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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없이 '나홀로 웨딩'…'결혼 기피' 달라지는 풍속

<앵커>

결혼은 안 하지만 혼자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 '싱글 웨딩'이 뜨고 있습니다. 또, 늦은 결혼을 하는 신부는 일당을 주고 부케를 대신 받아줄 사람을 찾고는 합니다. 달라지는 결혼 풍속에서 많은 걸 엿볼 수 있지요.

송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얀 면사포를 쓴 여성이 수줍게 자세를 잡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신랑은 보이지 않습니다.

혼자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 '싱글 웨딩'입니다.

[성 모 씨/'싱글 웨딩' 고객 : 웨딩드레스에 대한 로망은 다들 있잖아요. 아직 결혼 생각은 없고, 주변에서 결혼한 친구들 보면 예뻐 보이고 하니까.]

결혼을 늦추거나 독신을 선택한 여성들이 주 고객입니다.

급증한 미혼 여성 비율만큼 싱글 웨딩 업체도 부쩍 늘었습니다.

[이지민/웨딩컨설팅업체 플래너 : 한 달에 20분 정도 (싱글 웨딩) 문의가 들어오고, 그중에서 한 5분의 1 정도 진행을 하시는 것 같아요.]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면서 부케를 대신 받아주는 아르바이트도 인기입니다.

부케를 받아줄 친구를 구하지 못한 30대 후반 이상 신부들이 주 고객입니다.

[신 모 씨/부케 아르바이트 : 나이 드신 분들이 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결혼을 주위에 다 해서 진짜 받을 사람 없으니까 받아 달라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결혼은 사치라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습니다.

[고은샘 : 취업이 늦어지다 보니까 일에서 자리 잡는 시간도 늦어지고 그래서 결혼 출산 다 점점 늦어지는 것 같아요.]

달라진 결혼 풍속에는 미래에 대한 청년 세대의 고민이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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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욱 기자, 결혼이 늦어지거나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 결국은 청년들 경제활동과 관련이 깊겠죠?

<기자>

그렇죠.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취업은 힘들고 살 집 마련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요,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이 2억 6천만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70%인 1억 8천만 원이 집을 구하는 데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층의 결혼 기피 현상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저출산으로 이어지는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40만 6천 명입니다.

2015년보다 3만 2천 명 줄어든 것으로, 역대 최저치였습니다.

2015년 한 달 평균 신생아 수가 3만 6천 명 정도니까요, 거의 한 달 동안 아기가 태어나지 않은 셈이죠.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7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그동안 정부가 저출산 해결한다면서 쏟아부은 돈은 얼마였습니까?

<기자>

2006년부터 10년 동안 모두 80조 2천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앵커>

많은 돈인데, 그런데도 효과가 없었다는 건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그동안 추진된 저출산 정책들이 보육 지원, 난임 지원 같은 결혼한 부부들에게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이미 20년 전부터 저출산의 주된 원인이 청년층의 결혼 기피로 바뀌었는데 정부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겁니다.

때문에, 일자리와 주거환경 등 가족 형성과 유지에 드는 부담을 덜어주는 데에 저출산 대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앵커>

가족을 형성하는 데부터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죠?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유동혁·김학모, 영상편집: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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