文 '대청소론' vs 安 '대연정론'
-안희정, 결국 경선 통과 위해 좌클릭 강화할 것
-민주당 3인 주자, 부족한 거 채우고 강점 밀기 전략
-안희정 "민주당 한국당 강령에선 큰 차이 없어"
-한 여론조사에서…다자구도 승 '문재인' 양자구도시 '안희정'
-민주당 경선 역선택 우려? 의미없는 얘기
-안희정 확장력 커질수록 문재인 약점 부각돼
 
▷ 박진호/사회자:
 
날카로운 정치 분석, 뉴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뉴스WHY.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윤 실장님 안녕하세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요즘 정치권 뉴스를 보면 선의, 분노, 사랑, 통섭까지 나와요. 이런 단어가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게 참 중요한 개념이죠. 우리 삶의 큰 부분인데. 막상 살면서 저런 단어들을 직접 잘 입에 담을 일이 없지 않습니까. 사랑 정도야 연애할 때, 종교생활 할 때 정도 언급하기는 할 텐데. 좀 낯설죠.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그런 단어가 정치권에 등장한 것. 좀 낯설고 이례적인데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맞습니다. 이게 사실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예요. 여기에 대해서 두 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첫 번째 긍정적으로 볼 때는 우리 정치도 이제 격조 있어졌다. 철학 논쟁이 된다. 이게 아주 우호적인 것이고. 싸늘한 반응은 뜬구름 잡는 고담준론이냐. 혹은 다른 버전의 박근혜 대통령식이다. 이런 반응도 나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군요. 안희정 지사께서 철학과를 나오셔서 그렇다. 그런 얘기도 나오는데. 그런데 이게 또 전략적인 함의가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데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러니까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저 논쟁이 주로 문재인 전 대표하고 안희정 지사 사이의 논쟁이지 않습니까. 결국은 대청소론과 대연정론의 버전이 다양하게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 박진호/사회자:
 
그래요? 지금 선의라는 발언은 반발이 커서 그걸 가지고 같은 당의 문재인 전 대표도 안 지사를 공격하고, 또 안 지사가 한 발 물러서면서 약간 사과의 언급을 하고 그랬는데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런데 이게 잘 보시면 너무 과한 예를 들었다고 사과한 거예요.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까지 범주에 포함시킨 것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한 것이지, 말 자체가 잘못됐다고 한 것은 아니거든요. 안 지사는 오히려 이런 범주를 더 보강해서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이게 전략의 수정이 없다. 그런 뜻이죠?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사실 저만 해도 안 지사가 어느 정도는 전략 수정을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왜냐하면 워낙에 지금 중도나 보수층 쪽에서는 폭발력이 좋게 나가고 있지만. 안 지사도 결국은 민주당 경선을 통과하는 게 당면 목표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좀 야권 성향에 맞는 이야기, 왼쪽 날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갈 것 같았는데. 아직은 변화가 없어요.
 
▷ 박진호/사회자:
 
말씀하신 대로 지금 민주당 경선이 당장 중요한데. 계속 이렇게 갈까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전략이라는 게 뭘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선택의 문제인데. 크게 봐서는 두 가지 방향이거든요. 첫 번째 방향은 자기가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이고 두 번째 방향은 자기의 강점을 밀고 나가는 겁니다. 저도 항상 정치인들 보면 강한 걸 강하게 하라. 이렇게 말은 하기는 하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꼭 그렇게 되기는 어렵거든요. 예를 들어서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에도 인권이나 진보적인 면. 이런 걸 쭉 밀고나가는 게 아니라 안보, 일자리. 이런 데에 오히려 방점을 찍잖아요. 이재명 시장 같은 경우에도 이제는 사이다는 자제하겠다. 이러고 있죠.
 
