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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1,200원 차이'…부실한 보육원 밥, 키도 안 큰다

연속보도 '보육원 아이들'
<앵커>

보육원 아이들의 부실한 밥상실태를 짚어 보는 연속기획, 오늘(21일) 2번째 순서입니다. 복지부가 권고한 저소득 아동의 1끼 최저급식비는 3천500원입니다. 그런데 보육원 아이들이 먹는 밥의 1끼 식대는 정부 지원금 2천300원 정도가 전부입니다. 2천300원짜리 밥을 직접 만들어봤더니 아이들이 먹고 자랄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김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육원 아이들 60명이 먹는다고 가정해 영양사와 함께 한 끼에 2천348원짜리 급식을 만들어봤습니다.

쌀밥과 시금치 된장국, 자반고등어 구이에 무나물을 올렸습니다.

복지부가 권고하고 있는 지역 저소득 아동 최저급식비, 3천500원으로 만들면 어떨까.

시금치 된장국엔 칼슘이 풍부한 바지락이 들어가고 불고기도 밥상에 올릴 수 있습니다.

[이서연/보육원 영양사 : (2천348원짜리는) 품질 같은 게 떨어져요. 생물 같은 건 먹기 힘들고요. (3천500원짜리는) 잡곡을 조금 더 여유 있게 여러 가지를 섞어서 넣었고요.]

[보육원 남학생 : 옛날에는 막 후식 같은 것도 나왔는데 (지금은) 밥만 먹는 거랑 동생들이 제대로 못 먹는 게 (아쉬워요.)]

부실한 식사는 아이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3년 전 실시한 한 실험 조사에서 3천500원짜리 밥을 먹는 아이들은 1천700원짜리 밥을 먹은 아이들 보다 키는 평균 1.6㎝, 몸무게는 평균 2.4㎏ 더 성장했습니다.

[임종한 교수/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 성장과 관련되는 굉장히 민감한 시기에 식사의 질의 차이가 성장의 질적 차이를 가져다주는 것이고….]

식대를 3천500원으로 올리면 비타민C와 칼슘 등 성장기에 꼭 필요한 영양소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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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관진 기자, 한 끼 2천348원짜리 부족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그중에서 가장 부족한 영양소가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

<기자>

2천348원짜리 급식에서 가장 부족한 영양소는 칼슘과 비타민C입니다.

이들 영양소 섭취가 가장 부족한 이유는 유제품과 과일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인데요, 이들 식대가 비싸다 보니 보육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아이들은 게다가 1인당 먹을 수 있는 식사량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마음껏 먹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이정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보육원 아동들의 칼슘 섭취량이 영양소 섭취 기준의 3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말이죠 통계를 보니까 보육원 식대가 지금 그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4년 동안 겨우 279원 올랐더라고요, 그것밖에 못 올린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보육원 아이들에게 지원되는 식대는 시설생계비에 따라 측정됩니다.

그러니까 보육원뿐만 아니라 장애인 시설과 노인복지 시설에도 같은 금액의 식대가 책정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한 번 올리려면 장애인, 노인, 아동 다 같이 올려야 된다, 이거죠?

<기자>

따라서 보육원 아동 식비만 따로 올릴 수 없는 만큼 모든 식비를 올리려면 예산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게 찔끔 인상의 이유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일 보도할 예정입니다.

<앵커>

네, 기대해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이찬수·최대웅,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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