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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무기에 사람까지…더욱 어두워지는 밀수의 세계

[리포트+] 무기에 사람까지…더욱 어두워지는 밀수의 세계
지난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시가 243억 원 상당의 금괴 476kg을 '항문에 숨겨' 밀수입한 일당 9명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날 밀수 검거는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한 이래 가장 큰 규모입니다.

밀수가 갈수록 대담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조 달러에 달한다는 밀수 거래, 이번 '리포트+'에서는 은밀한 밀수의 세계를 살펴봤습니다.

■ 시대에 따라 변하는 밀수 품목

시대에 따라 밀수 시장의 '대세' 밀수품은 종류를 달리해 왔습니다.

15~17세기 '대항해시대'에는 실크, 향신료, 은이 주목을 받았고, 19세기 유럽 '제국주의 시대'에는 아편, 차, 고무 등이 주된 밀수 품목이었습니다.

그러다 21세기에는 코카인과 헤로인 등의 마약, 다이아몬드, 금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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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1950년대에는 화장품,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선호됐고, 이후에는 금괴, 전자제품, 골프채, 명품 가방, 고급 시계, 비아그라와 마약 등이 주요 밀거래 품목입니다.

시기에 따라 주된 밀수 품목이 바뀌기도 합니다. 명절과 가까워지면 이른바 '명절 특수'를 노린 농산물 밀수가 빈번해집니다.

국내 생산농가 보호차원에서 높은 세율(270%)을 적용해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중국산 건고추 등이 주 대상입니다.

국내에서 담배 가격이 인상된 후에는 시세 차익을 노리는 담배 밀수도 급증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담배 밀수 단속 건수는 236건, 금액은 46억 원에 이릅니다.

밀수품의 대표 품목은 역시 금괴입니다. 금괴는 부피가 작아 쉽게 운반할 수 있는 데다가, 성공 할 경우 탈세에 따른 높은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금괴 밀수는 더욱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금괴 밀수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 다양해지는 경로와 방법…SNS도 이용

밀수 경로 역시 다양화하는 추세입니다. 종전에는 타이완이나 홍콩에서 인천·김포·김해 공항 및 인천항으로 분산 반입됐지만, 최근에는 선양 등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밀수품이 반입되고 있습니다.

밀수 방법 역시 진화하고 있습니다. 목걸이나 팔찌 등 장식용품으로 착용하거나, 특수 제작된 조끼에 넣어 입고 오는 등 다양하고 지능적인 수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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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이나 대마 등 마약이 화과자나 원두커피 등으로 위장돼 밀반입되는 수법도 사용되는가 하면, 이번 금괴 적발 경우처럼 항문 등 몸속에 숨겨 밀수하는 전통적인 방법도 꾸준합니다.

또 최근에는 SNS의 발달로 마약 전과가 없는 일반인도 손쉽게 외국 마약판매상과 접촉해 국제우편을 통해 해외에서 마약류를 밀수하는 시도도 늘었습니다.

■ 사람도 대상…세상에서 가장 검은 거래

불법 마약에서부터 핵무기 개발에 이용되는 화학제품이나 무기, 멸종 위기의 동식물, 착취업소로 팔려나가는 '인간 노예'와 성매매 여성, 이식을 위한 시체와 장기 등 밀수 대상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일상적으로 벌어져 가벼운 '골칫거리' 쯤으로 여겨지는 담배 밀수도 사실은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헤즈볼라 등 테러집단의 주요 수입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그저 '밀수꾼' 정도의 수준에서 진행됐던 '검은 거래'가 이른바 '기업형'으로 거대 조직화하면서 더욱 근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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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류의 가장 오래된 거래인 밀수와의 전쟁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끝나지 않을 듯합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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