▷ 박진호/사회자:
 
그런 분위기군요. 결국. 좀 멀리 보는 건가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그러니까 안 지사는 반대로 강한 쪽을 쭉 밀고가기로 한 것 같습니다. 이제 이 정도면 마지막까지 이럴까는 봐야 알겠지만. 제가 볼 때 이렇게 가면 방향 전환도 어려워요. 그냥 가는 겁니다. 어제 관훈클럽에서 안 지사가 초청받아서 토론해서 여러 논쟁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말도 했습니다.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강령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 박진호/사회자:
 
그 얘기 저도 들었는데. 이게 실제로 그런가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제가 한국당 강령은 모르겠고 새누리당 때까지는 각 당 강령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있었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비슷할 것 같기는 한데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예. 그러니까 새누리당 강령을 봐도요. 차별 금지. 이런 항목도 있습니다. 우리 국민은 직업, 지역, 심지어 성적 정체성 등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이런 게 강령에 들어있어요. 이걸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는 별개의 문제인데. 그리고 어느 당 강령에 재벌이 참 중요하니까 우리 당은 재벌을 밀어준다. 이렇게 돼있는 경우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안 지사 말이 그 부분은 맞습니다. 강령에는 다 좋은 말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거든요. 그리고 어제 안 지사 말을 듣고 떠오른 게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노 대통령이 대연정론 이야기 했을 때 엄청나게 지지층에게 비판을 받았잖습니까.
 
▷ 박진호/사회자:
 
그것은 대통령 임기 중에 했던 거잖아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그런데 그 때 딱 저런 비슷한 얘기를 했어요. 한나라당과 우리 당과 강령 같은 걸 보면 별 차이가 없다. 사실 안 지사가 그 말을 노 대통령이 한 것을 모를 리가 없죠. 알면서 했겠죠.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이렇게 하면 말씀하신 대로 약간 넓게 보면 지지율 오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른바 집토끼라고 할까요. 야권 지지층 지지율이 문제가 될 것 같은데.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러게 말입니다. 엊그제 한 여론조사를 제가 자세하게 설명드릴 수는 없는데. 되게 흥미로운 게 있었어요. 결선 투표 가면 안희정 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 이긴다. 이것은 두 사람이 같은 당 소속이니까 둘이 붙으면 어떻게 되느냐. 이걸 구조적으로 물어볼 수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에둘러서 물어본 것이거든요. 그런데 보면 민주당 지지자, 보수당 지지자, 무당파, 다른 정당 지지자들에게. 그러니까 전 국민에게 다 물어보면 안 지사 지지율이 문 전 대표 지지율보다 높다는 거예요.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보면 문재인 전 대표가 높잖아요.
문재인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그러니까 단순 절대 지지율. 다자 구도로 한 10여 명 중에 누구를 골라라. 그럴 때는 문재인 전 대표가 압도적이죠. 그런데 이것을 양자 구도로 전환시켜 놓으니까 안 지사가 더 높다는 거죠. 그리고 저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아주 앞섭니다. 한 세 배, 네 배 됩니다. 안 지사의. 그런데 요즘 민주당 당 자체의 인기도 좋지 않습니까? 그런데 전체 가상 대결에서는 그 차이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안 지사의 인기가 너무나 좋다는 거겠죠.
 
▷ 박진호/사회자:
 
