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OECD 국가 중 최악 초미세먼지…중국 탓만 할 수 있을까?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7.02.21 08:04 수정 2017.02.21 09: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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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영리 환경보건단체인 ‘보건영향연구소(HEI, Health Effects Institute)’는 최근 재미있는 자료를 하나 내놨다. 이 단체는 1995년부터 매년 전 세계 대기오염과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내고 있는데 최근 2015년 대기오염 자료를 기준으로 한 연례보고서를 공개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수준은 과연 세계에서 어느 수준일까? 초미세먼지가 늘어나고 있을까 아니면 줄어들고 있을까? 공기가 가장 깨끗한 나라는 어디일까? 어느 나라가 가장 오염이 가장 심할까? 중국은 어느 정도 일까? 궁금한 것이 많아 하나하나 찾아봤다.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9㎍/㎥다.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아주 작은 입자로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등에서 발생한다.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PM10)보다 훨씬 작은 만큼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고 건강에는 그만큼 더 해롭다.

연구소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각 관측소에서 실제로 측정한 초미세먼지 자료를 그대로 평균해 각 나라의 연평균 자료를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관측한 초미세먼지 농도에 그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에 대한 가중치를 곱해서 새로운 값을 산출했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은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 많은 만큼 가중치를 크게 주고 사람이 적게 살거나 살지 않는 지역에서 관측한 값은 가중치를 작게 줘서 다시 산출한 것이다. 또 실제 관측 자료가 없는 지역이나 나라는 위성에서 측정한 자료를 이용해 산출했다. 인구 가중치를 사용해 산출한 만큼 실제 측정값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는 10㎍/㎥이다. 우선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권장기준보다 3배 정도나 높다. 25년 전인 1995년 26㎍/㎥이었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1년에는 24㎍/㎥까지 떨어졌지만 2012년에는 25, 2013년에는 26, 2014년에는 28, 2015년에는 29까지 올라갔다. 최근 들어 초미세먼지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늘 뿌연 하늘을 보고 있듯이 공기 오염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들어 공기 오염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일까? 전 지구 평균을 보면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1995년 40㎍/㎥이었던 전 세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00년대 들어 조금씩 늘어나 2015년에는 44㎍/㎥를 기록했다.

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네! 평균값인 만큼 조금 더 뜯어봐야 한다. 2015년 기준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대표적인 나라를 보면 중국이 58㎍/㎥로 우리나라의 2배 정도 높고 방글라데시는 89, 네팔 75, 인도 74, 파키스탄 65, 부탄 56, 카타르 116, 사우디아라비아 106, 이집트 105, 리비아 79 아랍에미리트 64 등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그 주변 국가, 중동지역, 아프리카 북부지역이 대부분이다. 이들 나라가 전 지구 평균을 아주 높게 끌어 올리는 것이다.미세먼지그래도 좀 산다는 나라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보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최악 수준이다. 35개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나라는 터키 단 한 나라뿐이다. 터키의 2015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6㎍/㎥이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수준이 OECD 회원국 35개 가운데 34위다. 터키에 고맙다는 말이라도 해야 할까? 터키 덕분에 꼴찌는 면했다.

선진국들은 어느 수준일까? 스웨덴과 호주,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의 5분의 1 정도인 6㎍/㎥, 핀란드와 캐나다는 7, 미국은 8, 스페인은 9로 WHO 권장기준인 10 이하다. 영국은 12, 일본은 13, 독일은 14로 WHO 기준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다.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키리바시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정도인 3이다.

특히 OECD 35개 회원국 평균은 1995년 18에서 2015년에는 15로 줄어들었다. 전반적으로 대기오염이 관리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오히려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35개 OECD 회원국 가운데 25년 전에 비해 오염이 심해진 나라는 우리나라와 터키,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 4개국뿐이다. 우리나라와 터키, 이스라엘이 25년 동안 3㎍/㎥씩 높아져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것은 중국의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다. 평상시 미세먼지의 30~50%,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60~80%가 중국발이다. 하지만 중국만 탓하고 있을 수 있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 우선 평상시 미세먼지의 50~70%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초미세먼지 오염이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은 단순히 중국의 영향이라기보다는 국내 문제일 가능성이 더 크다. 지난 1995년 49㎍/㎥이었던 중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2010년에는 58까지 급증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2011~2013년까지는 57, 2014~2015년은 58을 기록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2010년 이후에는 중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고 거의 멈춰 있는 것이다.

1995년부터 2011년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다가 2011년 이후 초미세먼지가 다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최근 들어 대기오염이 다시 심해지고 있는 것을 무작정 중국 탓으로만 돌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중국 탓으로만 돌리고 방심했거나 또는 대책에 허점이 있거나 대책이 제대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중국 탓만 하다가는 조만간 터키를 제치고 실제로 OECD 국가 중 최악의 대기오염국가라는 불명예를 얻을지도 모를 일이다.

<참고 자료>
미국 보건영향연구소(HEI)  https://www.stateofglobalair.org/air