그게 이른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거론되고 있는 역선택 아닌가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그게 역선택론인데. 사실 역선택론은 의미 없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누가 들여다볼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저 여론조사는 이것저것 다 떠나서 둘 중에 누가 낫느냐는 것인데. 그 안에 역선택이고 뭐고가 있을 수가 없죠. 그리고 역선택이 하나가 성립되려면. 예를 들어서 안희정을 뽑았을 때 황교안이 이긴다. 그러면 내가 황교안을 밀기 때문에 일부러 여기서 안희정을 선택하는 건가. 이런 식인데. 어떻게 보면 본선 경쟁력 부문에서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보다 나을 수 있죠. 지금 구도로 보면. 그러니까 역선택 얘기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그걸 확장성이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맞습니다. 역선택론의 제일 대척점에 있는 게 확장성 논쟁이죠. 그렇게 확장성에서 차이가 많다는 건데. 저는 솔직히 아직까지도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민주당 경선에서는 이기기 어렵다고 봐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하나 더 짚어보자면. 안 지사의 확장력이 보이면서 문 전 대표의 약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된다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지금 그러면 윤 실장님 말씀은 문 전 대표야말로 확장성이 약하다. 이런 지적을 하시는 건가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상대적으로 안 지사보다는 약하다. 이런 거겠죠. 지금 아까 언급한 여론조사도 그렇고 요새 여론조사를 보면 4자 구도, 3자 구도, 양자 구도, 가상 대결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황교안 총리가 나갈 경우에,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후보가 될 경우에, 또 바른당 유승민 후보가 될 경우에. 이런 4자, 3자, 양자를 하잖아요. 여기서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어떤 겁니까?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안희정 지사나 안철수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4자에서 3자, 양자로 갈수록 지지율이 올라가요. 이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거든요. 모수가 줄어드니까, 출전할 선수가 줄어드니까 자기 몫은 늘어난다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이게 보면 역선택이건 뭐건 지금 민주당 국민경선은 다 받잖아요? 선거인단을. 그러면 이렇게 되면 확장성 면에서 안 지사가 유리할 수 있다. 이런 분석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그렇죠. 그런데 제가 한 두 가지를 더 설명해 드리겠는데. 그런데 지금 문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4자에서 3자, 양자로 가도 큰 차이가 없어요. 그러니까 자기 지지자가 단단한데 확장성이 떨어진다. 이런 건데. 지금 말씀하신 경선에서 그러면 안희정 지사가 유리할 것이냐. 국민 경선이기 때문에. 그런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 경선이 아무리 편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자기의 인적사항 같은 것을 제출하고 확인을 받고 나중에 통화를 하고. 그래야 하지 않습니까. 그냥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서 응답하는 여론조사도 아니고 다 같이 휴일이기 때문에 나가서 한 표 찍는 대통령 선거도 아니고. 이건 사실은 좀 더 지지층이 굳건할 경우에 가능하거든요. 쉽게 말하자면 내 지지층을 동원해내야 한다. 이끌어내야 한다는 거죠. 그 부분에서는 안희정 지사가 문 전 대표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겠느냐. 이렇게 본다는 거죠.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는 경선에서의 유불리를 떠나서 안 지사가 쭉 올라가면서 문 전 대표의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구나. 이게 부각이 된다는 거죠. 얼마 전만 해도 워낙에 대세론이니까 확장성 부족 이런 것은 의미가 없다. 이런 얘기가 많이 돌았었거든요. 그런데 안희정이 치고 올라가면서 문재인의 약점이 다시 보인다. 그러면 그게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고. 거꾸로 뒤집어 보면 문재인 전 대표의 부안 요인은 안 전 지사에게는 기회의 요인이겠죠. 지금 이제 민주당 경선이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고 하면 한 3월 말까지 진행될 겁니다. 그러면 대략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이 한 달은 긴 기간 아니겠습니까. 안 지사가 이만큼 올라오는데 딱 한 달 걸렸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어제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어제 헌재에서 이뤄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약간 법정 모독 사태가 결국은 결론이 나오기 전에 대통령의 하야 방안을 의식한 거대한 시나리오 같다. 이런 추측을 하시는데요.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제가 생각할 때는 이게 참 두 가지 면이 있는 것 같은데. 김평우 변호사나 이런 분들이 하신 행동을 보면. 무언가 헌법재판관을 설득하겠다든지. 그런 모습이 전혀 안 보이지 않습니까. 이 분들이 재판에서 이기려 나온 분들이 아닌 것 같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고 충분히 설득력이 있죠. 그런데 부정적인 면을 보자면 그러면 그 하야 이후에 어떤 식의 정치적 프로그램을 짤 것인가. 이건 또 사실은 정교한 기획과 전략이 필요한 것이거든요. 하지만 지금 박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을 보면 글쎄요. 사람들의 분노를 모으는 것까지는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그 분노를 바탕으로 뭘 새로운 것을 모색하기에는 되게 부족합니다. 물론 분노만 모아놓고 보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윤태곤 정치분석실장:
 
예.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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